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우상호 대변인 현안관련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26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6년 2월 28일 (화) 10:05
▷ 장  소 : 국회기자실



최근 김태환, 박계동, 곽성문, 최연희 의원의 일까지 여러 추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분들 개개인을 보면 인간적으로 엉망인 분들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또,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의 연이은 추태를 지켜보면서 왜 유독 한나라당에서만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가에 대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첫 번째,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오만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 과도한 사랑을 받고 정당지지율이 급상승해서 오만과 독선의 극치가 국민을 무시하고 어느 장소에서든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하는 그러한 규범으로, 그러한 모습으로, 그러한 문화로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 여전히 한나라당 내부에 과거 권위주의적인 군사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최근 일련의 술자리에서 보인 많은 모습들, 경비원을 폭행하고, 경제인들에게 맥주병을 날리고, 공직자의 얼굴에 맥주를 쏟는다든가, 심지어 여기자를 성추행하는 행동들은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과거 군사문화시절에 횡횡했던 술 문화의 한 유형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당사자의 탈당, 윤리위원회의 회부문제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의 내부에 오만한 자세, 군사문화의 잔재들을 척결하는 그러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이 있다. 부자가 되어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가난한 시절에 계획했던 일을 하는 것이다.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신분이 달라졌다고 해서 초심을 잃는다면 국민들의 심판을 받으며 국민들의 버림을 받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과 국회의원이 된 후의 모습이 바뀌지는 않았는가 돌아볼 때다.


저희 열린우리당은  최근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이것이 단순히 한나라당에 악재가 되었구나  해서 좋아하고 있지는 않다. 혹시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지 않은가 돌아보면서 겸손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또 우리도 그런 실수나,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옷깃을 여며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술 문화의 문제도 있었지만 특히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우월주의가 내면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길게 말씀드리지 않고 제가 대학시절에 즐겨 읽던 박노해 시인의 ‘이불을 꿰매면서’의 첫 구절과 마지막 구절을 낭독하겠다.
여러분들과 함께 모처럼 과거에 읽었던 시를 한번 읊겠다.



- 이불을 꿰매면서 -


이불호청을 꿰매면서, 속옷빨래를 하면서
나는 부끄러움에 가슴을 친다.
똑같이 공장에서 돌아와 자정이 넘도록
설거지에, 방청소에, 고추장단지 뚜껑까지 마무리하는 아내에게
나는 그저 밥 달라, 물 달라, 옷 달라 시켰었다.


편리한 이론과 절대적 권위와 상식으로 포장된 몸서리처지는 이윤추구처럼
나 역시 아내를 착취하고 가정의 독재자가 되었다.
아내는 나의 몸종이 아니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친구이며 부부라는 것을
우리의 모든 관계는 신뢰와 존중과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작업 끝내고 돌아오는 아내를 기다리며 이불 호청을 꿰매면서
아픈 각성의 바늘을 찌른다.
 


아픈 각성의 바늘을 찌른다.
이게 저의 결론이다.



2006년 2월 28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