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계 지도자들과의 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66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7년 1월 17일 (수) 16:20
▷ 장  소 : 금수장호텔 아리랑하우스
▷ 참  석 : 김근태 당의장, 김재균 광주시당위원장, 강기정 의원, 지병문 의원
 
▲ 김근태 당의장
여러분 반갑다. 소개를 들으니 광주 실세는 여기 다 모이신 것 같다. 여러분 사랑한다. 올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여러분께 눈도장 찍으러 내려왔다. 돼지띠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러 왔다.


여러분 보니 집사람이 생각한다. 집사람 이름이 인재근인데 제가 80년대 한참 감옥살이를 할 때 인재근의 안사람이라고 했다. 감옥살이 대가로 집사람한테 부담과 질곡을 짊어지게 했던 생각이 난다. 70년대는 지명수배 받았고, 80년대는 감옥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정치권에 들어왔다. 정치라는 것은 괜히 주눅 들고 유권자들을 보면 괜히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정치인의 아내들은 까닭 없이 죄지은 사람 같다.
광주에 내려오니까 집 나갔다 돌아온 탕자  같은 기분이 든다. 집사람에게 느끼는 부담, 미안함,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열린우리당이 국민 지지와 관심을 많이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책임감은 크지만 국민의 관심과 열정을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광주에 오니까 특히 97년 정권교체 해주셨던 어머니가 있는 광주, 2002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의 출발을 만들어준 광주, 광주에게 여러분들에게 집 나갔다 들어온 사람 같은 느낌을 갖는다.


2004년도에는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개혁세력이 원내 과반수가 넘는 국회의원을 당선시켜주셨다. 그래서 지병문, 강기정 의원님이 원내 활동, 당 활동을 통해서 서민 중산층의 삶이 개선되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여러분의 기대에 비해서 많이 부족해서 우리가 질책, 꾸지람을 받다가 작년 지방선거에는 엄중한 심판을 받고 오늘 여기까지 왔다.
제가 중간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했는데 한국 여성들의 문제에 대해서 집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에서 여성들을 공공연하게 공개적으로 마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여성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특별한 부담과 추가적 책임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간 큰소리 하는 사람이 없다. 한국사회는 아직도 여성 잠재력,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가 온전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
제 딸애가 대학졸업 2년이 됐는데 질문한다. 한국은 여성들에게 차별적인 관행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설명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할 이야기가 없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것으로 변명을 삼는다. 제 집사람 성이 인씨고 제 아이들 이름이 김병준, 김병민이라고도 하고 인병준, 인병민이라고도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딸애에게 사회가 갖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적인 관행과 분위기에 대해서 분노해서 저에게 항의했는데 해결할 수는 없고 막막하다.


복지부에 근무하면서 여성들이 83년도부터 평생 동안 애를 낳는 것이 83년도에 2.1명을 낳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지금은 1.06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게 떨어졌다. 제가 2004년부터 복지부에서 일을 했는데 그 20년 전에 이미 정책이 바뀌었어야 했다. 2.1명이면 결혼해서 단순재생산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는데, 그때도 정책결정자들이 상황을 잘못 파악해서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자는 택도없는 소리를 했다. 20여년이 흘러간 지금은 그것을 복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문제 핵심은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낮은 사회가 가부장제문화가 있는 나라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1.0 수준이다. 유럽은 이태리, 스페인, 그리스가 그렇다. 카톨릭, 그리스 정교회 쪽이 낮다. 이 부분을 개선하려면 유일한 것은 여성들에게 취업 기회, 사회활동기회가 공정하고 적법하게 뒷받침되고 사회, 국가, 정부가 여성들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양립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는 철학적으로나 원칙적인 면에서 전적으로 동의한다. 감히 말씀드리면 우리는 여성들에게 동지고 친구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 왔다. 그런데 저희가 여성들에게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아마 서민경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희가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이해와 지지를 받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결심과 더불어서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면할수록 우리들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넓어져 갈 것이라는 다른 나라의 경험을 삼아서 열심히 하겠다.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심지어 사랑을 독차지했던 광주, 전남에서도 우리에 대한 지지가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좀 기가 죽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외롭고 힘들다. 그러나 다시 할 수 있고 다시 해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바로 여성 여러분 입장에서 여러분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세력은 열린우리당 뿐이다. 여러분들이 형식적, 공식적으로 대등하게 인정받지만 내용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약자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의 철학적으로 친구이고 동맹자다. 우리가 여러분께 내미는 손을 잡아주시기 바란다. 다시 시작하겠다.
서민경제를 살릴 정당은 열린우리당뿐이다. 민주세력이 무능하다는 말씀을 드릴 때마다 송구스럽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10년 지나서 잊어 버렸겠지만 외환위기를 불러 온 정당은 한나라당이다. 그 이후 한나라당의 철학은 바뀌지 않았다. 미국 신자유주의가 들어 오고 그 후 한국사회는 양극화 심화로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 유능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문제가 있는 것 또한 심각하게 공유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대통합을 통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 이 땅의 중산층과 서민, 많은 분들이 살고 있는 광주, 전남도민에게 우리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인사드리러 왔다.
특별히 여성지도자 여러분께 부족한 점은 지적받고 반성하면서 다시 분발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들의 건의나 지적, 충고도 기꺼이 받겠다.
다시 한 번 열린우리당이 분발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 감사하다.



2007년 1월 17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