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 실종사건 관련한 국정원의 중간발표는 실로 충격이다.
김형욱이 살해되었을 것이라는 말들이 떠돌고, 보도되기도 했지만 가해자의 진술에 의한 “납치하고 살해했다”는 공식 발표를 들으면서 과거 박정희 정권이 얼마나 무서운 정권이었는지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과거 쥐도 새도 모르게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 당하고, 정신이상 되고, 병신 되고, 누군가는 죽어갔다는 이야기를 그동안 많이 들어왔고 그것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얼마나 무서운 정권이었는데, 지금의 우리는 그 무서운 독재의 시대를 잊어버리고 지내지는 않는가 반성해야 한다.

새삼 또 놀라운 것은 박정권의 후신인 한나라당의 반응이다.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과거사법 위반”이라고 했다.

어쩜 이렇게 뻔뻔스러울까.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나라당이 고개 숙이고 반성해야 할 시점에 역공을 펼칠 생각을 하다니.

그렇게도 ‘제대로 된 과거사법’ 제정을 반대하더니 “과거사법 위반, 열린우리당의 정치공작?”이라고? 진정 한나라당에게 과거사를 올바르게 규명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국회를 통과한 과거사법(5.3)은 아직 공포되지 않았으며 6개월 후에 시행되고 이번 발표는 과거사법에 의한 것이 아니고 국정원 '진실위'의 자체규정에 의한 조사와 발표임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무지한 정치공세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2005년 5월 26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서 영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