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열린우리당국회의원․중앙위원워크숍 당의장 축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41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5년 5월 30일(월) 15:30
▷ 장 소 : 무주리조트

◈ 문희상 당의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지금 당이 어렵습니다. 혹자는 위기라고 합니다.
출범 두 달을 맞이하는 새 지도부로서는 피눈물이 날 것만 같은 심정입니다.

우리당과 참여정부는 권위주의 통치질서를 끝장내고 정경유착의 검은 사슬을 끊었습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우리는 우리는 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그 이유를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첫째,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그리고 수많은 지도부 회의를 통해서 드러난 것처럼 이른바 언론이 구분해 놓은 개혁파와 실용파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둘째,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리더십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그 이유입니다. 국민들은 탈권위주의도 바라지만 동시에 강력한 여당이 국정을 틀어쥐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권위주의 시대의 통치수단인 돈과 권력을 포기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일사불란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실망감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다시 권위주의 리더십으로 회귀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저는 이러한 두 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 두 가지를 여러분에게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개혁-실용 논쟁을 오늘부로 종식시킵시다. 밤을 새워 토론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워크샵 이후 다시는 우리당에서 개혁-실용 논쟁이 나오지 않게 합시다. 개혁은 이 시대 절체절명의 과제이며, 선택이 아니라 살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개혁이 원칙이라면 실용은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전략이며, 민생은 개혁을 하는 이유입니다. 원칙없는 전략은 무의미하고 마키아벨리즘에 빠집니다. 반면 전략없는 원칙은 무모한 원리주의이며 탈레반입니다.
개혁과 실용, 원칙과 전략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반드시 함께 가야만 합니다. 이것을 억지로 나누려는 외부의 시각에 더 이상 휘말리지 맙시다. 본인들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개혁을 무산시키게 된다는 것을 역사는 무수한 사례를 통해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제 이 백해무익한 개혁-실용 논쟁을 이곳 무주땅 덕유산 자락에 묻어버립시다. 일하는 개혁,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차근차근 되찾읍시다.

둘째, 새로운 민주적 리더십을 하루 속히 정착시킵시다. 민주적 리더십은 돈과 권력의 달콤함을 주지는 못합니다. 이 대목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민주적 리더십은 자기의 희생과 헌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우리당의 지도자들입니다. 저부터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온 몸을 던지는 헌신과 희생을 하겠습니다.
그래야만 동료들에게도 자발적으로 따라 줄 것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가슴을 열고 희생과 헌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실천적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지여러분!
우리당의 길은 분명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것이 보수라면 우리는 왕보수입니다. 반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정경쟁을 중시하는 것이 진보라면 우리는 왕진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당이 추구하는 노선은 중도개혁이고,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인 것입니다. 이것만 분명히 해두면 조금도 흔들릴 이유가 없습니다. 중도노선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 일하는 개혁, 생산적 개혁, 한마디로 민생개혁을 흔들림 없이 착실히 추진해 나갑시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렇게 주장할 자유를 나는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볼테르는 말했습니다. 다양한 시각, 다양한 의견이 우리당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인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정당의 생명력이며, 의회민주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히딩크 감독은 취임 초기 컨페더레이션즈컵과 골드컵에서의 부진으로 비난여론에 시달렸습니다. 2002년 1월의 골드컵에서는 1승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당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비판도 수용하겠다. 어떤 비난에도 참겠다. 남들의 비웃음에 반박하지 않겠다. 월드컵에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라고 말했고 그 해 월드컵에서 4강의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지금 우리당에 필요한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어떤 비판도 수용하겠습니다. 어떤 비난도 감내하겠습니다. 남들의 비웃음에도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겠습니다. 우리당이 겪고 있는 지금의 성장통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여기 모이신 국회의원-중앙위원 동지들이 주력군이 되어주십시오. 저를 비롯한 지도부도 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뼈를 깎는 자성으로 창당 초심으로 다시 한 번 결집합시다. 깨끗한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당의 이념으로 일치단결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더 큰 도전을 준비하는 알찬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오늘 이 자리를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출발과 도약의 자리로 만들어 냅시다. 우리당만이 할 수 있는 감동의 정치, 생활정치의 멋진 내일을 여러분과 함께 그리면서 저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3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