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시절 대선불법자금 관련한 안기부의 불법도청 의혹사건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가 안기부 도청팀인 ‘미림’이 “이름과 형태를 바꾼 채 지금도 계속 존재하고 있지는 않은지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도청에 대해 “국정원 조사를 못 믿으니 국회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던 과거 정권의 불법 도․감청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데 한나라당의 접근은 좀 이상하다.

“지금도 도청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국정원 못 믿는다”

이런 한나라당의 주장은 “뭐 뀐 놈 성낸다더니”라는 옛 속담에 딱 맞는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 도청을 버젓히 자행해 온 한나라당은 스스로 반성하고 사죄해도 부족한데 더 큰 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처구니없는 적반하장으로 전형적인 물타기이다.

한나라당은 물타기를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과거 정권의 불법행위들에 대해 앞장서 고백해야 한다. 오늘 국정원은 과거 중앙정보부 행태에 대한 자기고백을 했다.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는 소중한 작업이라 평가한다.

어느 때 보다 국정원이 앞장서 스스로를 개혁하려 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국정원 못 믿는다. 이런 것 보다는 한나라당이 앞장서 과거 권력의 횡포들을 밝히겠다고 해야 할 것이다.


2005년 7월 22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서 영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