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13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제113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3년 1월 19일(목)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검사 출신 현직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자가 아니었다면, 이재명 대표가 원내 과반의석인 야당 민주당의 현직 당대표가 아니었다면 윤석열 검찰이 과연 이렇게까지 무도하게 나왔을까. 정말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정권의 하수인임을 숨기지 않겠다는 듯 윤석열 검찰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은 거침이 없습니다.
다 끝난 성남FC 사건의 무리한 소환에도 자진 출석했건만, 윤석열 정권은 명절 대목에 밥상 여론이 얼마나 급했는지 검찰이 일주일도 안 돼 추가 소환 통보를 언론에 먼저 흘렸습니다.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도 기막힌 타이밍에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습니다. 그 사이 언론은 ‘단독’을 붙여 앞 다퉈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1년 4개월 동안 증거 하나 못 찾은 검찰이 언론을 통해 실체 없는 의혹을 수없이 반복 재생하며 제1야당 대표를 옭아매려 합니다. 광고비는 후원금으로, 모르는 사이는 잘 아는 사이로, 전언이 곧바로 사실이 되어버리는 누구라도 빠져나가기 힘든 ‘검찰발 무한루프’입니다. 의혹의 가짓수는 물론 참모와 보좌진, 가족까지 그 대상도 전방위적입니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이처럼 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고 모욕한 전례는 없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목적은 누가 봐도 정적 제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검찰의 막장 줄소환에도 이재명 대표는 또 한 번 자진 출석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당하게 홀로 나가겠다는 이재명 대표가 이 부단한 탄압을 의연히 이겨낼 수 있도록 우리 국민과 당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정적 제거는 여당이라고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해임도 모자라 윤핵관들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 나경원 전 의원을 부관참시 하더니, 초선의원 연판장은 당 선관위원들이 직까지 사퇴하며 서명을 이어가 어느덧 50명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부끄러움도 영혼도 없이, 총선 공천을 받기 위한 충성경쟁으로 대통령의 호위병을 자처하는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행태 또한 너무 충격적입니다.
이는 모두 ‘내 편 외엔 모두 적’이란 인식의 윤석열 대통령 때문입니다. 어제 주한 이란 대사관이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의 두 번째 교협국”이라며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에 대한 우리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란 주재의 한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고 NPT 위반 해명도 촉구했습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기는커녕,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 외교 참사를 일으키며 국익을 훼손하고 국격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 탄압과 당권 장악을 중단하고 민생경제 위기와 국정 난맥상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를 촉구합니다.
어제 이태원 참사 국민보고회에 참석한 전문가는 “재난은 언제나 같은 얼굴을 하고 오지 않는다. 일선 실무자들보다 전체 시스템이 다양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분들의 책임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겪으며 모두가 깨달았을 이 교훈마저도 정작 정부여당 누구에게도 가닿지 못했습니다. 보고서 채택마저 거부한 여당을 제외한 채 야 3당이 유가족 대표와 함께 국정조사 활동을 마감하며 연 국민보고회는 역설적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시금 다짐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 시스템 부재와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대통령실 위기대응 체계는 허술했고, 정부의 인파 관리 대책은 미흡했으며, 경찰의 신고대응 체계 역시 붕괴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 한마디 없고, 재난 안전의 총괄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책임자들의 문책과 처벌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정치 도의적 책임뿐만 아니라 법이 정한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책임자에게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정의이고 도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이상민 장관의 정치 도의적,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습니다.
아울러 독립적 재난조사기구 신설의 근거 마련을 위한 법안 논의에 조속히 착수하겠습니다. 법안에는 조사기구 설치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 추모 사업을 포함한 유가족 지원 내용도 담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도 끊이지 않는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반인륜적인 2차 가해 행위에 맞서 근본적인 방지책도 모색하겠습니다. 또한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법 제도와 예산 등의 종합적 개선에 대한 국회 내 논의도 이어가겠습니다. 민주당은 이 모든 후속 조치 이행에 있어 유가족과 생존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성환 정책위의장
윤석열 정권 집권 2년 차,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아닌 검사 윤석열이 지배하는 검찰 독재국가가 되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국정 현안을 검사와 범죄자, 선과 악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이번 외교 참사의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아들과 딸을 그곳에 파견 보낸 부모들은 매일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었고, 강남 테헤란로는 졸지에 이적 국가의 거리가 되었습니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은 집권여당마저 피아로 나눴습니다. 윤핵관을 넘어 제2진박감별사가 등장했고 이준석, 유승민에 이어 나경원 전 대표마저 적군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의 활동은 탄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각한 퇴행이라 하겠습니다.
철 지난 공안정국도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국정원과 경찰은 18일 민주노총과 전국 의료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라고 합니다. 사건의 실체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정원이 내년 경찰로 이관되는 국내 대공수사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과거 국정원은 무수히 많은 무고한 국민들을 간첩으로 조작하여 국내 정치에 이용했던 전력이 있는 집단입니다. 국민들이 이제는 막걸리 보안법 걱정은 안 하고 살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과거로 돌아갈까 우려됩니다. 국정원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지난 16일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을 법사위 제2소위로 회부했습니다. 양곡관리법은 이미 60일 이상 법사위에서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국회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해당 상임위의 의결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입니다. 국민의힘은 왜 버스가 떠난 뒤에 손을 흔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대한민국의 0.01% 슈퍼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기 위해 안달을 내면서도 쌀값 안정을 위해 목매는 300만 농민들의 절규에는 왜 모르쇠로 일관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이 만약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농민과 농촌을 죽이는 그 책임은 오롯이 정부여당이 지게 될 것입니다.
어제 이재명 대표는 부당하지만 당당하게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했습니다. 대선 전부터 쟁점이 되었던 대장동 사건은 정영학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사실상 범인이 누구인지 그 실체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 시민을 위해 개발 이익의 절반 이상을 공공으로 환수했고, 돈을 나누어가진 사람은 대장동 일당과 박영수 전 특검 등 50억 클럽 멤버임이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검찰이 제 식구 범죄 혐의는 수사하지 않고 오직 이재명 죽이기에 올인 하는 것을 매우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한동훈 장관은 이재명 대표를 향하여 다수당 힘자랑 뒤에 숨는 단계는 지났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다수당 뒤에 숨은 적이 없습니다. 검찰의 무리하고 부당한 수사가 진행됨에도 언제나 당당하게 임했습니다. 오히려 숨고 있는 사람은 김건희 여사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관련 혐의는 차고 넘칩니다. 그런데도 단 한차례 소환 조사도 없습니다. 김건희 여사야말로 검찰 정권의 힘 뒤에 숨을 단계는 지났다고 말씀드립니다. 한동훈 장관님, 일말의 양심과 일말의 공정성이 남아있다면 이제라도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지휘하여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말이면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모두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행복한 새해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민주당은 설 연휴 직후 본격적으로 민생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한 긴급 민생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이를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기후 위기와 초저출생 인구위기 등 대한민국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 김정호 원내부대표
원내부대표이기도 하지만 민주당 탄소중립위원장으로서 오늘 현안 발언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13일 산업부는 산자위 민주당 소속 의원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 공고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원전을 대폭 확대하고 그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세계에 공표하고 약속했던 NDC 상향안과 비교하면 2030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은 8.6% 줄이면서 원전은 8.5% 높였습니다. 반면 석탄과 LNG화력발전 비중은 오히려 1.3% 늘었습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을 감축하고 있을 때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 감축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전 건설은 평균 10여 년 이상 걸립니다. 사실상 원전 확대의 실체는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에 불과합니다. 영구저장 시설이 없는 우리나라는 사용 후 핵연료를 원전 내에 임시로 쌓아두고 있습니다. 22년 3분기 기준으로 사용 후 핵 연료봉 임시저장 시설은 월성 4호기의 경우 98.1%, 한울 1호기는 96.8%, 고리 3호기는 95.7%로, 이렇게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사용 후 핵 연료봉 처리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없이 어떻게 원전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인지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무지를 넘어 무모하기까지 합니다.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 시설은 법적 근거도 규정도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노후 원전에 충분한 점검과 안전 대책 없이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이는 수명연장 계속가동은 사실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한 것입니다. 치명적인 위험을 자초할 수 있는 무모한 도박입니다.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69%까지 상향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세계 주요국의 대처법은 우리나라와 정반대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의 존망이 달린 심각한 경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평균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이걸 더 줄이겠다는 것은 세계의 흐름을 따라잡기는커녕 오히려 더 뒤처지겠다는 것밖에 안 됩니다. RE100 탄소국경조정제도, ESG 경영 등 글로벌 탄소무역장벽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통상질서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석열 정권만 역주행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력 쇠퇴로 이어질 것이 너무나 불 보듯 뻔합니다.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민주당은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원전 확대 재생에너지 축소 정책을 당장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바랍니다.
■ 이재정 외통위 간사
윤석열 정권 9개월간 미국 방문 빈손 외교, 영국 방문 조문 참사, 대일 굴욕 외교, 막말 사고외교 등 반복되는 참사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도 개선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순방길에 오르면 불안하다는 항간의 웃픈 염려가 있었습니다. 웃픈 염려가 현실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형제국의 안보는 우리 안보”,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의 파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란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고, 우리 정부의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는 주이란 윤강현 대사가 초치를 당했습니다. 그것도 대통령 순방길에, 아직 귀국 전인데도 말입니다. 참으로 참담한 국격입니다.
이런 발언은 이란 현지 교민과 기업, 선박 및 우리 군인들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페르시아만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습니다. 그곳은 전 세계 해상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이 지나는 길목입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원유의 52%가 그곳을 지나서 공급이 됩니다. 이란 정부는 간섭하기 좋아하는, 보다 정확한 해석으로는 오지랖에 가까운 ‘meddlesome’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외교적 언어로는 상당히 낯선 언어입니다.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 외교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참사를 덮기에 급급합니다. “장병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다”, “격려의 취지다”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여당 외통위 위원들은 지난 현안보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언을 재차 외교부 차관에게 물으며 난감해 하는 외교부 차관을 닦달해서 아랍에미리트가 이란의 적이 아니냐는 취지에 “그럴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얻어내기에 이릅니다. 도무지 외교를 전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여당의 책임지는 의원들이라고, 지도부라고 생각할 수 없는 행태였습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에서도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에 즈음해서 관련된 설명자료를 업데이트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의 관계를 서술했는데,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재수출 시장이며 실리적 경제관계에 있다고 두 나라의 관계에 대해 설명합니다. 관련된 내용은 국회의원이 해외 의원들과 교류하는 의원외교 당시에도 제공되고, 하물며 이번 순방길 대통령에게 제공되지 않았을 리 없는 자료입니다. 대통령의 무지는 불성실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외교부의 조력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조언에서 비롯한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이란은 1962년 수교를 맺은 이후 2016년 포괄적 파트너십을 채택한 우호 협력국입니다. 이란을 적이라고 한 발언으로 인해서 그동안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아랍에미리트도 불편한 심경일 것입니다. 외교적 수사는 신중해야 합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국가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도 만들고, 소원하게도, 적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익과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지금 대통령의 입이 국익과 국민 안전에 가장 큰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말을 뒤로하고, 이런 논란을 뒤로하고, 이런 파장을 뒤로하고,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제네바로 갔습니다. 오늘 그곳에서 연설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라고 합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입니다.
■ 박주민 을지로위원장
이제 곧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설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제대로 설을 맞이할 수 없는 그런 분들을 만나기 위해 현장으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힘없고 또 벼랑 끝에 몰린 ‘을’들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더 전달돼서 이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참석했습니다.
을지로위원회가 만나고 있는 분들 중에는 일본 먹튀 기업에 의해서 생존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한국와이퍼 노동자분들도 계십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300억 원 정도씩 매번 일본으로 보냈던, 한국와이퍼 209명의 노동자들이 ‘2월 18일부터는 해고다’라는 해고 예고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부품 기업인 덴소의 자회사인 한국와이퍼가 ‘청산할 때에는 고용승계를 하겠다’라는 약속을 담은 2021년 고용안전협약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고용승계 없는 청산을 결정하고 진행하면서 해고 예고 통지서를 노동자들에게 보낸 것입니다.
외투 기업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세금 혜택만 약 220억 이상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기업이 누릴 것은 다 누리고 돈만 빼가는 사실상 먹튀에 가까운 사업 철수를 한 것이고, 이제 그 피해는 고스란히 209명의 한국 국민이 짊어지게 된 것입니다. 지난 연말 44일 간의 목숨을 건 단식을 한국와이퍼 노동자분들께서 국회 앞에서 진행했습니다. 이제는 차가운 안산 공장에서 농성을 하고 계십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와이퍼 노동자 209명은 누군가의 엄마이고 또 아빠입니다. 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명절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공장 바닥에서 밤을 보내고 있는 노동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노동부를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국회도 비윤리적이고 비양심적인 기업인 덴소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려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한국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면 반드시 우리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일본에도, 또 일본 기업인 덴소에도 엄중히 경고합니다.
저희 을지로위원회는 조만간 일본대사관 방문, 일본 현지 방문 등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도 일본에게, 또 일본 기업에게 경고를 명백히 전달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하루아침에 삶의 기반을 잃어버린 노동자들의 문제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짧게 하나 더 덧붙이겠습니다. 어제 저희가 망원시장에 방문해서 망원시장 상인분들을 비롯한 여러 상인분들을 만났습니다. 지금 물가도 오르고 경기도 안 좋아서 굉장히 힘들어하시는데, 이분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 같습니다. 지난 코로나 상황 때 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보증을 통해서 시중은행으로부터 빌린 돈들과 정부로부터 받았던 정책자금, 이 두 가지의 상환기한이 이제 곧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 두 가지 상환기한이 동시에 돌아오는 게 2월 정도라고 하는데,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너무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셨고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대응방안이 정부로부터 마련돼야 된다”는 말씀을 간곡히 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그 목소리를 전달하고,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세워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
윤석열 정부의 대기업집단 공시제도 완화 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대기업집단 공시제도는 대기업 내부의 정보를 자체적으로 공개하여 부당한 내부거래에 대해서 시장이 스스로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감시 제도입니다. 도입된 이후 이 제도는 대기업 내부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억제하고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막는 안전장치로서의 기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정위가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높이는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현행 대기업집단 공시제도의 공시기준인 50억 원이 10년 전인 2012년에 정해졌던 것이라서 현재 대기업 집단 크기가 그때보다 커졌다는 점만 고려해 보았을 때는 조정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대기업집단 공시제도는 건강한 시장 질서를 해치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억제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이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12월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6개 공시대상 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약 218조 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19%나 증가된 수치입니다. 이와 함께 76개 공시 기업 집단 중 절반인 38개 기업에 공시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가 부가되었습니다. 내부거래가 늘어난 만큼 부당 내부거래도 늘어나고 있고, 일감 몰아주기의 증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시다시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계열사가 손쉽게 일감을 획득하도록 하기 때문에 기업 자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혁신을 저해하는 동시에 이와 경쟁하는 중소기업에게는 불이익을 주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공정한 거래 질서는 왜곡되고 덩달아 소비자의 후생도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를 포함한 부당한 내부거래를 예방하기 위하여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에는 대기업집단 공시기준을 100억 원에서 50억으로 낮췄습니다.
자유로운 시장의 경쟁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여야를 넘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왔던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규제 완화가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 관대하게 대처하겠다’는 신호로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우려스럽습니다.
저는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는 걷어내고 효율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라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당한 내부거래가 의심되는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대기업 공시제도 기준 완화는 성급한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2023년 1월 19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