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8년 12월 23일 9시
□ 장소 : 국회 의장실
■ 원혜영 원내대표
오늘 언론을 통해서 올해의 시대상황을 비화하는 사자성어로 ‘호질기의’라는 말이 선정된 것을 봤다. 정말 국민께 죄송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정치권이 국민의 뜻을 잘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은 아마 이명박 대통령의 마이동풍식 통치방식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회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토론과 대화와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풍토에 대한 질타로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의 핵심에는 속도전을 강조하고, 대화․타협․협상의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와 빠른 성과만을 요구하는, 과거의 건설․토목문화에 뿌리 깊은 의식이 우리 국정에 침투하고 지배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에 중요하게 추천된 사자성어 중에서 ‘욕속부달’이라는 말이 있다. 속도를 내고자 하나 이를 서두르면 도리어 도달하지 못한다는 격언으로 이해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면모에서, 어려운 경제 위기에 국민을 통합하고 사회를 이끌어 가는 통합과 포용의 지도자가 아닌, 공사기간을 설정해 놓고 공사 과정이 부실한지 충실한지는 중요치 않고 오로지 경비절약과 시간절약만을 목표로 돌관공정을 추진해온 건설 현장의 소장 풍모가 자꾸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저만의 느낌이 아니라 많은 국민이 함께 느끼는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생각한다. 욕속부달의 그러한 행태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를 낳았다. 이제 대한민국의 국회가 전쟁터로 바꾸고 속도전의 대상이 됨으로써 국정전체가 붕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많은 분들이 갖고 있다.
전면전과 속도전을 선포하더니 이제는 25일까지 대화하겠다는 위장전까지 끼어들고 있다. 31일 모든 법안, MB표 악법을 일괄강행 처리하겠다고 전쟁종료 시한까지 정해놓고 대화하겠다는 것은 아무 의미 없고 위장과 기만전술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회의를 통해 작성된 국토해양위 문건을 보면, 모든 법안들을 축조심의조차 하지 않고 무더기로 끼어서 처리하겠다는 바겐세일전까지 여기에 첨가된 것 같다. 정말 걱정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러한 모든 국회의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여야간의 대화와 타협을 무시한, 전쟁 개념으로 몰아붙이는 것의 핵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속도전․돌관공정의 경험과 의식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한번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운영에서 손을 떼시길 간곡히 촉구한다. 여당과 야당은 민의를 받들어서 진지하게 대화하고 토론하고 협상해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겠다. 민주당은 국민들의 뜻이 속도전․위장전․바겐세일전에 위협당하지 않도록 적은 힘이지만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단호하게 연대해서 민주주의의 성지인 국회를 지킬 것을 다시한번 다짐한다.
■ 박병석 정책위의장
국회는 한나라당의 의원총회장이 아니다. 3분의 2라는 압도적 다수로 밀어붙이려면 무슨 국회가 필요한가. 그리고 모든 법안을 직권상정으로 처리하겠다면 무슨 국회가 필요한가. 서민과 사회적 약자층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국회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등 야당을 대화와 협상의 파트너로 천명하고, 다시는 직권상정 등 불법․편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는 한 국회의 정상화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사과와 재발방지, 그리고 야당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조치를 취해야만 모든 것이 풀릴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한나라당 정부가 졸속으로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가는 10시 30분에 당대표실에서 말씀드리겠다.
■ 서갑원 수석 부대표
어제 일어난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김형오 국회의장께서 여야 대표간의 만남이 없으면 직권중재라도 해서 만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김형오 의장님께서 TV를 많이 보신 모양이다. 헌법이나 국회법 어디에도 직권중재라는 말은 없다. 직권조정이라는 말은 있다. 노동법에도 독소조항이라고 해서 없어졌다. 지난번 예산안 날치기 처리를 할 때, 경제가 어려운데 국민을 위해서 무리수를 써서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법안은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김형오 의장께서는 말씀하셨다. 12일로 중재를 하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바로 날치기 처리를 하셨다. 민주당에서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김형오 의장의 직권상정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고, 현재 의장실에서 밤을 새우고 있다. 김형오 의장께서는 직권상정을 암시하는 직권중재라는 표현이 당 의원들과 국민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기를 바란다. 충심으로 지금이라도 향후에는 직권상정해서 날치기 처리 않겠다는 것을 민주당과 국민 앞에 약속하시기를 다시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어제 한국기자협회와 언노련, 언론시민단체 대표들이 ‘MB정권의 언론장악 7대 악법 강행 저지’를 위한 기사회견과 정세균 대표와의 면담을 위해서 국회 본청에 들어오려다가 정문에서 저지당했다. 민주당 소속의 문방위원들이 직접 내려가서 경위를 설명하고 출입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지당했다. 박계동 사무총장은 민주당과 국민 앞에 사죄를 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의 국회 출입을 막는 일은 전례에 없었다. 더군다나 제1야당의 대표와 면담이 잡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직접 내려가서 경위 설명과 출입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들여보내지 않고 행패를 부린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하게 밝힌다. 박계동 사무총장은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자꾸 작금의 현실에서 물밑 접촉이 있냐고 묻고, 또 언론인들에게 민주당과 물밑 접촉이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붕어도 아니고 왜 그렇게 물밑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민주당과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악법들을 처리하지 않겠다. 날치기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물밑에서 음습하게 접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말로 대화하자고 하면서 복도에서조차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증거 채증하듯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지해 주시기 바란다. 말로는 대화하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엉뚱한 짓 하고 다니는 한나라당의 이중성에 대해 분노한다. 즉각 중지하시고 정정당당하게 집권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성탄절에 캐롤이 울려 퍼지고 온국민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찬양하고 있을 이번주에도, 결국은 국회를 지키기 위해서 굳건하게 싸울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 모두가 함께 국민들께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다. 한나라당의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적폐를 반드시 척결하겠다.
■ 전병헌 문방위 간사
국회의장께서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 그 어떤 것도 여야합의를 존중하고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라는 확실한 약속하면, 여야가 대화와 합의로써 풀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싸움의 원천은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기대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장께서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천명이 있어야 한다.
■ 안민석 교과위 간사
일제교사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7명의 교사들이 해직됐다. 오늘은 전국의 중학교에서 지금 이시간 일제교사가 시행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초등학생과 싸우는 한심한 정권이다. 어제 거원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데모를 했다. 교문을 열어달라고 구호를 외치고 피켓 시위를 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서글픈 광경을 봤다. 초등학생들까지 데모에 나섰다면 이 정권의 가망이 없어 보인다. 이 정권의 말로가 보인다. 이명박 정권은 공정택 교육감을 내세워 체험학생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7명의 교사를 학교로부터 떠나보냈다. 하루속히 선생님들을 학생들에게 돌려보내고, 공정택 교육감을 구속수사를 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민주당은 해직교사들이 겨울 거리를 방황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 어제 진상조사단을 꾸렸고 오늘은 7명의 해직교사를 국회로 모셔서 그분들의 심경과 징계가 정당했는지를 따져볼 생각이다. 지속적으로 진상조사해서 결과를 발표하겠다. 다시한번 엄중히 권고한다. 교사를 학생과 떼어놓는 것만큼 잔인한 일이 없다. 잔인한 이명박 정부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2008년 12월 23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