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41차 고위정책회의 모두발언
제41차 고위정책회의
□ 일시 : 2009년 7월 16일 09:00
□ 장소 : 본청 202호
■ 이강래 원내대표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을 하면서 같이 지내는 우리 헌정 사상 흔치 않은 일을 보여드리고 있다. 국민여러분께 참으로 커다란 실망과 안타까운 현실을 연출하고 있어, 참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민주당은 어제 본회의를 마치고 퇴장할 생각을 했지만, 한나라당은 여당이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의원총회 후에 보니 상임위를 묶어 장기적으로 본회의장을 점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도저히 본회의장을 빠져나올 입장이 아니었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철야 농성하는 이유를, 며칠 내에 미디어악법을 날치기 강행 처리하기 위한 준비로 보고 있다. 입법전쟁이라는 말은 차마 쓰고 싶지 않은 용어지만, 한나라당이 다시 입법전쟁을 일으켜서 온통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한나라당이 미디어악법에 골몰하는 진정한 이유는, 미디어악법이야말로 한나라당의 모든 이해관계와 장래가 걸려있는 악법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입으로는 미디어산업 발전을 얘기하고 있지만, 전부 구실이고 허울이다. 실제 속셈은 특정언론과 특정재벌에게 방송을 갖게 하고 방송·언론을 장악해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유지하고 재창출해서 장기집권 하기 위한 책략이고 음모다. 이런 한나라당의 불순하고 잘못된 것을 본연히 알면서, 민주당은 수수방관하거나 외면할 수 없다. 만약 한나라당 의도대로 미디어악법이 통과된다면, 이로 인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갈 것이다. 방송은 가장 밀접하게 국민생활 속에 있는 매체다. 한나라당 입맛에 맞는 정치적 견해만 보도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을 현혹케 한다면 결과적으로 이 나라의 장래가 암울할 것이다. 당장의 혼란과 아픔보다는 국가적인 긴 장래와 국민들의 생활을 고려할 때, 민주당은 모든 것을 각오하고 투쟁하고 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어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께서 이 문제에 관한 입장표명을 했다. 박근혜 대표는 모든 국민이 원하는 해답을 제시한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정신을 높이 평가한다. 한나라당도 박근혜 대표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이제 그런 태도로 임해줄 것을 부탁한다. 박근혜 대표가 제시한 시장점유율에 있어 신문과 방송을 합산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눈여겨보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나라당 의원들 반응을 보니 다 냉소적이다. 박근혜 대표의 제안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마 박근혜 대표의 제안에 대해서 실제로 한나라당 지도부는 외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오로지 높은 곳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문제에 관한 해답은 다름 아닌 청와대다. 청와대의 지침·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져야 이 문제를 바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국회 일에 관여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이미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심부름꾼·하수인으로 전락한 상태이고, 오로지 대통령의 의중만 살피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용단을 내려서 ‘이 문제 시간을 가지고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지침을 줘야 파국을 면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부탁드린다.
현행 헌법은 민주화 되는 공간 속에서 87년 체제의 산물로써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권력구조 자체가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고 중앙집권적인 체제로 돼 있고 단임제의 폐해를 여러 가지 겪어서 잘 알고 있다. 영토조항의 비현실성과 그 밖의 기본권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시대흐름을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 지적도 잘 알고 있다. 감사원은 차제에 국회로 와야 된다는 지적을 많은 분들이 해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내일 제헌절을 계기로 오늘부터 김형오 의장과 한나라당은 개헌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본격적으로 개헌 논의를 개시할 것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몇 가지 크게 염려스러운 것이 있어서 일단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 권력구조와 관련해서 이원집정부제를 분권형대통령제로 포장해서 논의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친이쪽에서는 분권형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그 의도 속에는 복잡한 정치적인 복선과 이해관계가 깔려있고 한나라당의 권력투쟁적 성격도 담겨있는 것 아닌가 싶어 몇가지 우려를 제기한다. 지금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두 계파로 분류되지만 실제 그분들을 접해보면 한당의 한 식구인가 싶을 정도로 불신의 골이 너무 깊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할 정도로 서로 불신과 갈등, 심하게 보면 적대적 관계를 노출하고 있다. 여기서 헤어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끈이 돼 한 살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정국 흐름이 계속되면 친이쪽에서는 다음 대통령이 틀림없이 박근혜 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친이·친박 관계를 봤을 때 박근혜 대표가 현행 헌법 체제로 대통령이 된다면 굉장히 커다란 정치적인 부담과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일종의 공포감마저 갖는 것 같다. 따라서 차제의 개헌을 통해서 권력을 분점하고 권력분산형대통령제의 형태를 통해서 껍데기의 대통령은 설령 박근혜 대표가 갖는다 하더라고 국회선출의 총리직 만큼은 자기들이 가지면 결국은 동거할 수 있고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 같다. 그런 여러 가지 정치적 복선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지역을 넘어서 충청권 연합 얘기마저 나오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움과 실소를 금치 못한다. 이 문제야말로 정략적·정파적으로 한다면 결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부터 논의하려고 하는 개헌문제는 진정성을 담아서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 나라의 국민통합을 위해서나 백년대계를 위해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옳다. 미디어악법과 관련해서 파생될 수 있는 파장과 난관을 돌파하고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끌기 위해서 이 문제를 악용한다면 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개헌논의는 순수한 마음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정략적인 것을 배제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기를 원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아울러 강조한다.
지난주에 우리나라를 큰 혼란에 빠뜨렸던 디도스 사이버테러에 사용된 마스터 서버가 미국소재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7.7사이버테러 마스터IP의 보유업체로 알려진 영국 IPTV 장비업체 GDB가, 실제 마스터 서버는 미국 마이에미에 있는 협력업체가 보유하고 있고, 전용망을 통해 연결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주 국정원에서는 배후세력을 북한으로 발표했다. 이 부분에 관련해서 국정원은 정확한 실상을 밝혀주시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이버북풍을 제기했는데 말 그대로 북풍 의혹으로 끝나고 실체가 북한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이 문제를 제기했던 국정원장과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부화뇌동했던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선동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줄 것을 당부한다.
■ 박영선 정책위수석부의장
국정원도 문제지만 사이버북풍을 만드는데 일조했던 사람들이 한나라당 정보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다. 이분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소재를 가려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을 확실히 모르는 언론사 기자들을 의원회관으로 불러서, A신문사에게는 이런 정보를 주고 B신문사에는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를 누출시켜, 사이버북풍과 같은 기사를 도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 박병석 정책위의장
우리는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통해서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FTA 관해서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물론 사전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정상회담에 따른 청와대의 성과발표가 사실과 무척 다르다는 것을 알고, 정책위가 깊이 있는 검토를 해 왔다. 오늘 한겨레 신문이 한-EU FTA가 사실과 다르다는 보도를 했다. 정책위가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사실과 다르거나 의혹이 있는 것에 대해서, 청와대가 직접 해명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몇 가지 예를 들겠다.
국내 모든 신문은 한-EU FTA타결이라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모든 잔여 쟁점에 대해 최종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국내 신문과 언론만 보면 한-EU FTA는 사실상 타결된 것이고, 양국 의회절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의장을 맡고 있는 스웨덴 총리는 ‘한-EU FTA가 타결되기를 희망한다. 잔여 쟁점들에 대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무엇이 맞는지 청와대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 또 스웨덴의 정보통신업체 에릭슨이 한국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정상회담의 성과인 것처럼 발표했다. 그러나 에릭슨의 최고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즈를 통해 “그런 사실이 없으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고 시기상조”라고 했다. 무엇이 진실인지 청와대가 직접해명하기를 원한다. 아울러 작년 2월 이명박 대통령이 IBM회장을 만나서 IBM이 한국에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지만, 결국 그것은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IBM 주도의 정기적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으로 판명 났다. 왜 그런 발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
특히 작년 9월에는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서 러시아 국영가스공사가 우리와 합의를 했다며, 2015년까지 가스 총 소비량 20%에 해당하는 가스관을 러시아와 북한을 통해서 한국이 공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종합의를 내년에 한다고 했다. 과연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 북핵문제가 꼬이고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예전만 못한 상태에서, 과연 이것이 과대행보가 아니었는지 직접 청와대가 해명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한나라의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발표한 것이고 청와대가 국민을 상대로 홍보할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정책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정상회담 성과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올바른 발표인가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EU FTA에 대해서 한 말씀 더 드리겠다. 어떻게 이 엄청난 협정을 전문가나 이해관계자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가. 이렇게 국가의 큰 문제를 진행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한-미 FTA는 잘 아시다시피 수십 차례의 전문가 토론회와 이해관계자들과의 의견 조정단계를 거쳤다. 한-미 FTA보다도 더 중요하고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한-EU FTA에 대해, 어떻게 단 한번의 전문가나 이해관계자들과의 의견 조정 없이 진행하는 것이 과연 국가운영과 민주주의 원칙에 맞는지 것인지 다시한번 묻고 싶다. 청와대가 행여 대통령의 성과를 과장하기 위해서 타결되지 않은 것을 앞질러 과장했다면, 진솔하게 진상을 밝히고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한-EU FTA는 정책위에서 위원회를 만들어 분야별로 점검하고, 무엇을 정부와 정치권이 준비해야 하는지 검토하겠다.
■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
어제 한나라당 의총에서 박희태 대표께서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사퇴와 관련해서 “최근에 국민을 가장 기쁘게 한 일”이라고 했다. “최근에 한 일 중에 가장 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한나라당의 국면 전환이 너무나도 놀랍고 어처구니없다.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최근 청와대와 여당이 한 일 중에 가장 못한 일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를 내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가장 잘한 일로 하루 만에 국면을 전환하는 것을 보니, 역시 공안검사들이 많이 포진한 한나라당답다. 한나라당은 자화자찬하기에 앞서서 가장 최근에 못한 일을 참회하고 반성해야 한다.
민주당은 검찰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검찰총장 후보 내정자는 세 가지 기준을 꼭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깨끗한 사람을 후보로 내정해야 한다. 둘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설 수 있는,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실하게 지켜낼 수 있는 용기 있는 검사를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검찰은 국정원·국세청·경찰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지금 국정원·경찰청을 특정지역의 분들이 독식하고 있다. 공안통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시 내정하게 될 검찰총장 후보자는 특정지역의 출신이 돼서는 안 된다. 위의 세 가지 기준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
■ 백재현 부대표
오늘 중으로 아마 청와대가 백용호 국세청장의 임명절차를 거칠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기획재정위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백용호 후보자가 국세청장으로 적절치 않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국세청장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중요시되고 있다. 백용호 내정자는 이미 도덕성과 청렴성 부분에서, 국세청장의 직위로서 마땅한가에 대해 부적격임을 검증받았다. 10년 사이에 20억이라는 양도차익을 남겼고 더군다나 부동산을 취득할 때마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해서 취득세·등록세를 수천만원 탈루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특히 국세청장으로서 모든 납세자로부터 성실신고를 유도해야 할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했다. 두 번째로 백용호 후보자는 국세행정의 경험을 한번도 갖고 있지 않다. 국세행정은 대단한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백용호 후보자는 전문성에서 많이 뒤지고 있어 적절치 않다. 세 번째는 독립성과 중립성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백용호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 캠프에서 일을 함께 했고 어느 누구보다도 이명박 정부의 측근이라고 알려진 분이다.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데 적절치 않다고 민주당은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채택결과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분명히 했고, 사퇴를 촉구하고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9년 7월 16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