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91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제91차 의원총회
□ 일시 : 2009년 7월 24일 11:00
□ 장소 : 본청 예결위회의장
■ 정세균 대표
방금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의원님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심정이시리라고 생각한다. 의회민주주이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의해 완전히 유린됐기 때문에, 의회민주주의의 회복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후퇴를 막고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의 평화 화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이명박 정권과 잘 싸워 승리할 것인가 고심 끝에 결정했다. 또한 원내대표단을 통해서 의원님 여러분들의 사퇴서도 제가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 민주당에서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은 ‘어떻게 더 잘 싸울 수 있는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잘 싸울 것인가’가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승리할 것인가’가 그 기준이다. 우리가 싸우는 것은 승리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우리 모두 단결해서 국민여러분과 함께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민이 지지하는 싸움이 패배한 적이 없다.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일방통행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일방통행을 좌절시키고 분명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해왔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늘 감사하는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고 제 결정은 대의에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 제 일을 더 열심히 해서 꼭 국민과 함께 해서 승리할 것이다.
책상 위에 보도자료가 있을 텐데 함께 여러분과 보고자 한다. 민주정책연구원의 조사결과 국민의 69.4%가 ‘미디어 관련법은 원천무효다’라고 나왔다. 국민의 62%가 ‘미디어법 강행처리는 여론독점과 방송장악으로 정권유지와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했다. 국민의 68.6%가 ‘한나라당 미디어법 강행처리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다. 국민의 60.7%가 ‘김형오 국회의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33.8%의 국민 지지를 받고 있고, 한나라당은 27.3%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6월에 우리가 한나라당을 누르고 앞섰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 한나라당을 우리가 앞지른 것과 이번에 앞지른 것은 성격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우리의 자력으로 한나라당을 누른 것이 아닌 측면도 있었다고, 솔직히 인정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한나라당을 앞지른 것은 우리가 열심히 싸워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국민의 지지를 확보한 것이다. 열심히 싸워주신 의원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더 큰 지지를 받으려면 “제대로 싸울 때 가능하다”고 말씀드린다. 이것은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이다. 여론조사가 과학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점을 우리가 공감하고 제1야당·민주개혁진영의 대표정당으로 똘똘 뭉쳐서 잘 싸워나가자고 말씀드린다.
언론인여러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고, “계속 단식을 하는 것보다는 몸을 잘 추슬러 잘 싸우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국민과 함께 싸워서 승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 거기에 충실하는 게 좋겠다”는 의원님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고자 한다. 이 시간부터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추슬러, 내일 오후 6시 30분에 서울역 광장에서 하는 집회에서 여러분들을 뵙고자 한다. 그렇게 기약하고 몸을 추스르기 위해서 이 자리를 떠나겠다. 의원님 여러분들께서 그간에 여러모로 격려해주시고 잘 도와주신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의원님 여러분들께서 같이 단식을 하는 게 어떠냐는 말씀이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제가 대표로 하고 힘을 가지고 제대로 싸우는 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말씀드렸다. 우리당의 장경태 대학생위원장이 제가 단식을 시작한 다음날부터 단식해 5일 동안 의사당 밖에서 단식했다. 의원님 여러분들께서 수고했다고 격려의 박수 한번 부탁드린다.
■ 이강래 원내대표
의원님 여러분 그동안 노고 많으셨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됐던 MB악법 투쟁이 이제 오늘로써 중단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 긴 여정 동안에 참으로 힘든 나날들이었는데, 온갖 열과 성을 다해 동참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싸워주셔서 감사드린다. 아마 지금쯤 심신이 많이 피곤하실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까지 잘해왔다. 이번 언론악법 날치기는 수적 한계 때문에 결국 날치기를 당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우리가 승리한 것으로 평가한다. 조금 전에 당 대표께서 여론조사 결과를 말씀해 주신 것처럼, 결국 국민은 “민주당이 옳았고 한나라당이 틀렸다. 그리고 MB악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심판해주고 계신다. 한나라당이 날치기는 했지만 결과물 자체가 물에 젖어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태가 됐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참으로 형편없는 상황이 됐다. 민주당은 이런 자세를 가지고 당당하게 나가면 나머지 MB악법도 다 물리칠 수 있다. 국민 편에 서서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를 등대 삼아 가다보면 민주당은 기필코 승리하고, 다음번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기반 확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전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것처럼 날치기 당한 미디어악법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70% 정도가 원천무효란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자료를 보니 2003년인지 전자투표 초창기에 실수에 의해 대리투표 한 적이 한번 있어 큰 소동이 난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대규모의 대리투표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국민들에게 큰 치부를 보여드린 것 같아서 참으로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사건이다. 이 대리투표 때문에 결국은 모든 게 원천무효다. 방송법 관련해서는 긴 말씀드리지 않겠다. 법적인 부분을 포함에 모든 부분에 있어 완벽한 무효다. 박주선 최고위원께서 조금 뒤 말씀하시겠지만 어제 확인했던 논리 이상의 또 다른 더 완벽한 법률적 입증을 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미디어악법 관련된 무효 투쟁은 법률적으로 당리적으로 투쟁과 동시에 정치적 투쟁대열에 나서야 한다. 오늘로 사실상 임시국회 종료되고 내일부터 민주당은 밖으로 나가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선을 다해서 투쟁을 한다면 법률적으로도 헌재 헌소에서 저희 주장이 옳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고, 국민들로부터도 민주당이 그동안 옳았다고 인정받고 한나라당을 심판해 낼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을 확신한다. 의원님들께서 그동안 고생하셨지만 이제 내일부터는 국회 문을 닫고 나가서 본격적인 장외투쟁 행보에 적극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작년에 36개 법안에 대해서 MB악법으로 규정을 했다. 이번 4개 법안의 날치기까지 합치면 그동안에 12개의 MB악법이 처리가 됐고, 24개 법안이 남아 있다. 24개 법안은 주로 집시법·통신비밀보호법 등 반민주적 악법이다. 반민주 악법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전체 내용면에 있어서는 MB악법 전선의 중요한 고비는 넘겼다. 중대한 고비는 넘겼고 새로운 전기를 만들 것이다. 작년 연말에 힘든 상황 속에서도 민주당이 승리로 장식했고, 이번 투쟁과정도 힘들었지만 승리해냄으로 인해 MB악법을 분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MB악법의 투쟁과정을 통해서 MB정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국민들에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이명박 정권은 누가 뭐라 해도 반시대적·반민주적·반역사적인 정권이라는 게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도덕적인 측면에도 괴변을 늘어놓더라도, 결국 파탄 난 정권이었다는 것이 MB악법 투쟁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나라당은 170석이 넘는 거대 공룡 여당이지만 독자적이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는 정당이다. 거수기에 불과하고 청와대의 하수인에 불과한, 몸짓만 컸을 뿐이지 두뇌가 없는 머리가 마비된 정당이라고 여실히 증명됐다. 한나라당의 국정운영 능력도 사실상 거의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생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고 청와대의 지령에 의해 MB악법 날치기하는데 모든 것을 바쳤던 흉악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분노하고 한나라당에 대한 커다란 실망을 보일 것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보인 태도도 마땅히 심판받아야 한다. 조금 전 여론조사 결과처럼 응답자의 60% 이상이 현직 국회의장의 사퇴가 옳다는 응답을 보이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사퇴를 기필코 관철해, 김형오 의장에 의해 유린된 의회민주주의와 짓밟힌 국회의 권위·자존심을 회복하겠다. MB악법 투쟁과정을 중간평가 한다면, 민주당은 초창기에는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야당으로서의 입지와 야당성 회복을 확실히 해냈고, 국민으로부터 야당이 왜 필요한지를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장을 연다면 대안정당으로서 내년 지방선거·2012년 총선·2012년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념을 갖게 됐다. 힘들지만 매진해 나가자는 말씀드린다. 앞으로 남은 MB악법에 대해 대오를 다시 정비하고 힘차게 싸워 나간다면, 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확실한 대안정당으로 인정받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를 통해 앞날을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상과 관련해 한 말씀드리겠다. 저는 그저께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의원직을 결연히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저들의 날치기 야욕을 꺾고 제 몸 던져서 막아보겠다는 각오로 입장표명을 했다. 그 뒤 동료의원님들과 정세균 대표님과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금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게 되면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듣고 ‘어떻게 하는 게 정말 옳은 길인가’를 많이 고민했다. 정세균 대표와 의원님들의 말씀을 받아들여 의장에게 사표 제출하는 것을 일단 유보하고, 의원님들과 함께 정세균 대표께 사퇴서를 맡기는 것으로 했다. 그동안 의원님들의 성원에 감사드리고 열심히 봉사해서 보답하겠다.
■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
지난 6월·7월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다. 오늘로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소집한 임시국회가 실질적으로 종료될 것이다. 혹시 2시 이후에 회의를 소집할까 걱정돼 확인했지만,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믿기 어려워서 한두 분 정도는 계셔야 될 것이다. 오늘 이 시간 이후에 점심식사를 원내대표와 함께 하시고, 본회의장에 한두 분 정도를 남기고 철수하는 것으로 하겠다.
내일은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과 관련해서 시국집회가 오후 6시 30분 서울역 광장에서 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 일요일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고지하겠다. 어제 방송법 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 이후 김종률 의원을 비롯한 당내 법률팀을 가동하고, 임내현 법률구조위원장과 변호사들과 함께 재판과 관련된 투쟁을 계속하겠다. 대리투표 채증단 활동도 전병헌 단장을 중심으로 계속 할 것이다. 어제 오후 6시에 김형오 의장·이윤성 부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2009년 7월 24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