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 11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853
  • 게시일 : 2016-09-26 10:08:00

11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일시 : 2016926() 08:30

장소 : 국회 당대표 회의실

 

추미애 대표

 

어제 백남기 어르신께서 돌아가셨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지 317일만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정부는 더 이상 백남기 농민과 유족에게 품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 명백한 영상자료와 증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경찰은 부검을 하겠다며 한밤중에 영장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사과는 고사하고 고인이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막아서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유가족이 반대하는 부검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가족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사안은 그 어떤 것도 강제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국가의 품격은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가시는 길만큼은 편안하게 가실 수 있도록 저희가 반드시 지켜드리겠다. 진실을 규명하고 시시비비를 가려 책임을 묻겠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과 국감 파업 사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결국 대통령은 또 국민을 선택하지 않았다. 민생과 안전, 안보의 위기에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농림부 장관 해임안이 가결되자마자 독한 말씀들을 쏟아냈다.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 건의안 가결은 지난 총선 민의를 받드는 국민의 최소한의 요구이다. 정부여당도 총선민의를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변한 것이 무엇인가. 박 대통령은 국회가 가결시킨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이번 해임건의안 통과는 실체적 사유와 절차적 사유가 다 갖춰진 것인데 대통령은 이것이 없다고 우기고 있다. 애초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다.

 

청와대의 망가진 인사시스템이 문제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을 조롱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의 국감 파업은 민생 파업이자 민생 포기 선언이다. 민생 비상, 안전 비상, 안보 비상시국에 집권당이 국감파업을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민생보다 권력이 앞장설 수 없다. 국민보다 정부가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새누리당이 살펴야 할 것은 대통령 심기가 아니라 국민 심기다. 장벽에 가로막힌 대통령께 가감 없이 민심을 전달해야 할 집권당이 거꾸로 대통령의 심기관리나 하고 있어서야 될 말인가.

 

우리라도 민생을 지키겠다. 우리라도 안전, 경제, 안보를 지키겠다. 새누리당이 파업을 하더라도 국회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우리 당은 더욱 의연하게 민생을 살리는 길에 나설 것이다.

 

내일은 전북에서 농민을 만나고, 모레는 민생비상대책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기료 폭탄 대책을 발표하겠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엄중하게 말한다. 국민의 민생이 너무나 고달프다.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조속히 결단해주시기를 바란다. 국회의 농림부장관 해임안 가결이 국민을 섬기는 국정운영의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우상호 원내대표

 

오늘부터 20대 국회의 첫 국감이 시작된다. 안타깝게도 새누리당이 국감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해서 반쪽짜리 국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국정감사는 민생을 돌보고 정부의 실정을 견제하는 국회의 권능이다. 어떤 이유로도 국정감사를 보이콧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오늘이라도 입장을 바꿔서 국정감사에 참여하여 제대로 된 의회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해임건의안의 후속조치는 후속조치대로 국감은 국감대로 분리해서 의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집권당의 모습을 기대한다.

 

해임건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서 보여주었던 지연전술 때문에 차수를 변경하게 된 것인데 본인들이 의사일정을 지연시켜놓고 차수 변경의 법적 절차 하자를 문제 삼는 방식은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

 

의장의 사적인 말씀을 가지고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중립성을 위반한 발언이 아니라 극한적인 대치를 막기 위해서 중재자로서 노력했던 의장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저는 해임건의안을 강행하려고 했고 정진석 대표는 일방적인 철회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미국 외유 중에 정세균 의장께서 극한적으로 여야가 대치하지 말고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해결을 해보라고, 세월호나 어버이연합이나 혹은 여당은 야당이 원하는 것을 하나 양보하고, 야당은 해임건의안 강행을 포기하라고 종용하신바 있다.

 

이는 국회의 최고 지도자로서 극한적인 대치를 막기 위한 중재를 하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립성 위반의 사안으로 형사고발에 대한 사유가 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재자로서 노력을 했다는 증거로 해석하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금 우리가 회의 시작하기 전에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었다. 317일간의 사투 끝에 끝내 유명을 달리하셨다. 국가 공권력이 시위를 진압한다는 명분아래 무고한 농민의 목숨까지 앗아갈 권리는 없다. 불행하게도 그 누구도 이분의 죽음 앞에 사과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수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제 이분의 죽음 앞에 모든 국민들은 비통한 심정으로 서있다. 지금이라도 검찰은 제대로 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 이런 과잉진압이 있었고, 어떤 연유로 이분이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것만이 재발방지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지금이라도 유가족, 함께했던 많은 분들을 위해 책임 있는 분이 사과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실 것을 주장한다. 억울한 죽음 앞에서 어떠한 진상규명도, 책임 있는 사람의 사과도 없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답답해한다.

 

백남기 농민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의 처벌은 시효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국민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최선을 다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

 

김영주 최고위원

 

미르, K스포츠재단의 초스피드 법인 설립과정에 대해 황교안 총리는 지난주 대정부 질문에서 재단 설립허가가 하루 만에 나온 경우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제가 문화부에 자료요구를 통해 확인했다. 최근 5년간 문화부가 허가한 법인 131개 중 단 하루 만에 허가한 법인은 미르, K스포츠 재단 외에 대한체육회와 한국자연지리협회 두 곳이 더 있었다. 총리는 하루 만에 법인설립 허가가 나온 경우가 많다고 했으나 단 두 곳 뿐 이었고, 이 두 곳은 기존 법인에 대한 형식적인 재허가였다.

 

대한체육회는 기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회가 통합한 법인이었고, 한국자연지리협회도 기존 법인을 재허가한 경우였다. 미르와 K스포츠 외에 신설법인이 하루 만에 허가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어떤 진실이 밝혀질 까 두려워 국무총리까지 나서 국민께 거짓말을 했나. 총리는 무슨 근거로 하루 만에 허가한 법인이 많다고 한 것인지 당장 밝혀야 한다.

 

미르재단은 법인 설립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국가로 말하면 헌법인 법인의 정관을 무려 3차례나 변경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에 법인허가 승인 직후인 11, 12월 두 달 연속 정관을 바꿨다. 이는 문화부의 법인 설립허가 심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나 두 번째 정관변경 내용은 심각하다. 설립당시 정관 별지에는 기본재산과 운영재산 모두 기재되어 있었으나, 두 번째 정관 변경 때 운영재산을 삭제했다. 재단의 사업에 쓰일 운영재산 내용을 삭제함으로써 향후 388억 원에 이르는 운영재산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숨기려 한 정황이 발견되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법인설립을 허가한 문화부가 매년 미르 재단의 운영재산의 수입과 지출 상황을 감독할 규정이 없다. 타 부처의 경우 비영리법인 관리감독 규칙 제 7조에 공히 법인의 사업실적과 수입지출 결산서, 재산목록을 매년 의무적으로 소관부처에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문화부 비영리 관리감독 규칙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다. 결국 문화부는 미르 재단의 수입 지출과 재산에 대해 정기적으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미르재단이 향후 누구로부터 돈을 모집하고, 설립목적과 상관없는 곳에 재단의 운영재산 388억이나 되는 돈을 흥청망청 쓰더라도 주무부처는 특수한 상황에 발생되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마디로 미르재단은 묻지마 재단, 치외법권 재단이다. 천인공로할 일이다. 당장 재단 설립이후 수입, 지출내역을 문화부는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의 설립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이를 박근혜정부가 거부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전해철 최고위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은 내용과 절차에 전혀 문제가 없고 이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는 오히려 협치에 반하는 것이다. 헌법상 해임건의의 사유는 직무집행 중 헌법, 법률 위반이라고 적시되어있는데 그 뿐만이 아니라 직무집행 능력의 부족 역시 해임건의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이 직무집행 능력의 부족은 공직자로서 도덕성, 청렴성 등 종합적인 상황을 봤을 때 직무수행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어지는 사유이다. 김재수 장관의 경우에는 부적격의 주요한 사유가 된 장관 취임 전 특혜대출이라던지 전세 의혹에 대해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또는 그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청문회 이후에 올린 부적절한 소감문 역시 이러한 직무집행능력 부족의 하나의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임건의안은 충분한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된다. 나아가서 절차상의 문제도 없다. 국회법상 협의절차를 충분히 거쳤고 이에 대해서는 어제 국회사무처에서 조목조목 상세하게 설명한 바가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미 필리밥스터라고 하여 절차를 지연하기 위한 많은 노력, 많은 꼼수를 부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행시키지 못한 것을 기화로 하여 협의가 부족하다는 절차상의 하자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나 근거 역시 전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번 해임건의안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하고 큰 문제는 적법한 해임건의안에 대해서 대통령이 숙고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거부결정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거부결정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고, 나아가서 이 건의안이 구속력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일반 정족수에 비해서 그 의결 요건이 강화되어 있는 것은 적어도 정치적인 구속력이 있고 이 정치적인 구속력에 대한 정치적 책임 역시 대통령에게 당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해임건의안은 김재수 장관의 부적격성 뿐 아니라,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잡음과 난맥상이 끊이지 않았던 청와대의 부실인사 검증과 부실 검증 기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은, 어떠한 문제제기도 받아들이지 않겠다, 협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이 거부 결정은 헌법과 법률의 규정조차 무시한 것으로서 민주주의 훼손이자, 민주주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양향자 최고위원

 

세월호에서 사람이 죽어도 대통령의 사과가 없고, 국가 공권력의 불법행위로 사람이 죽어도 대통령의 사과가 없다.

 

해운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수의 국민이 해상 위의 국제미아가 되어도 정부는 책임이 없고, 개성공단 폐쇄 과정에서 수많은 실업자가 나와도 정부는 북한만 탓한다.

 

대통령의 측근이 기업에서 돈을 걷어도 없는 사실이라고 하고, 부적절한 인사로 국회가 진통 끝에 해임건의안을 내니 국회가 문제라고 한다.

 

도대체 이 땅에서 대통령의 책임인 일이 있는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정부여당의 책임인 일이 있는가.

 

우리가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오늘이다. 우리가 어떤 대통령과 함께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 오늘이다.

 

슬프고 아프다. 아직 저는 아주 서툰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이 나라 대통령이 제가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줬다. 눈물 나게 고맙다. 잘 배웠다.

 

많은 국민들이 울고 있다. 청와대까지 그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오늘 밤은 너무 크게 웃지 말고 잠자리에 들기 바란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백남기 어르신, 부디 안녕히 가시라. 잊지 않겠다.

 

2016926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