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당의장 당직자 월례조회 당부 말씀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19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6년 8월 22일(화) 09:00
▷ 장 소 : 중앙당 신관 대회의실
▷ 참 석 : 김근태 당의장, 원혜영 사무총장, 우원식 수석부총장, 김태일 부총장, 당직자 등



▲ 김근태 당의장
오랜만에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제 밤늦게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원망스러웠던 집중호우와 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 같았던 불볕더위도 이젠 지나가고 있다. 세상은 변하고 만물은 변한다. 25~26일 당직자 연수에서는 주요 주제가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되었으면 좋겠다.


변화해야 한다. 우리당이 매우 어렵다. 지난 5.31 지방선거 직후에는 곧 큰일 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계속되었지만, 그 위기는 넘어갔다. 그러나 여러분이 직접 몸으로 부딪혀 아는 것처럼 7.26 보궐선거에서는 5.31 지방선거보다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득표나 지지에는 큰 변함이 없었다. 우리 당이 어려운 것은 5.31 지방선거 이전에 변화했어야하는데, 또 5.31 지방선거의 결과를 가지고 큰 변화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서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시금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여러분은 젊은 당직자 몇 분을 빼고는 민주화 운동의 일선에 참여했던 후배들이다. 정권교체 시절에는 불타오르는 의욕과 전의를 가지고 진격을 했고, 정권 재창출이 무망하게 보일 때는 다시 분발을 했다. 그런데 사실은 정권교체나 정권재창출 이후 지난 날, 이른바 여권 당직자들이 가졌던 위세나 영향력은 온데 간데 없어졌다.


어떤 의미에서 여러분들은 보상을 위해서 민주화 운동이나 정권교체나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보상을 바라는 심리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았다. 그런면에서 가슴에 공허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우리 자신도 예전에는 매 맞고, 쫓겨 다니고, 왕따 당하고 이런데서 정책결정이나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로 발돋움했다. 우리 생활도 나아졌다. 그러나 우리의 지난날의 실행과 결단과 아픔에 비해서 돌아온 것은 기대에 못 미쳤다. 아마 이게 솔직한 우리의 내면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국민들이 알아챘다고 생각한다.


제가 여러분들 앞에서 민주화 운동 한 것을 훈장처럼 달고 다니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슴속에는 자부심을 갖고 있겠다.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당직자들이 제가 생각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국민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 다음의 미래에 대해서 당신들은 어떤 비전과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하고 대답을 요구한다. 그래서 변화해야 한다. 아니 미래의 국민에게 응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다시 의미 있는 사람들이고, 의미 있는 집단이고, 의미 있는 정치조직이라는 것을 입증하지 않으면, 우리의 존재이유가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다는 것을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겪었다.


다시 강조해서 말하면 우리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서 변화해야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다가 아니다. 우리가 국민들의 가슴속에 다시 의미 있는 존재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남고 살아남지 않고는 역사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속에서, 역사 속에서, 다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서로 분발하고, 서로 격려하고, 연대하는 친구가, 동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가 뉴딜을 주장하니까 한편에서는 환영하고, 한편에서는 변절이나 전향이 아니냐고 비판한다. 처음에는 새로운 거래라고 주장하다가 새로운 계약으로 말을 정리했다.
세 가지 말씀 드린다.


첫째로 이대로 가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뉴딜에 참여하지 말라. 이대로 가도 우리가 정권재창출이 가능하고 여러분의 삶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대로 있어라. 그러나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당직자는 나와 함께 해주길 바란다.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부림을 쳐야 한다. 여러분들이 일상적인 삶에서 새로운 결단을 요구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여러분이 함께 해줘야 가능하다. 변화해야 한다. 아니 변화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쳐야 한다. 몸부림을 치는 그 속에서 우리의 존재 이유를 확인해 보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잘 아는 것처럼 서민경제가 어렵다. 각 지역에서 지역구 사정이 어려운 것을 잘 알고 있다. 지역구에서 지역의 정치 여론을 형성하는 이런 분들의 삶이 굉장히 어렵다. 시내 출퇴근 하는 분들, 양질의 직장을 가진 분들은 삶이 보장되겠지만, 지역에서 삶을 꾸릴려고 노력하는 분들은 매우 어렵다. 지난 20~30년 동안 계속되어 왔던 박정희 식 개발독재는 이제는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그것의 대체를 둘러싸고 시장경제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라는 것이 관철되고 압도를 해왔는데, 이 결과가 중산층 아래쪽 빈곤층과 저소득층에게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니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 그렇다고 개발독재로 돌아갈 수도 없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신자유주의 방식도 전세계를 지배하는 강자의 경제적 지배논리지만, 우리한테 열쇠는 아니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제3의 길은 어딘가, 제3의 길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의 고민이 새로운 계약, 뉴딜을 하자는 것을 만들었다. 저는 네덜란드나 스웨덴 같은 나라, 한국은 작은 미국이 아니라, 큰 네덜란드나 스웨덴이 어떻겠는가 여러분에게 제안한다.


세 번째는 이번 일요일에 청와대에서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말했지만, 각론에 있어서는 할 말이 많다. 여러분도 고위당직자나 지도부가 먼저 솔선수범해야한다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하겠다. 그러나 각론에서 다 맞는 이야기지만 다 모아놓으면 총론에서는 맞지 않는다. 상황은 대단히 엄중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결단을 해야 한다. 콜롬버스가 달걀을 깨서 세운 것을 우리는 잘 알지만, 그 결단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저는 우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만이 이 결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설혹 다른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먼저 결단을 해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것은 각자의 영역에 있는 각 주체들이 모두 다 변화해서 의미 있는 자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분명히 가슴속에 뿌리를 내리도록 결단을 해달라는 것이다. 누구나 다 통합을 바라지만, 결단을 통한 타협을 지나서 자기희생과 헌신이 없다면 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시기 민주화 운동을 할 때 우리를 그렇게 했다. 물론 변화는 혼선과 혼란을 가져오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어렵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고 손을 내민다. 함께 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이 이후에 역사가 우리에게 가혹하게 보복할 것이다. 아마 저만이 아니라 많은 분의 가슴속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자, 새로운 결단과 타협을 통해서 통합을 이뤄내자, 이것을 사회대타협으로 실현하고 서민과 경제의 숨통을 다시 트이게 하자 이렇게 주장한다. 여러 가지로 갈등이 있는 것 잘 안다. 여러분에게 지난날처럼 정치적인 전망도 밝지 않고 또 근무환경도 좋지 않고, 더군다나 정치 조직에서 국민들이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오는 좌절감이 여러분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분은 젊고 열정이 있다. 지난날 아무것도 없을 때 정권교체를 위해 활동했던 선배들의 발걸음을 기억해 달라. 우리는 해야 한다.


한반도가 구조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 여러분은 알 것이다. 주체적으로는 그 위험한 것을 막아내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의지만으로는 안 되고 함께하는 국민의 공감대와 열정이 있어야 한다. 또 이런 짜증스러운 지체된 경제상황이 계속되면 여러분들이 잘 아는 것처럼 저소득층과 빈곤층이 우리로부터 떠난지 오래 되었다. 이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파시즘이 어떻게 창궐했는가를 여러분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지금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위기 속에서, 위기에 익숙해져서, 위기와 함께 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위협적 충격이 오면 이것은 내부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변화해야 한다. 여러분 자신의 존재의미의 부여를 위해서 변화해야 한다. 원혜영 사무총장 중심으로 해서 당 지도부 변하겠다. 분발하겠다. 변화한다면 등 떠밀려서 변화하지 말라. 여러분들이 선두에 서서 함께 손을 맞잡고 변화하는 결단을 내려달라. 부탁한다. 그리고 간절히 여러분에게 요청한다. 고맙다.



▲ 원혜영 사무총장
어려울수록 형식이 중요하다. 마르크스의 명제 중에 여전히 유효한 것은 ‘양이 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양의 축적 없이 질적 발전 없다. 형식을 잘 할 때 더욱 건강해지고 내용도 충실해진다. 잘 공감하겠지만 상황이 나쁘다. 우리 스스로 엄격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모범이 되어야지 남들에게 존재를 인정받고 우리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당의 운영에서 형식적인 것이 잘 갖추어 질 수 있기를 바란다.


당직자 개개인이 각자가 맡은 일에 있어서 최소한 형식적인 일에 충실 하는 작은 개인의 노력이 조직의 문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새로이 만들어진 팀별로 근무수칙을 만들어 이를 잘 실천해 달라. 오늘 임명장 수여식을 한다. 어려워진 당에서,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미래가 불투명한 당에서 어떤 당직을 맡고, 어떤 일을 맡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의미부여를 해야 하겠다는 의미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고자 한다. 이런 뜻을 당직자 여러분이 잘 알아 달라. 어렵지만 우리가 당당한 행동을 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실천해 달라.


 



2006년 8월 2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