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읽는 즐거움”제4기 대학생 정치 아카데미 입학식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61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6년 8월 23일(수) 13:30
▷ 장 소 : 중앙당 대회의실
▷ 참 석 : 김근태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유재건 열린정책연구원장, 이인영 부원장, 유기홍 교육연수위원장


▲ 유재건 원장
요즘 한국사회에서 ‘한미동맹이 흔들린다. 전시 작전통제권을 우리나라가 찾아오면 금방 나라가 망한다’ 걱정하는데 한미연합사령, 미8군사령관과 협의하면서 한반도 안보와 국민들의 안녕을 위해서 한미동맹을 공공히 한다는 약속을 했다는 점, 그래서 절대 걱정이 없다는 말씀을 모두에 드린다.
여러분들 환영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많이 고조되어 있는데,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 여러분들께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셨다. 여러분들에게 결코 2박3일의 일정이 끝날 때, 이번 선택이 일생에 몇 가지 선택중에 제일 잘한 것이라는 느낌이 다가가도록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소개하겠다. 네 사람이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비행기가 고장이 나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게 됐다. 네 사람은 대학생과 목사와 의사, 정치인이다. 낙하산은 세 개 밖에 없어 네 사람 중에 셋만 살고 한 사람은 죽어야 되는 상황이다. 서로 양보가 없는상황에서 의사가 먼저 환자가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뛰어 내렸다. 다음으로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급한 일이 있다고 뛰어 내렸다고 한다. 목사는 혼자 기도를 하시다가 대학생에게 ‘나는 오래 살고 했으니 미래 주인공인 학생이 내려가십시오’ 라고 말하자 대학생이 말하기를 ‘조금 아까 국회의원이 짊어지고 간 것은 낙하산이 아니라 내 책가방이다’라고 했다.


요즘 동네 다니면서 들으면 정치를 폄하하는 조크들이 무성하다. 이것도 그 중 하나이다. 어떤 서양의 학자에 의하면 우리가 정치나 정치 지도자를 폄하하면 그 정도의 운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뽑은 사람들 격려하고 잘 가도록 해야 한다.
여러분들 중에는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에 패한 이후에 동정심이나 인정을 갖고 찾아 오신 분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오신 분도 있을 것이다. 참여해서 공부하자는 생각에서 오신 분도 있을 것이다. 참여 동기는 여러가지지만 수료식할 때 정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처서이다. 가을을 알리는데 여러분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 그지없이 반갑다. 좀전에 당의장이 들어 오실때 열열한 박수를 보내 주셨는데, 요즘 당의장이 어디가서 열광된 박수를 받기 어려운데(웃음) 그런 광경을 목격하면서 너무나 기분이 좋고, 새로운 정치문화 창달이 시작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의 바램이 우리나라를 살리는데 기본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것이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란다. 특별히 총력 기울여 전문가들과 의논하면서 준비한 내용은 바쁘고 힘든 학교생활에서 시간을 쪼갠 여러분들에게 실리있는 것이 되도록 했다. 진짜 좋은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과 지적인 호기심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겠다. 미래는 여러분 손에 달려있다. 가슴을 활짝 열고 세계를 바라보는 기개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
기성정치인들이 부족한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는 많이 변해가고 있다. 그 중간에서 열린우리당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정치문화를 같이 개선하고자 한다. 여러분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맑은 정신이 우리당에 필요하다. 도움도 부탁한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앎에 대한 갈증과 경험에 대한 목마름들이 다소 해갈됐으면 한다.
좋은 친구도 사귀고 사회 활동에서도 밀고 당기는 선배들과의 만남이 꽃피길 바란다.


▲ 김근태 당의장
유재건 원장께서 비밀 아닌 비밀을 폭로했다. 요즘 열광적인 환영과 박수를 받은 지 오래됐다.(웃음).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 여러분의 박수를 힘내서 잘 해 달라는 부탁으로 생각한다.
얼마 전 초등학교 학생들이 왔었는데 초등학생들에게 정치가 무엇인지, 집권여당으로서의 우리당의 임무가 무엇인지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 다음에 중학생이 오니까 좀 쉬웠고, 오늘 대학생 여러분과 만나니 한결 안심이 된다.
여러분들이 정치를 만나면서 정치가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캐치프레이즈에서 느낀다. 정치를 재밌고 즐겁도록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을 보니까 춤추는 사교시간이 있다. 저는 몸치여서 참여는 못하겠다. 제2차 프로그램에서 축구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함께 하겠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11년이 됐고, 그전에는 25-6년간 민주화 운동을 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2학기 때 학생운동에 참여한 계기가 있었다. 대학에 들어와서 당혹스러웠던 것이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이 1960년대 중반에 서울 판잣집에 살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열사, 지사들을 존경하고 신뢰하는 역사를 배웠는데, 사실은 이렇게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의사의 동생이 판잣집에서 혼자 살고, 가난에 찌들었다는 보도를 보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게 제가 학생운동을 시작한 계기였다. 그 이후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정치에 들어왔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열린우리당은 대부분 군사독재와 맞서 싸우던 사람들이다. 근래에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특히 젊은이들의 관심이 철회되고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들이 고마운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정치인들을 외면하면 그 순간에 기분은 편할지 모르지만 그 사회는 무너진다. 정치는 한 사회의 규칙과 원칙과 제도를 정하는 것이다. 만약에 원칙과 규칙을 정하는데 땀 흘려 일한 결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추가적 사회발전을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 여러분들의 이해관계와 직접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과 과정에 그 모든 것을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만 맡기면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간다.
국민대중들은 소외되어 더 냉소적이 되고 그 결과로 또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국민 대중들의 입장을 옹호하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정치가 망하는 것이다. 정치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가 망하는 것이다.
말하자만 철인정치로 출발하지만, 마지막에는 독재정치로 전락했던 역사의 굴절을 우리가 알고 있다. 지금은 위기다. 열린우리당의 위기이고 더 직설적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위기이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 꼭 가야 되는 선진국, 한반도 평화를 이루고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경쟁하면서 7천만 우리민족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난망하다. 그 고민을 여러분들이 해야 한다. 오늘 여러분들의 출발은 정치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참여했을 수도 있지만, 참여는 중요하고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 또래들이 학생운동을 할 때 정보기관들이 간첩으로 낙인을 찍어 왕따를 당했다. 여러분들께서는 다양한 관심이 있겠지만 동시대 친구들과 선배들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지식인으로서, 자유인으로서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귀한 시간 함께 해 주셔서 고맙다. 여러분 중에도 열린우리당의 당의장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여러분 중에서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도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출발은 작지만 끝은 장대했다는 성서의 말처럼 오늘 참여를 계기로 큰 결실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여러분 속에서 다음 세대 대통령과 총리도 나오길 바란다. 여러분의 참여가 대한민국 사회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시간되시고 즐겁게 2박3일을 함께 하길 바란다.


▲ 김한길 원내대표
여러분들에게 좀 실망했다. 조금 전 유재건 의원께서 여러분들을 웃기려고 재미있는 얘기를 했는데, 웃는 자세가 별로 안 좋았다. 얼마나 웃기는 얘기인가?(웃음). 정치의 시작은 경청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유재건 원장님께 큰 박수 부탁드린다. 방금 좋은 말씀해주신 김근태 당의장께도 함성과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


반갑고 환영한다. 요즘 인기없는 열린우리당을 찾아준 것 고맙다. 귀중한 2박3일의 시간까지 내 준 것에 우리가 용기를 얻는다. 세상이 요즘 열린우리당을 대하는 것에 감당하기 어려운데 여러분들을 다시 뵈니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옳구나’ 확인하는 계기도 되고, ‘누가 뭐래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구나’ 우리를 추수리는 근거가 된다고 말씀드린다.
재작년인가 독일에서 세계 최연소 국회의원이 한국을 방문했다.  22살 여대생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인 18세 때 연방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아주 해맑은 대학교 3학년 여학생이었다. 자신의 선거구호가 ‘투덜대지만 말고 참여하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것이 많은 호응을 얻어 국회의원 됐고 해 보니까 할 만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이가 어리고 전문성은 없지만 전문성을 지닌 보좌진이 잘 도와 열심히 한 만큼 보람이 있다는 얘기를 귀담아 들었다.
아시는대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참패했다. 우리당은 매일 같이 짝사랑를 받쳤는데 보기 좋게 실연당하고 말았다고 저는 그때 얘기했다.
그러나 우리당이 국민들께 바친 사랑이 진정이기 때문에 우리가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국민들께 다가서면 언젠가는 우리의 진심이 국민들께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거에 참패하고 나서 억울한 점도 있었다. 우리가 다른 당의 정치하는 사람처럼 차떼기를 한 것도 아니고 협잡해서 이권을 챙긴 사람도 아니고,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그나마 나라를 위해서 뭔가 해보겠다고 결심했는데 그 결과가 참담하게 돌아오니까 맥빠지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들을 많이 했다. 흔히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 탄핵 때문에 공짜로 국회의원 됐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 말은 사실이 아니다.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창당됐을 때, 창당을 앞 둔 불과 한 달 사이에 지지율이 급등해서 30%를 넘어 정당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정당지지율 1위를 지키던 한나라당이 당황했다. 당황한 한나라당이 저지른 실수가 탄핵이었다. 탄핵 때문에 인기없던 우리당 국회의원들이 당선된 것이 아니라, 탄핵이전에 이미 정당 지지율 1위가 되어있던 후보들이 당선된 것이다. 그때 열린우리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자, 친일세력, 군사독재 세력, 기회주의 세력들을 우리 정치무대 중심에서 몰아내고 새로운 정치를 하자고 창당했고, 그것이 국민들께 공감을 얻어서 정당지지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들께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당신들은 뭐하는 사람인가? 반민주세력, 친일세력, 독재세력, 기회주의 세력과 반대되는 자세로 정치를 하려는 것이다. 어떤 정치를 할까? 저는 저대로 이렇게 생각한다. 부자 아버지를 만난 아이들이 비싼 과외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가서, 그 아이들이 또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것이다. 부자아버지를 만났든 가난한 아버지를 만났든 성실히 공부하고 역량있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학교갈 수 있고, 또 좋은 학교가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그런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들딸들이 살아갈 내일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보다 확실하게 나아질 것으로 확신하는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손해보지 않고 땀 흘려 일하는 만큼, 그만큼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제가 여러분 나이인 20대 때 소설을 썼다. 제가 문단에 데뷔할 때 쓴 소설의 한 구절이 정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주인공인 20대 남자가 생각하는 정치라는 것이 이런 것이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꿈과 자유의 일부분을 저당잡은 힘과 권력으로 뭔가 일을 해 내고, 저당잡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돌려주는 일이 정치가 아닌가 소설에서 말하는데 지금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지금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요즘 어려웠다. 여름도 굉장히 더웠다. 열린우리당이 처한 정치적 상황때문에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마음도 힘든 여름이었다. 그런데 오늘 초롱초롱한 눈빛의 젊은 그대의 모습을 보니까 다시 기운이 난다. 여러분도 2박3일 보람있게 보내고 우리와 함께 힘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잘 가꾸어 나가자.



2006년 8월 2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