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37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제137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9월 14일(월)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당대표실
■ 정세균 대표
오늘부터 다음 주 초까지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인사청문회가 열리면 여권이 걱정을 해야 하는데 야당 대표인 내가 더 걱정이 된다. 도덕군자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손가락질 받는 후보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흠 없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국민께 송구하다. 인사청문회에서 모범적인 공직자상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법을 지키는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인사청문회가 되어 걱정이다. 제발 이명박 정권은 공직후보를 추천할 때 흠 없는 사람을 한번 내놓으라. 어떻게 단 한 사람도 흠이 없는 사람이 없지 국민은 답답하다. 흠이 있어도 밀어붙이면 된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 정권의 인사검증 기준이 국민의 눈높이와는 다르다고 판단된다. 우리는 서민과 다르게 살아도 된다는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것인가. 법과 윤리에 둔감한 사람이 공직에 계속 나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문제가 생기면 ‘죄송하다. 앞으로 잘하겠다’고 한마디 말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법을 어겼으면 그에 따른 책임 추궁이 따라야 한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방관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장하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백해무익한 일이다. 이미 세종시 문제는 2004년부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른 문제이다. 지금 와서 다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하겠다면 정부여당의 바보 같은 짓이다. 여야 합의를 통해 이미 입법한 사안인데 왜 자꾸 뒤에서 문제를 만들고 논란을 조장하는가. 국론 분열을 획책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사회원로라고 하는 분들이 세종시 이전반대를 주장했는데 이분들이 스스로 한 것인가. 2004년도에 이 문제는 논란이 끝난 문제다. 많은 논란 끝에 행정수도특별법이 만들어졌다가 폐기되고 행복도시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정부기관 이전에 대해 여야 합의로 고시가 있었다. 그런데 2004년의 혼란으로 다시 되돌리는 잘못된 일을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저의가 있다던지, 이를 통해 이득을 보겠다면 천만에 말씀이다. 국론 분열의 배후가 누구인가. 혹시 국민이 걱정하듯 대통령과 청와대라면 더욱 안 될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공약을 했다. “이명박표 행복도시, 명품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공약은 어디로 갔는지 답해야 한다. 더 큰 혼란과 갈등이 오기 전에 즉시 변경고시를 하고 행복도시는 원안대로 추진되어야 함을 대통령이 직접 천명할 때이다.
남북관계가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출범 초기부터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수십번, 수백번 말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 북한과 미국의 양자 대화가 다음달쯤 대화가 시작될 것 같다는 기사가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화를 선택한 것은 미국 정책의 중대한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해결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공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넘어왔는데 여기서 적절한 시점에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고립을 자초할 소지가 있다. 또 남북의 평화 번영이나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지금이야말로 늦었지만 이명박 정권이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할 시점임을 강조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햇볕정책 기조를 받아들여야 한다. 강경정책을 쓰기보다 남북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빠른 길임을 인정해야 한다.
임진강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한 사고가 걱정이 된다. 이번 일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선은 원인을 제공한 북한이 사과를 해야 한다. 또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원인규명을 철저히 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남북 간의 협상과 대화를 통해 미리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
■ 이강래 원내대표
오늘부터 22일까지 대법관 장관 후보자와 총리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인사청문회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청문회를 할 것이다. 주로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 자질에 중점을 둬서 평가할 것이다. 정책수행과 업무수행 능력은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질문만으로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맡게 될 업무에 대한 파악능력, 국민의 정책수요에 대한 인식, 정책에 대한 구상 능력 등을 주로 볼 것이다. 또 청문회를 통한 정책능력이나 업무능력 평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로 경력이나 그런 것들이 중심이 된 질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청문회를 통해 밝혀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직을 수행할 만큼 탄탄한 도덕성에 기반해 살았는가에 초점을 두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덕성과 관련된 기준을 꼼꼼히 볼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한분 한분 검증할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보도 내용을 보면 모두 18건의 의혹이 밝혀지고 있다.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위장전입 문제다. 이 정부 들어서서 단 한 번도 위장전입이 문제되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결국, 위장전입은 MB 정부 들어서서 거의 고위공직자 모두가 의혹의 대상이 될 만큼 공통필수과목이 돼 버린 것 같다. 이번 경우에도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의 부인, 임태희 노동부장관 후보자, 이귀남 법무부장관 후보자, 정운찬 총리 후보자 부인 등이 위장전입 의혹에 노출돼 있다.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다른 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꼼꼼히 볼 것이다. 그러나 위장전입 문제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위장전입은 현재 주민등록법 제37조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고, 2회 이상 저지르면 가중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 자리에 함께 계시지만 장상 최고위원께서는 국민의 정부시절에 위장전입이 사실이 아님에도, 한나라당이 억지로 이것을 위장전입으로 만들어 총리후보자에서 낙마시켜 커다란 고통과 불명예를 받은 일이 있다. 자신들은 엄격하게 적용했으면서 지금은 위장전입을 아무 문제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취급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추천하고 당연한 양 거의 모든 고위직 공직자들이 공통된 기본으로 위장전입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평가기준을 분명히 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엄격하게 대응할 것이다.
■ 송영길 최고위원
이명박 정권을 위장전입정권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부터 국무총리, 검찰총장, 법무장관, 대법관 내정자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위장전입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위장전입도 문제지만 그 목적이 무엇이냐에 서민들이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자녀의 강남 학군 배정이나 사원 아파트, 선거운동 등 우리가 보기에 납득할 수 없는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차원에서 위장전입을 한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북미 관계가 신속하게 변화되고 있는데 남북관계를 계속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상기하고자 한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돌아가시면서도 그 계기를 만들었다. 북한도 개성공단에 대해서 임금인상 3백 달러 요구를 철회하고, 5% 인상안을 제시했다. 금강산 관광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이 현정은 회장과 만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 계기를 놓치자 말아야 한다. 임진강 방류로 인한 인명 피해 사건에 대해서는 북의 유감 조치와 성명이 필요하다. 동시에 대한민국 대통령 비롯한 핵심 책임자의 사과도 필요하다.
어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위성사진에 따르면 황강댐이 만조에 차있었다고 한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북측에 대화를 통해 해명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그 물이 방류돼서 임진강에 도달하기까지 2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때 사전경보 장치만 제대로 작동됐어도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을 방치한 모든 책임자에 대해서 철저한 책임 추궁이 따라야 할 것이다. 북에 대해서 위험성과 안보를 강조하는 정권이 물이 두 시간 반에 걸려 도착한 것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만약 군사적인 침략 행위가 있었을 때 어떻게 국가를 보위할 수가 있었겠는가. 국방부에 심각한 책임을 추궁해야 할 것이다.
이번 10월 1일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일이 있다. 10월 6일은 ‘북중 관계 60주년 우호의 해’ 폐막식이 평양에서 열린다.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이 예정돼 있다. 또 10월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당기념일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북미 간의 직접대화와 북중 간의 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신속하게 이 문제를 처리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 북중의 급속한 변화의 흐름 속에 소외되지 않도록 기조를 확실히 변화시켜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 박주선 최고위원
최근 어려워진 경제로 급식비를 납부하지 못해 초중등학교에서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가슴 아픈 기사가 있었다. 시민단체 학교급식네트워크에 따르면 급식비 미납 학생이 2006년 1만 7천 명이었던 것이 2008년 17만 2천 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인 경제대국에서, 그것도 국가가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초중학교에서 예산부족으로 급식비를 미납한 학생들이 밥을 굶은 채 학교를 다리는 것은 국가적 수치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책임한 국정운영이라 비판한다.
국가가 책임지고 있는 의무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굶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의 서민 행보는 무슨 소용이며, 서민정책이 어떻게 국민에게 실효성 있는 서민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쇼를 하지 말고, 굶고 배고파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급식부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서민 행보이다. 국가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조 8,480억의 추가 예산만 있으면 2010년 초중등 학생 5백17만 명 전원에게 무료급식이 가능하다고 한다. 4대강 사업에 22조 원의 돈을 박아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무료급식을 먼저 챙기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당도 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이다.
■ 김진표 최고위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교육국을 신설하려고 해 교육계 전체와 도민에게 반발을 사고 있다. 헌법은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자주성은 법률에 따라 보장된다’고 선언하고 있고, 이를 받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는 ‘시와 도의 교육 학예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을 두어 시도 교육청에서 이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를 하는 곳이 교육국이다. 그런데 경기도가 똑같은 명칭의 교육국을 보좌기관으로 두겠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국의 주무과로 교육정책과을 신설하겠다고 해 교육전문가들을 아연실색하게 하고 있다. 어떻게 기본적인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일을 할 수 있는가. 위법을 넘어 국정 문란에 해당한다. 경기도지사가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조례로 모든 것을 자기 소관 하에 두려고 한다면 경찰국, 검찰국, 소방국 등을 모두 경기도 기관으로 두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경기도는 법정학교용지부담금 1조 2천억원을 미납하고 버티고 있다. 다른 자치단체는 모두 납부하고 있는 교육협력사업을 내팽개치고, 교육국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한나라당과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교육감을 정치적으로 흔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이 독점하고 있는 경기도의회는 눈물 어린 점심을 경기도만이라도 안 먹이게 하겠다고 해서 무료급식 예산을 180억을 올해 예산 편성한 것을 전액 삭감해 학부모의 분노를 자아냈다. 경기도가 2008년 학력검사에서 16개 시도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경기도민이 충격을 받고, 그 결과로 교육행정을 전반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해서 김상곤 현 교육감이 선출됐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의 사기를 높여야 하는데 경기도 김문수 도지사와 도의회에서는 교육감을 정치적으로 흔들려 하지 말고, 경기도가 법률로 지원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는 법정학교용지 부담금 1조 2천 원과 내년 무료급식 예산부터 지원해 주고 반영해 주기를 요청한다. 경기도의회가 지난 4일 해당위에서 일사천리로 조례를 통과시켰는데 내일 본회의에 교육국을 신설하는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경기도 의회에 마지막으로 부탁한다. 경기도 교육청의 주무국과 똑같은 일을 하는 교육국을 만들어 경기도 전체의 선생님과 학교 교직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지금 100일 연속 비상근무 상태에 들어가는 평지풍파를 만들지 말고, 조례를 취소해 줄 것을 부탁한다.
2009년 9월 14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