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당의장 기자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04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천둥소리보다 더 큰 국민의 질책을 들었습니다. 국민의 눈물을 보지 못하고, 국민의 한숨을 듣지 못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길을 나섰는데, 바뀐 것은 세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 앞에 죄인이 된 것 같아 부끄럽고 고통스럽습니다.


자업자득이었음을 인정합니다. 잘난 체하고, 오만했습니다. 국민을 가르치려 하고, 이끌고 가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쌓이면서 국민들께서 거리감을 느끼고, 소외감을 느끼고, 무시당하는 기분을 갖게 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이뤄주시고, 총선에서 과반이 넘는 의석을 준 국민 여러분의 과분한 격려에 대해 가슴깊이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넘게 지났습니다. ‘아직도 반성할 줄 모른다’는 국민의 질책을 들으며, 고통 속에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몸을 추스르고,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함께 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무서운 민심을 선거 결과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천심 같은 민심이었습니다.


서민경제가 어렵습니다. 이런 분명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백성에게는 밥이 하늘’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열린우리당이 되겠습니다.


핵심은 서민경제입니다. ‘제민지산(制民之産)’이라는 맹자님 말씀을 떠올립니다. ‘국민의 생업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말씀입니다. 첫째도 서민경제, 둘째도 서민경제, 셋째도 서민경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린우리당을 만들겠습니다.


집권당의 책무에 충실하겠습니다. 집권당인 우리가 일을 못하면 국민이 고통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야당과 경쟁하고, 협력하겠습니다. 대권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생활을 외면하는 소모적인 정치를 끝내겠습니다.


말부터 앞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저희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변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가 내미는 손길을 마주잡아 주십시오. 거듭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서민경제에 올인하겠다고 했는데 복안은 있는가


= 복안은 있지만, 내일 비상대책위 전체회의를 열고 거기서 토론하고 결론 내려서 국민여러분께 보고하겠다. 큰 방향은 추가적인 경제 성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 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력 생긴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것을 성과 있게 이뤄낼 수 있는가 하는 방안이다. 우리에게는 여유 돈이 대략 48조에서 80조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고용률이 60%에 지나지 않는데, 고급 노동력이 있기 때문에 정책의 조합을 잘함에 따라서 추가적인 경제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합의하고 만들어낼 수 있을 까하는 것인데, 이것은 많은 합의와 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향후 부동산 정책기조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


= 지난번 연석회의에서 김한길 원내대표가 말씀하신 것 참조해 달라.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부동산 투기는 망국병이다. 국내서 자원배분 왜곡하고, 원가 상승시켜 국제시장 경쟁력 망친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번 얘기한 것처럼 이번 선거과정에서 일부 국민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분이 있었다. 기조의 일관성, 타당성을 견지하면서 김한길 원내대표 말씀대로, 필요하면 정책위에서 일부 국민 문제제기에 대해 경청하고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비대위원장 인선과정에서 김근태 의장에 대해 좌파이미지라는 해석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소방안은 무엇인가.


= 우선 그분들의 말씀에 주목하겠다. 아마 그분들 메시지는 이렇다고 생각한다. 우선 당의 단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말로 듣겠다. 또 지난 시기에 민주화운동을 한 것을 훈장처럼 가슴에 달고 다니지 말라는 말로 듣겠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6.10 민주화항쟁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 원내 과반수의석을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한나라당 전신의 독재세력의 과오에 대해서는 역사적 심판 내린바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지난날 문제로 얘기하면 안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을 능력 있게 해달라는 말을 대신한 것으로 생각한다.


- 이번 열린우리당이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된 원인은 지방선거의 참패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그런데 그 지방선거라는 것이 단순히 열린우리당에 대한 평가만이 아니라 정부와 청와대를 포함한 범여권에 대한 국민적인 평가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은 비대위라는 기구를 만든데 반해서, 청와대와 정부는 이것에 대한 평가라든지 사후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향후 어떻게 보조를 맞춰나갈 것인가.


= 언급하기 미묘한 것인데, 우선 내일 비대위 전체회의서 의논하겠지만, 지난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에게, 또한 국민에게 보고하고 동의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략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당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당이 선거와 정책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과 주문을 포함한 심판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부 스스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시간 갖고 결단하는 과정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 의장님 회견문을 보니 서민경제가 선거패배 핵심이라고 했는데, 당 일부에서는 개혁이 부진해서 선거 패배했다는 얘기도 있다. 향후 개혁파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국보법을 비롯한 개혁입법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 천천히 하자. 일반론을 말하면 당내나 국민들 속에서 개혁이 지지부진해서 그렇다고 주장하고 판단하는 분 있고, 다른 분은 개혁의 피곤함, 피로증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이 아마 일정부분 다 타당하다. 어떤 것이 주요인 이고, 어떤 것이 부차적인 요인인지 이런 것은 토론의 과정이 필요하다. 분명히 말씀드리면 저는 ‘깃발을 들고 나를 따르라’는 방식으로는 안하겠다. 말씀을 국민들 속에서 듣고, 의원님을 비롯한 당간부와 당원의 말씀을 듣겠다. 말씀을 듣는 큰 그릇을 비대위원과 더불어 만들어서 국민에게 보고하는 과정 가지겠다.


- 대권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 구체적인 것은 없고, 마음의 다짐을 하는 것이다. 우리당과 김근태 입장에서 대권 모색하거나 그런 냄새 풍기면, 국민들이 지방선거를 통해서 준엄한 심판했는데 아직 정신 못 차렸다는 불신과 반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마음의 다짐을 말씀드린 것이다.


- 범여권 통합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유효한 것인가


= 당이 단합해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한 이후에 있을 수 있다. 거꾸로 해서는 안 된다. 이번 지자제 선거는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이고, 박근혜 대표가 승리한 것이기 때문에, 지난번 소감을 말씀 드릴 때,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의 승리 축하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이 지자제 휩쓸었기 때문에, 지자제 발전과 지역주민 삶의 질의 개선을 위해서 한나라당이 비전을 제시할 때이고, 두 번째는 정치적인 심판의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책임을 갖고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았지만,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다짐한다. 이런 여건이 있기 때문에 대연합이라든지 이런 문제를 이 시점에서 제기하는 것은 책임회피고 적절하지 않다는 국민의 심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다.


-지자제 선거에서 서울과 경기 지역 등에서 거물 내세워 실패했다. 강금실 전장관, 진대제 전장관을 만나거나 당에 데려올 계획이 있는가.


= 강금실, 진대제 후보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16명 모두 일꾼이고 동량이다. 이대로 역할이 무력화되면 안 된다. 그 방안을 의논하고 건설적으로 당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하겠다. 또한 2000여명에 달했던 우리당 후보들에게 위로하고, 함께 우리당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하는데 협력을 요청할 것이다.


- 통합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바뀐 것인가


= 오늘 이 자리는 제 개인 의견보다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뭔지, 중론이 뭔지를 밝히는 자리다. 개인의 소신과 철학은 언급하지 않겠다.


- 선거후 비대위를 꾸리는데 10일 지났다. 당자체가 회의 구조 거대하고 내부 이견 많아 앞으로 당이 제대로 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지난 지자제 선거는 준엄한 심판이다. 충격이 매우 컸고, 깊고 광범위 했다. 한마디로 심대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원인과 처방에 대해서 각자 의원의 감각이 달랐고, 지도부도 의견이 달랐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당론 형성되면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


- 이번 비대위에 당헌개정을 포함한 포괄 권한 위임돼있다. 기간당원제, 상향식 공천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의향 있는가


= 원론적으로 말하면 모든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제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불신과 심판, 그 원인의 경중과 선후의 문제는 가려야 한다. 모든 문제를 다룰 수 있지만 모든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선후와 경중을 따지겠다.


- 서민경제를 위해 추가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정책 결정에 있어서 경제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인가.


= 이것은 저의 경제에 관한 평상시의 지론이었다. 지난 전경련의 한국경제연구원 초청강연에서 얘기할 때도 그 얘기 했고, 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도 이것을 강조했는데, 이것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2006년 6월 1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