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88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제88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7월 20일 10:00
□ 장소 : 국회본청 246호
■ 이강래 원내대표
어제 오후 2시부터 밤 9시 반까지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사실상 처음으로 한나라당과 미디어법 관련된 협상 기회를 가졌다. 그동안 숱하게 이런 저런 말들이 있었지만, 한나라당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놀라운 것은 한나라당이 아직 당론조차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조금 전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과를 보니 오후에 한나라당 당론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협상장에 나오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당론이 뭐냐고 물으면 사람마다 입장이 다른 것인 양 상황을 호도해 왔다. 안상수 원내대표 모두 발언 한 것을 보니 한나라당은 이제야 미디어 발전위원회에서 나온 안, 자유선진당 안, 기타 안 등을 모아 한나라당의 당론을 확정하겠다고 한다. 그 당론이 직권 상정을 하기 위한 일종의 수정안을 말하는 것인지 오후에 협상토록 되어있는 협상안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후자일 때 협상의지가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직권상정하고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을 밟고 모양을 갖추면서 사실상 뭔가를 양보했다는 술수를 쓰기 위한 협상이라면, 국민들의 가혹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중적 처사에 대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다.
민주당은 최선을 다해 한나라당의 잘못된 태도에 맞서 싸우고 분쇄하겠다. 어제 협상과정에서 처음으로 한나라당 입장을 탐색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세세한 보고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더군다나 언론인이 다 와 계신데 각 언론사의 이해관계와 직결되어 있어 취재 경쟁이 있으니, 의원님들께서는 언론인에게 개인의 입장을 신중히 얘기하셔야 될 것이다. 이야기의 핵심은 의원님들께서 알고 계신 것과 다르지 않다. 문방위원들이 계셔서 공자 앞에 문자 쓰는 것 같지만, 지상파·공중파·케이블TV에 보도PP와 종합편성 PP가 있는데 한나라당은 지상파에서 큰 양보하는 것처럼 기만전술을 펴고 있다. 지상파는 2012년 디지털로 전환하도록 예정되어 있다. 시장 상황을 감안해 볼 때 2012년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2년으로 넘어가는 것은 다음 정권의 문제, 18대 국회가 아닌 19대의 문제일 수 있고, 지상파는 현재 시장에서 관심 있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중요한 기술변화와 방송 환경 변화가 예정되어 있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비용이 높다. 투자해 놓고 비즈니스로써의 타당성은 낮다고 본다. 지상파 논쟁을 해본들 시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아 별 실익이 없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2012년 디지털 전환 이후로 넘기는 것이 맞고, 이 부분에 한나라당이 부분적 동의를 하면서 마치 큰 양보하는 것처럼 기만전술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산업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논의의 핵심은 특정 언론사의 진입과 관련된 부분이다. 한나라당의 검은 의도와 장기집권·영구집권을 위한 목적이 협상장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협상장에 가는 것이 양보다. 현행법을 유지하는 것이 민주당의 당론이고 시대 상황에 맞고 국민이 원하는 바이기 때문에 현행법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나, 국민적 관심이 크고 합의로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큰 양보를 하고 있다. 협상장에 가는 것 자체가 양보고, 크게 양보해서라도 합의처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서두에 말씀처럼 한나라당은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합의를 위해 큰 양보하는 것처럼 하지만 실상은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현실을 유념하시고, 우리도 그에 맞춰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언론노조도 공식 파업을 할 것 같다. 외부의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비상한 자세로 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2009년 7월 21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