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서울시장후보 경선출마 연설문 전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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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존경하는 열린우리당 당원동지 여러분!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계안입니다.


오늘은 제가 출마를 선언한 지 꼭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그 동안 성원해주신 열린우리당 당원동지 여러분과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저는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대기업의 최고경영자에 이르도록 30년 가까이 실물 경제현장에서 일했습니다. 한 때 저는 기업인의 길을 접고 신학공부를 계획했습니다. 뛰어난 신학자이자 음악연주자였던 슈바이처가 인생 3막에 의술을 배워 아프리카로 향했던 모습을 닮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열린우리당의 아는 분으로부터 정치참여를 권유받았습니다. 진보정치를 하셨던 아버님의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우리당의 약속이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제가 기업인으로 추구했던 것이 바로 ‘잘사는 나라’였고, 신학공부를 준비할 때 지닌 꿈이 바로 ‘따뜻한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통해 公的인 삶을 살고픈 제 꿈과 경제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 저는 주저하지 않고 열린우리당을 선택했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3년간 우리 당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참여정부의 성공과 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당의 지지도는 갈수록 떨어져 부패한 한나라당 지지도의 절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2007년 대선마저 패배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당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당이 왜 이렇게 됐습니까?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픈 원인입니다. 우리당이 약속했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잘사는 나라’를 외쳤지만 경제는 계속 침체되었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지 못했습니다. ‘따뜻한 사회’를 내세웠지만 양극화가 심화되었고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지난 연말, 지방선거가 목전인데도 우리당은 본격적인 선거준비를 할 수 없었습니다. 명색이 집권당인 우리가 마땅한 후보감을 찾지 못해 준비를 시작할 수 없었던 겁니다. 패배주의가 판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당 한편에서 이 번 지방선거에 CEO출신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몇 번의 조사를 통해 서울시민들 다수가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CEO형 행정가를 원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청계천도 좋지만 실업률이 전국 평균을 능가하는 등 서울의 경제는 허울만 그럴듯하다는 현실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하고 저는 승패의 전망을 떠나 강력한 책임의식을 느꼈습니다. 제가 나서야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로서의 제 경험과 능력을 활용한다면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는 물론이고 우리당을 패배주의의 늪에서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당의 승리의 秘訣을 찾은 것처럼 기뻤습니다. 우리당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입니다.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길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당이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 확실하게 ‘경제를 알고 경제를 살릴 후보’를 내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이계안이야 말로 여야를 망라해 경제를 가장 잘 아는 후보가 아닌가, 저 이계안이야 말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며 양극화를 해소할 준비된 후보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지난 100일간 외롭게 투쟁해 왔습니다. 당 지도부는 ‘경제’를 지방선거 승리의 열쇠라고 본 저와는 생각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인기는 높지만 ‘경제’와는 거리가 있는 특정후보에 지나치게 기대는 모습이 저로서는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인지도가 약한 저로서는 당원 여러분과 서울시민에게 제 생각과 경륜을 알리는 것조차 힘겨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단 한 번도 당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놓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먼저 강금실 후보의 조속한 입당을 촉구했습니다. 지명도와 인기가 높은 강금실 후보가 입당해 공정한 경선을 치루는 것이 우리당이 승리하는 길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완전한 국민참여경선’을 주장한 것도 그 것이 저에게 유리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경선을 통해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당의 궁극적 승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당내 일부에서 그런 저를 비판하는 소리가 들리고, 결국 제한적인 경선방식이 채택된 후에도 저는 단 한 번도 경선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품은 적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어떻습니까? 당 지도부의 노력과는 반대로 한나라당에서 오세훈 후보가 등장한 이후 강금실 후보의 지지도는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출마선언도 하기 전인 4월 6일 41 대 39로 강금실 후보를 바짝 따라붙었습니다. 한나라당의 경선이 한창이던 4월 18일엔 이미 51 대 35로 강금실 후보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경선을 마친 4월 28일엔 54대 29로 강금실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강금실 후보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후에도 철저한 중립을 지켰고, 결국 自黨의 경선을 서울시민의 관심사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강금실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벌어지는 격차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의 승리인 것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당 지도부는 어땠습니까? 누가 보더라도 강금실 후보에게 명백히 기우는 모습이었고, 결국 우리당 경선에 대한 서울시민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이대로는 집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엄정한 중립을 지켜 한나라당 경선을 흥행시키는 동안 한나라당 당원들은 오세훈이라는 강금실 후보에 대한 맞춤형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습니다. 두 번의 대선 패배에서 오는 절박함, 또 질 수 없다는 절실함이 그들로 하여금 오직 ‘누가 강금실을 꺾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선택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선거에서 맞춤형 후보를 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한나라당이 이미지에서 거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오세훈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당 대 당의 대결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구도를 만든 겁니다. 우리가 구도를 다시 바꾸지 않으면 집니다. 2002년 대선승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2002년 천정부지로 치솟던 ‘노풍’이 가라앉았습니다.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전대미문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새로운 구도를 만들었고 결국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강금실의 ‘강풍’도 ‘노풍’처럼 가라앉았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방이 우리의 에이스 강금실 투수에만 강한 오세훈 타자를 내세웠는데, 두들겨 맞는 것이 뻔한 강금실 투수가 던져야 합니까? 아니면 오세훈 타자를 제압할 구원투수를 내보내야 합니까?
구원투수가 여기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전략적 선택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우리당 지지자들의 전매특허입니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의 기적을 기억하지 않으십니까? 당시 경선 선거인단은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지원과 대세론으로 당을 장악했던,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이회창 후보를 이기지 못한 이인제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가능성만 보고 노무현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승리했습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 이계안은 우리에게 남은 단 하나의 필승카드입니다. 저 이계안은 우리가 서울 시장선거에서 승리하고, 나아가 200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유일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저 이계안은 오세훈이라는 한나라당의 맞춤형 카드를 제압하고 한나라당의 전략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최강의 대안입니다.


존경하는 열린우리당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 저 이계안이 이기면 5월31일 열린우리당이 확실히 승리합니다. 2006년 봄, 제2의 기적을 일구는 주역이 되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6년 5월 2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기호2번 이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