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36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221
  • 게시일 : 2008-12-24 11:48:26

제36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08년 12월 24일 10시 30분
□ 장소 : 본청 246호


■ 정세균 대표
의원님 여러분들 정말 수고 많으시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의원님들, 다선 의원님들, 여성 의원님들 정말 감사하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 민주당이 하나가 되서 잘 싸우고 있다고 격려를 보내고 계신다. 당 대표로서 의원님, 당직자, 보좌진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는 야당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에게 ‘야당을 해라, 앞으로 5년 동안 야당이다’고 책무를 맡겨주신 것이다. 야당의 1차적 책무는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할 때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MB악법을 밀어붙이려고 할 때는 막아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물론 그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민생을 챙기고, 경제위기로부터 탈출하도록 하는 책무 또한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우리의 역할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 지금 이 시점 2008년 연말, 민주당에 주어진 임무는 정부여당이 전차처럼 밀고 오는 악법에 대해 확실히 저지하고 그 저지에 성공하라는 것이 국민적 요구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말씀 드렸지만, 압도적인 다수로 '재벌에 방송을 주는 것 안 된다, 재벌에게 은행 주는 것 안 된다, 국민의 휴대전화 마음대로 도청하는 길을 열어주면 안 된다, 집시법 개정 안 된다'고 국민여러분께서 MB악법 반대하고 있다. 그것이 국민의 목소리이고 뜻이다.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받들고, 국민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우리의 책무 아니겠는가. 대통령은 지금 경제를 살려야 한다. 중소기업 흑자도산 막고, 서민생활 챙겨야 하는데 왜 MB악법을 밀어붙이고 있는가. 한나라당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거수기 역할만 하고, 밀어붙이는데 앞장서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국회의장이라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입법부의 위상을 지키고 권위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국회의장마저도 마치 대통령의 하수인처럼 한다면 이건 큰일이다. 막아야 한다.

어제 김충조 의원을 비롯한 의원님들이 국회의장 공관을 방문해서 ‘의장이 이럴 때 중심잡고 의회주의를 지켜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방문하셨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 제가 국회에 들어온 지 12~13년차지만 권위주의 시대에도 의원들이 공관을 찾아가서 문전박대를 당한 적이 없다. 국회의원들이 의장을 보겠다는데 전경을 동원해서 막은 일이 있었는가. 처음 있는 일이다. 계속 처음을 만들어 내는 일이 이 정권과 정부인 것 같다. 지난 18일 외통위에서 야당의원의 출입을 완전히 봉쇄당한 것도 처음 있는 일 아닌가. 예전에는 통지를 하지 않고 의원이 참여하는 기회를 박탈당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경호권이 발동하지도 않았는데 경위 66명이나 동원해 야당의원의 출입을 막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게 불법․탈법적인 국회 운영은 바로잡아야 한다.

또 언론을 통해 보셨겠지만 정책위에서 한나라당이 제안하고 적극 통과시키겠다고 한 법에 대해 조사를 해 보니 원래 131건에서 112건으로 줄였다. 문제되는 법안을 숙성기간을 거치고 국민여론도 들어가면서 처리하려는 것인가 했더니, 문제되는 법안은 그대로 둔 채 원래 131건 중 반 정도는 물갈이를 해 완전히 새로운 법을 들고 왔다. 얼마나 한나라당의 입법정책이 졸속인가. 전혀 원칙도 없고 터무니없이 그때그때 밀어붙이는 내용이라는 것이 여지없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원입법으로 법안이 제출됐는데 해당 의원들이 내용도 모르고 도장만 찍어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스스로 법안 제조기,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나라당이 의원입법으로 내놓은 법안들을 따지고 보면 자신들이 만든 것이 아니고, 정부가 만든 것이다. 원래 정부는 법안을 만들면 입법예고를 하고, 차관회의를 거치고, 국무회의를 거쳐서 국회에 온다. 그 기간이 최소한 42일이 걸린다. 이 시간도 절약할 겸, 절차의 논란이 예상되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의원들에게 주어 청부입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입법부의 위상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입법부의 위상을 높이고, 의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실제로 의원입법의 질이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법은 정부의 청부입법으로 전락한 한심한 입법 형태가 자행되고 있다. 우리는 같은 의원으로서 이러한 청부입법이 버젓이 의회를 통과되는 일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우리 반납하다. 내일 크리스마스도 반납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자. MB악법을 확실히 막아낼 확신을 가지고 해내자.


■ 원혜영 원내대표
고생많으신 선배동료 의원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드린다. 누차 언론이 지적하고 우리가 강조한 것처럼 현재 한나라당은 독자적이고 책임 있는 정당으로써 국회운영에 임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안 처리 이후에 홍준표 원내대표는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홍준표 원내대표의 전쟁은 단계적이고 이분화된 그런 전쟁모드였다. 저희는 동의하진 않지만 그쪽 주장에 의하면, “경제 살리기에 긴급한 법안은 먼저하고 논란의 소지가 많은 이념적 법안들은 뒤로 미뤄 시간을 갖고 야당과 합의하면서 처리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전략이었다. 그것에 대해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분법이 옳지 않다. 국법질서를 세우겠다는 것이  이념법안이냐”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이제 홍준표 원내대표는 원내전략을 지휘하는 사령탑에서 돌격대장으로 자신의 역할을 조정하고 임하고 있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선포된 모든 상임위의 모든 법안을 이번 주 초부터 밀어붙이겠다고 얘기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개입을 중지하고 국회운영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 대통령의 국회전행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워낙 홍준표 대표가 궁지에 몰리다 보니 자기 스스로도 한말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여야 원내대표 협의 요청을 하면서 “사과하고 재발방지하라면 하겠다. 31일까지 법안을 처리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한다면 재발방지하겠다”고 했다. 날짜를 못 박고 강행처리하겠다고 예고를 하면서, 재발방지 약속을 하겠다는 것은 법을 아시는 분이 그 말의 논리가 얼마나 모순되는 것인지를 아느냐고 했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역할과 위상이 그렇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제어제 정보위에서 생긴 일이다. 박영선 간사와 한나라당 이철우 간사, 자유선진당의 권선택 간사 3명이 최병국 위원장과 함께 ‘합의정신으로 처리한다’고 3당 간사간에 위원장 참석하에 합의서를 써서 갖고 왔다. 그것이 다음날 뒤집어져서 국정원법 대안을 25일까지 내지 않으면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국회운영에서 여야 간사가 합의한 사항이 하루만에 바뀌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그런 점에서 의원님들께서는 우리가 한나라당이 서로 협의해서 이 상황을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 주고 결의를 다져주시기를 바란다.

31일날까지 모든 법안을 처리하겠다. 거기에 무엇이 넣고 빼느냐는 것에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 현재 한나라당이다. 아마 무엇을 넣고 빼는 것도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속도전을 주장했고, 그분은 60~70년대 건설현장에서 몸에 베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공기단축을 위한 돌관공정이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졌고, 우리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것을 고쳐야 선진사회로 갈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이명박 대통령은 돌관공정․공기단축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 통법부로 전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야당이 무너지면 여당도 무너진다는 것을 여당의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당의원들의 고뇌도 우리 못지않게 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의의 정당으로써의 국회를 지키는 일은 야당 의원뿐만 아니라 여당의원도 함께 고민하고 결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국회에서 성스럽게 지내실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 서갑원 수석부대표
지금까지 한나라당 예산안 날치기 처리 이후에 여전히 한나라당에서 사과도 하지 않고 재발약속도 하지 않고 있다. 또 김형오 국회의장에게도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하지 않고 국회법․헌법에도 없는 괴상망측한 직권조정이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여야간의 정치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국회의장에게 그 어디에도 주어져 있지 않은 권한을 만들어가며 행사하고 있는데, 지금 해야 할 일은 직권상정하지 않고 국회의 권위를 지키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 우선이지 여야간의 문제에 나서서 개입하는 일은 아니다.

어제 김충조 의원님을 단장으로 해서 12분의 의원들이 국회의장 한남동 공관으로 항의 방문했다. 전경들을 동원해서 원천적으로 막고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이런 일은 국회가 생긴 이후로 최초의 일이다. 국회의장께서 국회의장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오늘도 역시 한남동 공관으로 항의방문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의원님들께서 원내 방침을 잘 지켜주셨고 고생들 많이 하셨다. 각 상임위가 열리지 않고, 열리는 것을 막아서 지켜냈다. 이제 성탄절 주간에 연말까지 더 어려운 일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곤하고 지치고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많을 것이다. 한분한분 잘 협조해 주시고 많이 참여해 주셔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지만, 모두 동참해 주셔서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 주시기 바란다. 역시 의장실 농성은 계속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 핵심 상임위인 정무위․행안위․문방위도 역시 지금과 같이 사수하도록 하겠다. 한나라당에서 25일 대화 시한을 두고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오고 있고, 국회의장의 직권조정도 그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결국은 연말에 가서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해서 날치기 상정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면밀하게 살피고 대비하도록 하겠다.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2008년 12월 24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