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서울시당 아카데미 4기 입학식 강의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05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문희상 의장 서울시당 아카데미 4기 입학식 강의

▷ 일 시 : 2005년 7월 23일(토) 13:30
▷ 장 소 : 중앙당 1층 대회의실

주제 : 참여와 개혁, 21세기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

◈ 문희상 의장

반갑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문희상이다. 이 폭염의 계절에 할 일 많으신 분들이 4기 아카데미 등록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남을 위한 인생을 살겠다는 결단을 내리시고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에 도전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것에 감사드린다.

오늘의 주제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이다. 이 말은 왜 참여정부가 생겼는가 하는 참여정부의 존재의 의의와 열린우리당의 창당 이유와 같은 말이다.
열린우리당의 출범, 참여정부의 출범의 키워드는 참여, 개혁, 통합 이 세가지이다.

첫 번째 키워드인 '참여'. 왜 참여인가? 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언제든지 인용하는 말인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맞춰 박정희 대통령과 제5공화국인 전두환 대통령 시절은 ‘for the people’ 시대였다. 국민을 위한 정부였다.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말살했던 기억이 있지만 국민을 위한 것을 만든 것도 사실이다. 가난의 굴레를 벗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으며, 조국을 근대화시킨 열정을 우리 가슴에 새겨야 한다. 3공 5공의 정신이다.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물론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속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의 근대화 열정은 인정해야 한다.

노태우 정권에서 문민정부까지는 ‘by the people’ 시대였다. 그 이유는 대통령 직선제가 6.10항쟁으로 쟁취되었고 대통령을 직선으로 선출하게 되어 정부의 정통성을 부여 받았던 시절이었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by the people’ 시대였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는 ‘of the people’이다. 국민의 정부는 처음 출범했을 때 다들 모여 정부의 별칭을 의논하면서 처음에는 ‘국민 정부’였다. 이에 대해 저는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잘 아는 대로 국민정부는 중국의 장개석 정부의 별칭이다. 국민의 뜻에 따라 만든 정부이지만 부패정권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장개석 정부의 별칭을 붙이는 것은 이상하다고 해서 ‘국민의 정부’로 바뀌었다. 그때 이름을 직역하면 ‘of the people’ 국민의 정부인 것이다. 특정 세대, 특정 지역, 특정 정파를 떠나 하나로 모든 부분이 똑같이 참여한다는 염원이 이름에 담겨있다.

참여정부도 마찬가지로 주권재민의 원칙이 지켜지는 말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똑같나? 그것은 아니다. 둘은 어떻게 다른가? 강원룡 목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신 말씀을 소개하겠다. 강원룡 목사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한마디로 얘기해 대한민국의 제2대 대통령이다. 이유는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 5천년 중 왕이 지배하던 시대가 계속되었고, 대통령이 왕을 하던 시대였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시절은 민주화 투사가 제왕적 대통령을 권위주의하에서 행사했다. 권위주의 시대였다. 탈 권위주의 시대를 맞이한 초대 대통령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인데, 그러면 한국의 역사를 모두 비하한 것 같아서 모든 대통령의 시절이 1대이면 당신은 2대 대통령이다. 긍지를 가지고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정치를 하시오.’ 라고 했다. 저는 그때 떨리면서 들었는데 지금도 옳다고 생각한다.

권위주의 시대는 끝났다. 참여정부가 지금 문을 닫는다 해도 역사에 남을 일이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시대를 끝내고 1인 보스체제를 끝낸 것이다. 법률과 관행이 보장했던 4대 권력기관,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국정원 등의 권한을 전부 되돌려 줬다. 어제, 오늘 신문에 도배되었던 대통령을 위해 감청까지 하는 그런 일을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하지 말자는 게 국민의 정부였다. 상향식 민주주의를 하자고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모였다. 상향식 민주주의의 창달, 열린우리당의 창당목표이며 100년 정당의 목표이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고 당원이 주인된 세상이 되어야 한다.
이 정부는 그런 소지가 생길까봐 중간기구까지 없앴다. 정무수석, 정치특보 중간역할의 숙주까지도 모두 없앴다. 공천권, 당직 임명권, 재정권, 정책결정권, 실제로 행사했던 청와대 권력 한 가지도 행사하지 않는다. 천지개혁의 변화는 질이 변하는 것인데 가시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못 보는 것이다.
가령 부패 공무원 구속,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없앤 것이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관행과 제도로 보면 대통령 마음만 바꾸면 바로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히 말하면 없어졌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끝장낸 것이 실적이다.

두번째 정격유착의 고리를 끊어 내고 돈 안드는 선거를 실천했다. 돈 안드는 선거에 영국은 250년이 걸렸다. 각종 엄중한 법령의 시행 등 여러 가지를 총동원해도 250년 걸린 일을 우리는 2~3년 만에 해치웠다. 이권 청탁을 위해 정치자금을 바치는 것이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하는 기업인은 어리석은 것이다.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1인 보스, 제왕적 대통령 권력이 살아있을 때나 통하는 일이다.
97년 선거 이회창 후보에게 100억 이상 주었다. 노무현 후보와 같이 한 후보시절에도 차떼기로 받았는데 그 5년 전에 100억을 받았다. 이젠 그런 일들이 없어졌다. 물론 모든 국민, 열린우리당, 여기 있는 여러분들의 승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중의 핵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을 10일이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그 날로 돌아간다. 그럼 우리도 어깨에 힘주고 선거를 치룰 수 있겠지만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과거 권위주의로의 회기이다.
우리는 절대로 안 한다는 결단을 했다. 당원의 힘으로 우리는 역사를 바꿨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장내고,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어 돈 안드는 선거를 한 것은 누가 뭐래도 참여정부가 해낸 일이다.
참여는 국민 스스로 자율적으로 자기 생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를 했기 때문에 이런 지지기반이 생긴 것이고, 여러분이 해낸 일에 대해 여러분들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상향식 민주주의 창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두 번째 키워드인 '개혁'은 이 시대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21세기는 변화의 시대이다. 세계는 국경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이 21세기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21세기는 무한경쟁시대, 정보화 시대로 창의력을 중시하는 문화 컨텐츠로 바뀌었다. 세계적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정치도 변해야 된다. 국정 전체가 바뀌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고만다. 개혁은 절대절명의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어떻게 개혁하면 되는가?
너무 서두르다 망하고, 이것저것 손대다 망하고, 기득권에 발목 잡힌 정권이 수두룩하다. 우린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해야한다.

일본은 5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5000년 동안 우리에게 문자와 농경법을 배우고 복속관계였는데 지난 150년 동안 바뀌었다. 그 세계가 크게 바뀌는 시대동안 우리 민족은 세계로 나가지 않고 문을 닫고 안에서 싸움을 벌였다.
시아버지, 며느리가 싸우다가 국권상실을 했고 해방되었고, 그 후 분단, 그 후 권위주의 시대로 30년 딱 100년동안 허송세월을 했고, 오욕의 역사로 점철되었다. 오늘의 역사는 100년의 역사가 뒤쳐진 것이다.
일본은 그때 명치유신을 단행했다. 개혁주체세력은 112명이었다. 그 112명 중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42살이었다. 제일 어린 사람이 17살인 이또오 히로부미였다. 일본 역사를 바꿔 놓은 것이다. 명치유신을 평가하는 이유는 명치유신이 성공했고, 세계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쫓아가도 앞서 가고 있다.
지금 이 시대가 중요하다. 미일중러 이 4대강국은 예전에도 지금도 강국이다. 우리나라는 묘한 운명에 처해있다. 중러, 미일 중간에 허브로 대륙, 해양세력을 모아 영종도로 끌어들이고, 자긍심을 가지고 네 나라와 함께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균형자론이다.
이 중대한 세계사의 흐름속에 우리는 안에서 싸우고 편가르기 하고, 왕따시키고, 거꾸로 소리지르는 참으로 안타까운 순간이다.

개혁은 당위론보다 방법론이 중요하다.
정권이 출범했던 시기에는 모두 개혁을 하려고 했다. 새로운 것을 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법론으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첫째, 개혁이 성공하려면 목표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출발해야 한다. 마구잡이로 출발하면 일회적으로 끝난다. 국민의 기반을 상실한 개혁은 동력이 없어지면 하지 못한다. 문민의 정부는 많은 일을 했다. 금융실명제, 하나회 숙청 등을 했고 성공하였다. 5공 시절의 비리에 대한 청산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프로그램 없이 즉흥적이었고 나중에는 도덕성을 상실하여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래서 주저앉았다. 아쉽다. 그러나 문민정부를 평가해야 한다. 개혁과 변화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하였다.
그 다음 국민의 정부는 마스터플랜을 준비해서 출범했다. 그런데 하드웨어 위주로 하던 쉬운 작업, 돈이 안 들면서도 국민의 공감대가 빠른 것을 개혁하는 하드웨어 개혁은 문민의 정부에서 했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하다가 동력을 잃기 쉬운 개혁을 국민의 정부에서 했다. 교육개혁, 국민연금 등이다. 의약분업도 전 세계가 다하는 것인데 국민의 정부가 실천한 것이다. 후대에는 두고두고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건보통합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사회개혁 위주로 하면서 많은 동력을 잃었다. 국민의 정부 때 환란극복,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정상회담 한 것, 노벨평화상의 수상 등 세상을 진동시키는 업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력이 빠진 것이다.

참여정부는 마스터플랜이 로드맵 같은 것이다. 마스터플랜은 중요하다. 비서실장 시절에 253개 로드맵을 만들었다. 목표를 정했는데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아이다. 한 치의 오차 없이 로드맵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정부는 실용주의 정부이다. 개혁의 실적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한 실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왜냐면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목표에 따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는 개혁 속도와 강도의 문제이다. 전국민 30%는 개혁에 찬성한다. 그러나 절대 개혁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도 30%가 있다. 이것저것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40%가 있다. 그런데 이들이 중요하다.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국민이 함께하는 개혁, 한사람 100킬로보다 100사람 일킬로가 중요하다. 함께 하는 개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다. 개혁은 절대 절명의 과제이고 개혁입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럼에도 민생이 같이 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민생은 개혁 그 자체의 존재 이유이다. 개혁만 주장하다 개혁 도그마에 빠지고 실패로 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 하나는 원칙이고 민생은 전략이다. 개혁과 실용, 민생, 원칙과 전략은 같이 가야 한다. 개혁과 실용으로 나누어 싸울 필요가 없다. 같이 가야 한다. 국민과 함께 가는 개혁이 꼭 필요하다. 국민을 위해 개혁을 해야 한다.

세 번째는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이다. 개혁주체세력이 더 많은 책임을 가져야 한다. 역사를 봐도 그렇다. 아놀드 토인비가 세계사는 언제나 서쪽으로 발전되어 갔다고 한다. 팍스 로마나이다. 팍스로마나의 시민권 가진 사람들은 납세의무와 병역의무를 자기들만 졌다. 도덕적 책무 때문에 팍스로마나가 생겼다. 그것이 도버해협을 건너갔다. 그때 대영제국이 생겼다. 대영제국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제일 먼저 실행했다. 대서양 거쳐 미국으로 갔다. 팍스 아메리카나이다. 재벌이 존경 받고 자본주의가 존경받는 것을, 미국을 만들었다. 이제 21세기 새로운 세기에는 아시아의 세기가 열린다. 아시아 시대의 세 주역이 있다. 중국, 일본, 우리나라이다. 중국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으며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스스로 긍지를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처한 상황을 비하할 필요가 없다. 21세기 선진조국으로 반드시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 할 수 있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하면 된다. 조금만 삐긋하면 역사속에서 사라진다. 1934년 몽골제국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250만 인구의 작은 나라로 전락했다.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도 있었지만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도 언어를 잃지 않았다. 우리는 단일 언어로 단일 국가를 유지하는 유일한 나라이다. 힘을 가지고 지켜야 한다. 21세기 선진국으로 가는데 개혁은 필수요건이고 주체는 여러분이다. 도덕적 책임을 갖고 솔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선진국을 상대로 싸워야 하며 우리 내에서 싸우면 안 된다. 선진조국으로 가야 한다.


2005년 7월 2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