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우상호 대변인 현안관련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42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7년 1월 3일(수) 14:05
▷ 장  소 : 국회 브리핑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첫 출근을 해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를 축하하는 삼행시를 지어왔다. 반기문 이름 석 자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겠다.
반! 반갑습니다.
기! 기대합니다.
문! 문을 활짝 열어 평화와 인권의 지구촌을 만들어 주십시오.


다음은 오늘 한나라당 지도부가 제기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에 대한 문제 제기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겠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오늘 오전 회의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구시대적인 색깔론을 제기하며 이념 대립을 선동하고 나섰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통일부 신년 말씀을 가지고‘친김정일파’,‘북한선전부 책임자’,‘대남선전방송’운운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비판을 쏟아냈다. 제가 원문을 구해서 몇 번이나 면밀히 읽어보고 해석해 보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들이 말했던 그런 내용은 어디에도 담겨 있지 않았다.
문안을 볼 것 같으면‘핵무기나 핵프로그램이 북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공동번영을 통한 빈곤문제 해결이 안보와 안전을 담보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의 빈곤에 대하여 3,000억불 수출국으로서, 세계경제 10위권의 국가로서, 또 같은 민족으로서 책임을 감수하여야 하겠습니다.’ 라고 표현되어 있다. 이 문장을 ‘북한의 빈곤이 남한의 책임’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해석이다.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한다. 제가 참고로 말씀드리면 국문과 출신이다. 만약 이것을‘북의 빈곤이 남의 책임입니다.’라고 말씀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아마 제가 볼 때 대학논술 시험에서 거의 빵점을 맞을 것이 확실하다. 만약에‘같은 민족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면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겠지만,‘책임을 감수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미래형이다. 따라서 앞으로 북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남측이 책임감을 가지고 나가자고 하는 것이 적절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다시 한 번 문장 해석까지 한나라당을 위해서 해 드려야 하는 고통이 있다. 
적어도 남쪽의 통일부 장관이 신년사에서 북의 빈곤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이다. 북한이 빈곤하며, 빈곤문제가 해결되어야 평화협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남쪽을 향해서만 준 것이 아니라 북쪽을 향해서도 준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적당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이 문장을 가지고 북한의 빈곤이 남한의 책임이 있다는 것으로 의미를 왜곡하는 것은 지나치게 정략적, 비판을 위한 의미 왜곡으로 밖에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이미 용도 폐기되고 있는 이념대립을 부활시켜서 대선국면에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시대착오적 정치행태에 대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신년 연초부터 이렇게 또다시 색깔논쟁을 해 나가는 구태정치를 즉각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 밖으로는 색깔논쟁을 부추기고 안으로는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한나라당의 저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가 올해 또 일 년 내내 지속될 것인가 하는 답답함에 다시 한 번 여러분께 말씀드렸다.


한나라당은 오늘 대통령께서 초청한 신년인사회조차 불참했다. 적어도 임기 1년을 남긴 대통령께서 초청하신 신년인사회에는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진 제1야당으로 당당히 참여해서 덕담도 나누고, 조언해 드릴 것이 있으면 조언해 드리는 것이 온당한 태도일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식의 속 좁은 정치, 초청한 신년인사회는 참석하지 않고 색깔론을 퍼 붙는 이런 식의 구태정치를 돼지해의 덕담이 끝나기도 전에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 시대가 민주주의를 완성한 시대이며 이것을 승계해 나가자고 하는 홍준표 의원 제안이 오히려 신선하고 건설적으로 들리고 있다. 잘 한 것은 잘했다고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제1야당 한나라당이 보여야 할 돼지해의 정치 행태라고 조언하고 싶다.



2007년 1월 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