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 일동, 국회 결의를 무시하고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한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 결의를 무시하고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한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대규모로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루어졌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7월 27일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동의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가 군함도 등재 추진 시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사도광산의 강제노동 역사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데 동조했습니다.
국회는 7월 25일 여야 재석 의원 225명 전원 찬성으로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이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군함도에 대한 강제노동 역사를 반영하라는 유네스코 결정을 성실히 이행하기 전에는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처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일본은 이미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번 사도광산 등재 건은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군함도 관련 시정조치를 하도록 하고 강제노동 문제에 대한 일본의 성의있는 대응을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기회였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일본이 우리의 정당한 역사적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회는 일본 정부가 군함도 관련, 조선인 강제노동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는 성실한 후속 조치를 전제로 사도광산 등재 협상을 할 것을 주문한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국회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이 기회를 허망하게 놓아버렸습니다. 역사적 책임을 방기한 것입니다.
더욱이 일본이 사도광산 관련 조선인 전시실을 설치한 곳은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입니다. 방문객들이 주로 찾게 될 새로 세워진 전시관과 멀리 떨어진 별개 건물이라서 전체 역사를 보여주라는 유네스코의 주문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전시 내용에 있어서도 강제동원, 강제노역 등 강제성과 관련한 기록을 찾을 수 없으며, 당시의 참혹한 생활상조차 명확히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대처는 그동안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전체 역사 전시와 큰 거리가 있습니다. 또한 마치 유산 등재를 당연히 예상했다는 듯 세계유산 등재 이틀 뒤인 28일부터 시작된 전시를 보면 윤석열 정부가 일찌감치 일본에 동조하여 협상을 제대로 안 한 게 아닌가 의심마저 들게 합니다.
왜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의 면피성 조치를 쉽게 수용한 걸까요?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의 무성의한 자세를 수용해야 합니까? 참으로 무책임하고 무능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 간의 협력 분위기를 위하여 과거의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일본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한 과거사 관련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과 오늘의 한일협력은 별개 문제입니다.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인정과 기술을 요구하면서도 한일협력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한일협력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여야가 함께 채택한 결의를 도외시함으로써,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합당하고 성근(誠勤)한 조치를 얻어낼 명분과 기회를 허공에 날려버렸습니다.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사도광산 등재 관련 한일 합의가 이루어진 배경 등 관련 진상 파악을 위해 국회 외통위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할 것을 요청합니다. 국민의힘이 개회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야당 단독으로 개회 요구서를 제출할 것입니다.
2024년 7월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