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 정년퇴임식 축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05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6년 8월 25일 (금) 20:00
▷ 장  소 : 성공회대학교 운동장

▲ 김근태 당의장
신영복 선배님. 억울한 기분이다. 선배님의 가슴 속에 청년의 열정과 호기심이 그득한데, 정년이 웬말인가. 가슴 속 담아둔 얘기들 세상에 다 펼치지도 못했는데 정년이라니. 선배님은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천상 청년이다. 누가 저 양반을 20년 감옥살이 했다고 하겠는가. 솔직히 저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정독하지 못했다. 몇 번이나 책을 잡았다가 감옥에 갇혔던 선배님의 아픔과 설움에 목이 메여 책 속으로 성큼 들어가지 못했다.


감옥은 열정을 갉아먹는 곳이다. 강자의 폭력이 적나라하게 관철되는 경멸과 증오의 현장이다. 그런데 선배님은 그 감옥에서 20년을 보내고도 더 열정적인 청년이 되어 돌아왔다. 선배님은 감옥을 나온 후 20년 동안 행복했는가. 갑자기 마주선 세상이 낯설지 않았던가. 20년이 지나도 못 이룬 희망이 안쓰럽고 서럽진 않았던가. 감옥을 나와서 보낸 20년도 또 다른 감옥살이 비슷했을지 모른다고 생각이 든다.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의 강을 몇 번이고 넘나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40년을 보냈다. 그런데 오늘 정년퇴임식장에서 만나보니 선배님은 또다시 청년이다. 젊은 날 가슴에 간직하고 있던 희망의 끈을 아직도 놓지 않고 있다.


오늘부터 선생님은 세 번째 20년을 시작한다. 감옥에서 20년, 감옥을 나와서 20년, 훨훨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려본다. 지난 40년 동안 선생을 버티게 한 영혼의 날개로 더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자유의 세계로 날아오르는 선배님의 모습을 기다린다. 앞으로 20년, 우리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열정을 나눠줄 선생님의 모습을 그려본다. 아름다운 영혼, 영원한 청년 신영복 선생님 힘내 달라.



2006년 8월 25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