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리 4.15학살 87주기 추모제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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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일 시 : 2006년 4월 15일(토) 14:00
장 소 :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
참 석 : 정동영 당의장, 김두관 최고위원, 이용희 고문, 김낙순 사무부총장, 김희선, 심재덕, 안병엽, 제종길, 윤호중, 서혜석, 우제항, 이원영, 정청래 의원, 김태일 대구시당위원장/진대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진철훈 제주지사 예비후보


▲ 정동영 당의장 추모사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인극을 보면서 모두 가슴에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끼셨을 것이다.
나라 잃은 백성의 참혹한 죽음과 비극, 그런데 그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다.
87년 하면 꽤 먼 과거 같지만 그러나 오늘은 87년전의 역사와 닿아 있다. 지난 1900년대 전 세계 어떤 나라 어떤 민족이 식민지, 분단, 전쟁, 쿠데타, 재난, 억압 이렇게 암담한 삶을 살아온 민족이 지구상에 어디에 있었겠나?
그 중에서도 1919년 4월 15일, 이 평화로운 제암리 마을에 살고 있던 안씨 문중의 절반 쯤 되는 40호 농가 마을 주민들. 아이만은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결국 시신마저 불태워 버린, 석유를 뿌리고 종교를 불태운 일제의 만행에 의해서 숨져간 제암리의 참극은 근현대사 비극의 뿌리다. 통곡의 역사의 시원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천지에 기미독립운동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어딜 가도 감동이 없다. 아마 이 땅에 유일하게 제암리에 오면 우리는 그때의 생생했던 조상의 숨결, 죽어갔던 비극의 현장성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을 우리는 그동안 대충 버려 놓았다. 박정희 정부 때는 아예 쳐다보지 않았고 정통성이 없는 5공 군부정권이 들어서서 시신을 발굴하고 탑을 세우고 기념관 하나를 만들었다.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일년에 2만명이 찾아 오는데 그 중에 5천명이 속죄하러 오는 일본인들이다. 그러나 민간인들이 와서 속죄할 것이 아니라 죽어간 29명의 양민, 그것도 종교시설에서 석유를 뿌리고 불태운 만행에 대해 일본정부가 뒤늦게라도 참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그런 요구에 박수를 동경까지 들리도록 보내 주시기 바란다.
끝나지 않은 역사라고 말씀드렸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한다.
1919년 4월 15일과 2006년 4월 15일 맞닿아 있다. 어제 느닷없이 일본정부는 동해안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자기들이 수로조사라는 명목으로, 수로측량이라는 명목으로 해양조사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안하무인이고 오만한 일방주의이다. 얼마나 우리를 깔봤으면 한일 양국간에 협약과 합의를 통해 그어 놓은 수역안에서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해양조사를 하겠다고 도발을 자행하겠나? 일본의 지금 우파 정권은 날이 갈수록 극우 보수화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협력과 공존공영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의 정부 때 참여정부 출범 초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맺었던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 파트너십은 파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의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입으로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팽개친 일본 정부, 공교롭게 그 다음날인 4월 15일 우리는 오늘 제암리에 모였다. 제암리의 영혼들이 저 지하에서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늦기전에 반듯한 나라를 만들라’고 말씀하는 것 같다. 반듯한 나라, 그 핵심은 두가지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일본에 아쉬울 것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마침 이 자리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하고 계시는  진대제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정통부 장관이 와 계시다. 미국의 IBM에서 연구하다가 삼성전자에 스카웃 되어 80년대 초 귀국하면서 ‘일본을 집어삼켜 버리겠다’는 기개를 뿜어내셨는데 그 약속대로 83년에 시작한 삼성전자의 디램 반도체 산업은 꼭 10년 만인 1993년에 일본을 제쳤다. 그 중심에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이 있었다.
일본에 아쉬울 것 없는 나라는 이렇게 과학기술로 일본을 압도하고 강한 경제로 일본에 손 벌릴 것 없는 선진한국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아마 제암리의 영령은 염원하고 계실 것이다.
또 하나 식민지 잔재로 아직도 갈라져 있는 이 분단체제를 끝장내는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를 하나로 만드는 것, 그래서 분단을 악용하는 일본의 야심과 의도를 없애는 것이다. 우리가 갈려져 있기 때문에 일본이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우리가 빨리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자강론이다.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스스로 강해질 때 무시당하지 않고 우리의 국권과 주권과 독립국가의 위상을 당당하게 과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성도 필요하다. 아직도 이 땅에는 약소국 현실주의에 기대서 외세 의존적 사고를 하는 정치세력이 막강하다. 그들은 수구적이고 냉전적이고 과거 지향적이다. 그들은 강고한 힘과 결집력을 갖고 있다. 역사가 거꾸로 가면 제암리의 영혼들이 통곡할 것이다.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참여정부에 와서도 고쳐지지 않는 우리가 반성해야 될 대목이 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근현대사를 선택으로 가르치는 나라,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나라, 필수가 아닌 내나라 역사를 이렇게 경시하는 정부, 저는 참여정부의 일원이었지만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애썼지만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각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자리에 역사학자도 와 계신데 노력해 주십시오. 고대사를 배우고 중세를 배우는 이유는 근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선택과목이다. 이것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YS 때부터 빚어진 일이지만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은 반드시 역사에 의해 보복 당한다. 역사를 잊지 말고 역사속에서 배워야 한다. 당찬 미래로 가기 위해서 필수무장으로, 역사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역사의식으로 무장하지 않은 정치세력은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런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제암리를 복원하고자 하는 운동도 바로 이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전국화 하지 않을 때 우리가 역사의 보복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암리는 제암리의 것이 아니다. 제암리는 대한민국 전체의 것이다. 4800만이 여기에 와 봐야 한다. 좋은 설계도를 만들었다. 조상의 숨결이 그 참극이 생생히 묻어나는 제암리 재정립 계획을 5년이 걸리더라도 10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으로 영구적인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정부의 업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계획하는데 몇 년이 걸려도 좋다. 하나하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래서 100년 뒤에 우리 후손들이 돌아볼 때 우리 조상들이 생각이 깊었고 우리 조상들이 역사의식이 강했구나 하는 교훈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3.1절 국가기념행사를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혼이 없다. 내년에는 제암리에 와 주십시요라고 하면서 제암리 3. 1절 기념식을 제안하고 말씀드렸을 때 흔쾌히 “갑시다, 제암리에 가서 합시다”라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 제암리를 5공 정권이 손 댄 이후에 그대로 놔두었다는 것은 우리의 수치다. 개혁정권의 수치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주민들에게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것과 병행해서 참여정부의 역사성과 역사의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암리의 복원계획이 추진되기를 간곡히 기원한다.


▲ 김두관 최고위원 추모사
제암리를 알고는 있었지만 와 보기는 처음이다. 어제 뉴스를 보면서 순국영령들을 어떻게 볼지 부끄러운 마음을 느꼈다. 일본이 우리 바다를 무단 침범해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에 “아직도 일본 놈들한테 수모를 당하느냐”고 꾸짖는 순국영령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순국영령들께 약속드리겠다. 더 속도를 내서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일본 보다 큰 나라를 만드는 데 매진하고 노력하겠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리의 한 맺힌 항일역사가 잊혀져간다고 한다. 이것도 열린우리당이 발 벗고나서 고치도록 앞장서 나가겠다.
오늘 부끄러운 마음 안고 돌아가지만 열린우리당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머리 숙여 순국영령들의 명복을 빈다.


▲ 진대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여기에 와 보고 스물 아홉 분이 돌아가신 아픔이 제게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 선조들의 울부짖음과 독립을 위해 애쓴 덕분에 독립은 달성했지만 그 후 많은 부분은 아직도 일본에 종속되어 있다.
80년대에 우리는 일본에서 반도체 10만개를 사야, TV 10만대를 팔 수 있었고, 20만개를 사야 20만개를 팔 수 있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저는 그때 미국 IBM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저는 85년에 뛰쳐나왔다. “반도체를 개발해서 일본을 이겨보자. 집어 삼켜보자”고 하면서 돌아왔다.
그 후 저는 경기도 기흥반도체에서 일했다. 그때 동료들 중에는 과로로 입원도하고 부인이 암에 걸려 돌아가신 분들도 있었지만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해서 93년에 반도체 부분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일본을 물리쳤다. 그 이후 한번도 메모리 반도체에서 일본에 진 적이 없고 일본의 기라성같은 반도체회사가 상대적으로 조그맣게 바뀌었다. 그렇게 일본을 이긴 것이다.
그리고 또 해 냈다. 제가 정통부 장관 재직 3년 동안 우리나라를 IT 일등국가로 만들었다. 어디를 가도 일본보다 앞서고 있으며 세계 최강국 아이티 코리아로 우뚝 세웠다. 그러나 여기서 끝날 수 없다. 잠깐 말씀드렸지만 일본이 왜 우리나라 땅을 침범해 수로조사를 하나?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 당의장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자강론이다. 실력을 길러야 한다. 똑똑한 후손을 길러내야 한다. 제가 앞장서고자 경기지사에 출마했다.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쳐서 일본을 이겼고 또 이종범 선수가 안타를 쳐 일본을 이겼다. 저도 일본을 두 번 이겼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길 수 있다. 스스로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 정동영 당의장과 소속 의원 일행은 기념탑 앞에서 제암리 학살사건의 경과에 대해 설명듣고 묵념한 후, 순국영령의 묘소에 분향했다. 추모행사는 정동영 당의장과 우리당 소속 의원, 마을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혼굿과 추모사, 추모공연의 순서로 1시간 30분여 진행되었다. 우리당 제암리 복원사업 TF를 맡고 있는 안병엽 의원은 제암리 항일역사 복원사업과 관련한 계획을 설명했고, 추모제는 가수 안치환씨의 추모곡으로 마무리 되었다.


2006년 4월 15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