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출마 연설문 전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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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서울특별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강금실입니다.
제가 출마선언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가고, 앞으로 남은 선거일도 한 달이 되는 시점입니다.
참으로 긴 한 달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너무 큰 변화였습니다. 큰 선거를 준비하려다보니, 압축되고 날 선 나날이 그렇게도 길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저를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하여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기 위해 섰습니다. 저의 후보로서의 경쟁력과 서울에 대한 구상, 정책과제들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오늘 여러분을 만나기까지 제가 겪어온 지난 한 달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왜 출마하느냐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으나, 당원 여러분께 충분한 설명을 드린 바 없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참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2003년부터 1년 5개월 동안 참여정부 초기 주요 개혁과제였던 검찰개혁의 소임을 맡아서 법무부장관으로 일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 반 가까이 야인으로 다시 돌아가서 공개된 장소마저 극구 피하면서 생활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 자신도 정치와는 너무 먼 거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에게 시장후보로 선출하여 달라고 호소하려니, 역사에 던져져 흘러가는 한 개인을 보는 듯합니다.


동지여러분, 제가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올 1월부터였습니다. 그리고 3월 중순에서야 겨우 결심을 굳히고 본격적인 준비를 하여왔습니다. 긴 고민시간이었습니다. 밖에서는 웬 고민이 그다지 긴가, 언론플레이인가 눈총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이러한 큰 선거에 뛰어든다는 것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고민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정리해가며 제 마음을 굳혀야 하였습니다. 정말로 힘들고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제 마음을 너무나 불편하게 한 것은, 이대로 가면 5.31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가 불 보듯 뻔하다는 예측들,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후보로 계속하여 제가 거론되는 상황, 그것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서울을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도시로 바꾸는데 네가 좀 나서라는 주위의 권유였습니다. 시정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삭막하게만 느껴졌던 서울을 활기 있고, 사람 중심의 아름다운 도시로 바꾸기 위한 대안들이 많이 연구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가진 개혁정당이 주저앉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이냐, 희망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요구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의 진정한 개혁을 원하는 사람으로서, 서울의 변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에 동참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당선가능성을 믿고서, 서울시장에 저의 사심을 실어 내린 결단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다수의 지지를 확신하고서 내린 결단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저는 저의 모든 것을 버리고 목숨을 건 자세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제 앞에 놓인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열린우리당의 낮은 지지도로는 절대로 당선될 수 없다고 충고하였습니다. 열린우리당과 거리두기 하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제가 사용하지도 않은 ‘시민후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시장후보로 나선다면, 열린우리당의 후보로서, 당의 원칙에는 동의하되 당이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시민들을 설득해야 하였습니다. 선거경험이 전혀 없는 저 혼자 힘으로 열린우리당조차 휩쓸려 있다고 시민들이 비판하는, 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의 진정성, 시민주체성, 포용성을 보여주는 선거준비와 정책준비를 하여야 하였습니다.


출마선언과 그 이후의 과정은 이런 험난한 상황을 사실로 드러냈습니다. 저는 열린우리당 후보로서의 원칙을 견지하기 위하여 당과의 거리두기를 거절하였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야 하는 의무감에서, 정책 하나하나를 되짚으며, 대안으로서의 저의 정책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전략공천이 거론되었으나, 이 또한 원칙을 견지하기 위하여 거절하였습니다. 경선을 눈앞에 두고 있어 당의 공식적인 협조는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와 같이 외부인사가 선거에 영입되는 경우에 정당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실려 가듯 선거를 치러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게 주어진 상황과 과제는 그 선례를 반복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개혁원칙에 서되, 진정성을 보여주는 정치로서의 새로운 선거조직, 네거티브를 지양하는 선거운동방식,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실현하려는 노력으로 지난 한 달을 보내왔습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선거, 새로운 정치와 정책의 과제를 짧은 기간에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선거경험이 없다보니, 처음에 저는 사람들을 만나도 인사할 줄도, 악수할 줄도 몰랐습니다. 대중정치인으로서의 변신이 절박한 숙제가 되었습니다. 진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지극히 짧은 시간에 제 자신이 변모하여야 하였습니다.


그 계기를 만들어주신 것은 이번에 직접 접촉하고 교류한 당원 여러분들, 그리고 생전 처음 현장에 나서 후보로서 만나는 시민들이었습니다. 당원 동지들과 시민들을 만나면서 저는 비로소 현장에 살아 있는 서민의 영혼을 느끼고, 저의 정치적 입장을 명백히 그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 인권을 위하고, 약자를 위하여 살아온 지식인이었으나, 시장에서, 역 앞에서, 전철 안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체온이 담긴 접촉과 그들의 순수함이 저를 부끄럽게 만들고 진정한 서민을 위한 정치인으로 저를 변모시켰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한달 저에게 주어진 버거운 과제를 소화해내면서 진실한 마음으로, 진실한 당원의 자세로 오늘 여러분을 만나기까지 참으로 오랜 세월을 겪어온 느낌입니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지금 제 앞에 닥친 난관은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오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남은 짧은 선거기간 동안에 저는 열린우리당의 개혁성과 진정성,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시민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호소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주신다면, 저와 합심하여 개혁정당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겸손하게 시민들에게 귀 기울이고, 시민을 섬기는, 진정한 정치를 실현하는 선거를 치르자고 호소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합심한다면, 진실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그리고 진실 앞에 시간은 결코 늦지 않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한 마음이 되어최선을 다한다면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강금실, 시민과 하나 되어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제 모든 것을 걸고 나왔습니다.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여 서울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겠습니다.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와 개혁의 웃음을 되찾아 드리겠습니다.
저 강금실이 앞장서서 동지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동지여러분! 우리가 먼저 같이 변하여야 합니다. 시민을 소외시키는 ‘그들의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주체로 서는 ‘나의 정치’를 만들어 나갑시다.
‘책임의 정치’ ‘친절한 정치’로 나갑시다.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하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는, 당당한 정치로 나갑시다.


존경하는 동지여러분! 이제 저의 서울에 대한 구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꿈꾸는 서울은 ‘하나의 서울’입니다.
오늘의 서울은 두 개의 서울로 나눠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강남북 격차가 너무 심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갈라놓고 있습니다. 강남북이 하나 되는 서울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 첫 번째 과제를 위하여 한강 한가운데에 위치한 강북 용산-마포-성동 일대를 복원한 신도심을 만들어, 강북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나아가, 21세기를 향한 수도 서울의 청사진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둘째, ‘사람을 위한 개발’ 원칙을 확고히 지키겠습니다. 개발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는 것입니다 . 지금의 뉴타운 정책은 살던 사람을 내쫓는 방식입니다. 저는 ‘뉴타운사업’을 바꾸어 사람과 환경, 일자리가 조화를 이루는 신도시형 강북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셋째, 저는 교육시장, 보육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교육입니다. 서민의 자녀들도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키우기까지 부모들의 시름을 덜어드리고 싶습니다. 사는 동네가 다르다고, 부모의 소득이 다르다고 우리 아이들에게 기회까지 달라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넷째, 서울을 안전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직접적이고 일상화된 폭력에 시달리는 도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이 3대 폭력을 기필코 해결하여 안전한 서울을 만들고 싶습니다. 학교 가기 불안하고, 여성이라서 불안하고, 가정에서조차 불안한 사회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


다섯째, 소외된 사람과 차별 받는 사람을 위한 복지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돈 없다고, 몸이 불편하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또 여성이라고, 외국인이라고 차별받는 일은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차별로 고통 받는 서울시민들에게 서울시민으로서 누릴 똑같은 권리를 되찾아 드리겠습니다.


여섯째, 일자리 창출과 경기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디지털 산업,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한강 가운데 신도심 세계도시 플랜과 역사문화도시 건설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관광문화산업을 진흥하고자 합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이 주인인 서울을 만들고 싶습니다. 시민참여예산제와 주민소환제 등을 통해 시민주권을 회복하고 서울시민청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의 서울은 사람의 도시, 함께 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합니다.
작은 것은 작은 대로 아름답고, 큰 것은 큰 대로 소중합니다. 크고 작은 것들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우리 사회는 더욱 성숙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저는 2만 5천 공무원들을 통솔하는 법무부장관으로서 불법대선자금수사를 지휘하여 선진국에서 2백년이 걸린 부패정치 청산을 이루었습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으나 저는 일관되게 법치주의의 원칙과 청렴한 사회에 대한 개혁의지를 관철시켰습니다.


저의 일관된 원칙의 진정함과 강력한 추진력, 서민과 약자에 대하여 배려하는 마음은 서울시를 이끄는 데서도 변함없이 발휘되어 시민들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동지여러분!
저는 정치를 하면서 조직을 만들어 온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선거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홀홀단신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가진 무기는 진실하게 살아온 제 삶, 그 자체입니다. 책임지기 위하여, 여러분과 함께 동참하기 위하여 마다하지 않고 투신한 저의 자세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저를 선택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가 저를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선택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축제의 선거를 만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5월 2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기호1번 강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