모두발언

제36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31
  • 게시일 : 2020-11-16 12:21:35

36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일시 : 20201116() 오전 930장소 :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

  이낙연 당대표

  문재인 대통령께서 어제 세계 최대 규모의 메가 자유무역협정 'RCE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서명하셨습니다. 이로써 인구 226천만 명, 세계경제의 30%를 차지하는 광대한 시장이 구축될 수 있게 됐습니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무역 질서 수립은 세계경제의 조속한 회복과 국제적 협력 심화에 필수적입니다. 우리의 신남방 정책과 교역시장 다변화 전략이 더 큰 성과를 낼 발판이기도 합니다. 다만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할 것입니다.

  경제영토를 넓히는 일 못지않게 국내 산업을 키우고 경제의 내실을 다지는 일도 신속하게 진행해야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 경제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바로 한국판 뉴딜입니다. 이번 주부터 예결위 예산심의가 본격화됩니다. 특히 한국판 뉴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예산을 충실히 뒷받침해야 합니다. 야당도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의 초석을 탄탄히 다지는 일에 협력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한국판 뉴딜예산의 삭감은 자칫 코로나 이후 경제 도약 기반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지난주 금요일 회의를 열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이번 수요일에 다시 회의를 연다고 하니 반드시 결론을 내주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야당이 시간 끌기에 나선다면 우리는 그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습니다. 이달 안에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을 거듭 확인합니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공정경제 3법도 이번에 처리한다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소관 상임위의 심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입니다.

  김태년 원내대표

  공수처를 11월 안에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장시간 회의를 했습니다만 추천 후보를 결정하지는 못했습니다. 결론이 나길 기대했는데 아쉽습니다. 이 같은 결과가 혹여 야당의 의도적인 지연전술 때문이 아니길 바랍니다.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은 국민의 확고부동한 요구입니다. 추천위원회는 이러한 국민의 뜻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할 무거운 책임이 있습니다. 추천위원회는 18일에 다시 회의를 열어 후보 압축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최종 결론을 도출해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하도록 모든 힘을 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우려스럽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가 3일 연속 200명을 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불가피해집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백신과 치료제 소식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수험생들이 수능을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방역에 협조해야 합니다. 코로나 위기를 잘 관리해야만 민생과 경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IMF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올라 세계 10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MF는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 영향을 비교적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적게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의 철저한 방역 관리와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로 비교적 코로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온 결과입니다. 경제를 회복하려면 앞으로도 방역을 잘 이어가야 합니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재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점검과 관리를 해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다시 한 번 위기의식을 갖고,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RCEP 서명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어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함으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FTA가 탄생했습니다. 아세안과 한중일, 호주와 뉴질랜드 등 이번 협정에 참가한 15개 국가의 경제규모와 인구는 전 세계의 약 1/3을 차지합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 같은 합의가 이루어져서 참으로 뜻깊게 생각합니다. 2012년 협상 개시 이후 8년간 수십 차례의 협상과 네 번의 정상회의를 진행한 끝에 거둔 성과입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올해 초부터 아세안 15개 참여국의 이견을 조정하는 촉진자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습니다. RCEP 협정 체결이 우리 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도 상당합니다. 우리 경제에 최대 0.51%의 성장 효과가 있고, 소비자 후생은 54억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바도 있습니다. 나아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아세안이 참여한 FTA란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인 대한민국은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도형 경제의 인프라는 자유무역의 확대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인도, 아세안 국가와 교류를 증대하고 상생번영을 추구하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다자주의 자유무역 확대를 일관되게 추진해 왔습니다. 이번 RCEP 출범이 우리 경제의 대전환에 또 하나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민주당은 RCEP 협정 국회 비준이 조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종민 최고위원

  한국은행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있었습니다. 전 분기 -3.2% 성장에서 3분기에는 1.9% 플러스로 전환이 됐습니다.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한국 경제가 반등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표상으로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 주체 모두가 힘을 모은 결과입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경제와 방역에서 함께 잘 관리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합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가입으로 인해서 대외무역 여건도 점점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오늘 한국판 뉴딜, K뉴딜 제3차 전략회의가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 사업은 코로나 경제 성장에서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 K방역에 이어서 세계가 주목하는 K뉴딜이 될 수 있도록 우리 경제 주체 모두가 힘을 모아나갔으면 합니다.

  2010년 종료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10년 만에 재출범을 합니다. 지난 6월에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개정돼서 2기 위원회의 법적근거가 마련 됐습니다. 정근식 위원장이 내정돼서 1210일 출범합니다. 1기 위원회에서 완결하지 못한 과거사 문제가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군사정부 최악의 인권유린 사례였던 형제복지원 사건, 일제강점기 강제수용소였던 선감학원 등 과거사 사건의 진실이 국민 앞에, 역사 앞에 반드시 드러나길 기대합니다.

  과거사 정리의 핵심은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진실규명을 통해서 역사적 과오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역사적 과오에 대한 가해자의 사과,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입니다. 셋째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지원입니다. 본격적인 2기 위원회의 구성에 맞춰서 함께 토론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과거사 위원회가 2기 과거사 위원회를 계기로 해서 상설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한 번 검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잊지 말고 과거가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과거사위원회 2기의 성과를 기대합니다.

  염태영 최고위원

  얼마 전, 인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4월 말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한 분이, 5월 초에는 서울 강북에서 경비원 한 분이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어제는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잘못 주차한 입주민 차량에 경고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심한 폭언과 갑질을 당한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곳 네 분의 경비원들은 지금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5년간 공공임대주택에서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에게 입주민이 가한 폭언과 폭행이 3,065건에 달합니다. 민간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전국의 30여만 명에 달하는 아파트 경비원, 미화원, 관리 직원은 대부분 비정규직입니다. 일부 아파트는 3개월 단위의 초단기 근로계약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해고 위협 앞에 입주민들에 의한 갑질 언행과 부당한 요구에 맞서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파트 관리종사자들의 고용 안정성 확보 노력이 시급합니다. 특히 관리소장은 국가 공인 주택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전문직 종사자들입니다. 주택관리사의 공정한 업무 집행 보장과 이를 침해할 경우, 보다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도록 공동주택법 상의 관련 규정을 강화하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련 규정 제재 강화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들의 자치조직입니다. 입주민 스스로 공동체 활성화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의 투명한 관리운영과 민주적 소통체계 마련을 위한 교육 등 체계적인 지원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LH 산하의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실질적인 관리 감독 기관인 기초 지방정부가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해서 상시적으로 현장 밀착형 지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아파트가 재산 가치 이상의, 소중한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공동체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절실할 때입니다.

  노웅래 최고위원

  2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세월호 참사를 조사해 온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다음 달 10일 종료되게 됩니다. 2018년 출범한 이후에 2년간 활동한 결과, 가습기살균제에 대해서는 SK케미컬과 애경의 공식 사과를 받아냈고 세월호참사와 관련해서는 선체의 CCTV 조작 의혹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관련해서는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판매업체 조사를 하면서 서류 조작을 통해 16개 업체의 분담금을 불법으로 면제해 주었지만 정작 징계는 단 1명만 받는 등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이 아직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사참위의 한계를 지적하며 차라리 해체하라는 이야기도 하지만 이대로 진실을 덮는다면 웃는 이들은 따로 있을 것입니다. 수천 명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눈물을 잊지 않고 사참위 활동 연장 등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실을 위한 발걸음을 결코 멈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성년 성폭행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전직 연예인이 공식 SNS를 시작해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소통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미성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를 단호하게 격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미성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 또는 마약이나 음주운전, 성매매, 불법도박 등 미성년자의 모방이 쉬운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에 대해서는 방송 출연과 SNS 활동 등에 대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합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연예인, 대마초 등 마약을 상습 복용한 래퍼, 미성년 성폭행 범죄자 등이 방송가, SNS를 활개 치도록 방치한다면 이를 모방하는 범죄 또는 새로운 피해자는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오면서 피해자 가족들은 결국 이사를 가야만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미성년 성범죄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지 그 피해자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관심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자유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인의 자유보다 미성년자 보호가 더 우선일 것입니다.

  신동근 최고위원

  역시 예상했던 대로 공수처장 추천이 파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공수처는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이라고 공개 발언할 정도의 전직 검찰 인사를 추천위원으로 내세웠으니 파행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회의를 한다지만 순조롭게 공수처장 추천이 이뤄지기는 돌덩이에 꽃이 피기를 바라는 헛된 소망이라고 봅니다. 야당의 방해와 몽니를 무한정 참고 견디는 것은 협치가 아닙니다.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한도가 없는 포용은 잘못하면 포기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여당은 국정에 직접적인 책임자로 야당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책임지는 여당의 모습은 원안이 어려워질 때, 원칙을 잃지 않고 대안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공수처법 원안이 불가능하다면 개정안을 대안으로 삼아 신속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올해 내로 꼭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절차를 빨리 밟아 본회의에 상정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검찰개혁에 대한 굳은 약속과 대의입니다. 공수처를 일관되게 반대하는 국민의힘에 가로막혀서는 안됩니다. 이제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300명 미만 사업장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대해 이를 유예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는 고약한 말을 했습니다. 올해는 전태일 열사 50주기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전태일 열사의 노동존중정신을 각별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 오히려 그 정신을 모독한 것입니다.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에 못다 한 친일청산을 이루자는 목소리가 높은데 김구 선생께서 독립 정신이라면 반대했을 거라 생억지를 부리는 것과 같습니다. 대단한 망언입니다. 윤 의원의 주장은 현실에 맞지 않게 전쟁통에 있던 1953년에 18시간 근무제를 도입했고, 따라서 법이 지켜지기 만무한 상황이 전태일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논리에 서 있습니다.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비인간적 노동자 감시와 탄압 등의 책임은 쏙 빼놓고 법 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시끄럽고 혼란만 야기하며 아직 국민들 수준이 민주주의를 할 만큼 준비돼 있지 않아 시기상조이니 독재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했던 논리와 판박이입니다. 민주주의를 질식시켜 왔던 박정희와 전두환의 논리와 정신입니다. 윤 의원의 그간 말들을 뒤집어 보면 그냥 시장에 맡기면 된다는 식의 시장자유주의, 시장맹종주의일 뿐입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IMF조차 저버린 낡은 사고에 정체돼 있습니다. 윤 의원은 전태일 정신이 아니라 전경련 정신을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솔직하게 나는 우리 사회의 상층 계층을 대변한다고 말하면 되는 것입니다. 임대인을 대변하면서 임차인을 거론하고, 기업을 대변하면서 전태일을 거론하는 건 매우 위선적인 행동입니다. '큰 물고기의 자유는 작은 물고기에게는 죽음일 수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 통합을 위해선 큰 물고기의 자유는 탐욕이 되지 않도록 억제돼야 하고, 작은 물고기의 자유가 조화롭게 보장돼야 합니다. 노동자를 무미건조하게 인건비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노동하면서도 동시에 여가의 여유로움을 누려야 할 존재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양향자 최고위원

  오늘 오후 당정청 제3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가 있습니다. 이 자리가 한국판 뉴딜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확신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세계는 점점 기술패권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기술패권 시대는 승자만이 시장을 독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습니다. 지금은 국내 반도체 업계가 세계 최고지만 내일이면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릅니다.

  지난주 1110, 한국 반도체 기술패권에 위기를 알리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습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를 납품했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6위 업체입니다. 부동의 1위였던 우리는 128층 건물을 짓고 있는데 미국의 '마이크론'176층을 완공하여 분양한 셈이라고 비유합니다. 기술 격차 3년이었던 '마이크론'이 단숨에 반년이라는 턱밑까지 쫓아온 원동력은 바로 R&D에 있습니다. '마이크론'이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우수한 R&D 인력을 대거 흡수하여 기술력이 대폭 강화된 것입니다. 또 다른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꼽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최근 AI 인더스트리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반도체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 덩치에 걸맞게 미국 정부에서 자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렸다고 합니다.

  반도체는 우리가 최고니까 안심해도 되는 시대가 결코 아닙니다. 기술패권 다툼에서 패자가 되면 엘피다처럼 우리 기업, 우리 기술 모두 외국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기술력은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R&D 인재육성에 과감히 집중 투자해야 우리가 가진 몇 안 되는 기술패권이라도 지킬 수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사업에도 우리의 기술패권을 지키려는 치열한 각오와 비장함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기술패권이 흔들리는 위기감이 커지는 이 시점에서 산업재편, 기술인재 육성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산업, 기술, 교육, 시장이 따로 놀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에 저는 산업기술 부총리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습니다. 산업기술 부총리가 탄생한다면 기술패권 다툼에서 우리나라가 승기를 잡는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뉴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산업기술 부총리도입이 시급하다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박홍배 최고위원

  우리나라의 산재율과 산재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은 이제 모두가 다 아는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2017년에 발생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중 공판이 청구된 사건은 5%에 불과했습니다. 기소된 710건의 사건 중에서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사건은 단 4건이었습니다. 금고, 징역형은 평균 10개월, 벌금형은 평균 400만 원대였습니다.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건, 세월호 사건 등 시민 재해 사건들도 더 큰 책임이 있는 원청의 경영책임자와 공직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책임을 져야할 기업과 경영책임자, 공직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현행법체계는 세계 최고의 산재율, 산재사망률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국민 과반수가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바라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협력을 논하고 있습니다. 먼저 법안을 발의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박주민 의원의 법안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제정본부가 법 제정에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법을 제정할 수 있는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로부터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받았습니다. 이제 산업, 시민안전에 모범국가가 될 차례입니다. 우리 당 박주민 의원의 중대재해기업 처벌법과 김영주 의원의 산업안전보건청 신설법이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도 그에 맞춰 함께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야 의원님들께서는 국민들께 약속드린 산업재해의 획기적 감소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잇단 망언과 노동자들의 분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전태일 열사 50주년을 맞아 쓴 SNS 글을 통해 자신의 천박한 노동관의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모르면 차라리 말을 아끼는 편이 낫습니다. 국민의힘은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자중하시기 바랍니다.

  박성민 최고위원

  현재 서울지역 711개 중, 고등학교 가운데에서 553개교가 생활평점제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생활평점제의 벌점 부과 기준들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구체적인 항목을 전부 다 읊어드릴 순 없습니다만 굉장히 모호하고 구시대적인 기준들이 사용된 벌점 부과 항목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 지정 양말 또는 흰색 양말이 아닌 것을 착용한 경우, 그리고 학생용이 아닌 숙녀화를 착용한 경우, 현란한 색상 등 성인용 가방인 경우, 성인 레깅스, 후드티 착용의 경우 벌점을 부과합니다. 심지어 어떤 학교는 외투의 색상은 무조건 어두운 단색으로 2벌까지만 허용하는 단정적인 규정도 있습니다. ‘성인용 가방은 대체 무엇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특히 교사와 학교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고 기준 자체가 모호합니다. 심지어 한 학교는 무늬 없는 흰 속옷 외에 다른 속옷을 착용할 경우 벌점을 부과하는 항목까지 존재한다고 합니다. 생활평점제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학칙이나 교칙을 만드는 경우 학생들 당사자가 직접 규정과 규칙을 정하고 스스로 규율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학생들을 근본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로 한계 짓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규율하기보다는 학생들과 교사의 상호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학생들의 참여를 근간으로 할 때 주체적으로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시민교육은 학교에서부터 이뤄져야 하는 것이며 공동체에서 각각의 개별성과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때에 가능한 것일 겁니다.

 

20201116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