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수석대변인 브리핑

□ 일시 : 2024년 6월 9일(일) 오후 2시 20분

□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 있습니다

북한이 재개한 오물풍선 도발에 NSC가 소집되었고, 대북 확성기 설치와 방송 재개가 발표되었습니다.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참으로 저열한 방식의 북한 오물풍선 도발은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확성기 설치와 방송 재개를 천명한 정부의 대응이 현명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가 효력정지 되고 남북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NSC 상임위원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게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걱정과 우려는 단 한마디 언급이 없습니다.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은 대북전단 살포가 원인입니다.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면서 방치하였습니다. 헌재의 결정에 따르더라도, 정부는 대북 전단살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전단살포 행위를 제지했어야 합니다.    

대북 전단살포를 오물풍선으로 대응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성기 설치와 방송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남북관계발전법 제24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까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정부가 기필코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윤석열 정권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회피하고 모면하기 위해 북의 도발을 국면 전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싸워서 이기면 하책, 싸우지 않고 이기면 중책, 싸울 필요도 없는 평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핵무기까지 이고 사는 한반도에서 싸워서 이긴다 한들 온전할 리 없는데, 아니 싸운다면 싸우기도 전에 경제부터 폭망할 텐데,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평화입니다.

2024년 6월 9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