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정진석 대주교 예방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5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5년 5월 26일(목) 11:00
▷ 장 소 : 명동성당 대주교실
▷ 참 석 : 문희상 의장, 전병헌 대변인, 김영춘 의원

◈ 환담내용

▲ 정진석 대주교
요새 어려운 일 많으신 걸로 안다.

▲ 문희상 의장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이 가슴 속에 와 닿고,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지 못해 좌불안석이다.

▲ 정진석 대주교
건강을 유의하시면서 모든 일은 하느님이 마련해 주실 것이라 생각해라. 사람이 모사하고 일은 꾸미지만 성사재천(成事在天)이란 말이 있듯이 만사는 결과적으로 하느님의 뜻에 있는 것이다. 그 뜻을 위해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런 신앙을 바탕으로 할 때 잠도 잘 잘 수 있다. 의장되고 난 후에 국사로 인해 고민하다가 잠도 설치실 것으로 안다.

▲ 문희상 의장
실제 그렇다.

▲ 정진석 대주교
못 주무시면 정신집중도 어렵다. 잘 주무셔야 한다.
성경 얘기를 하나 하겠다. 예수님이 사도들과 배를 타고 풍랑을 만난 적이 있었다. 배가 풍랑에 휘말려 빠질 것 같으니까, 사도들이 예수를 흔들어 깨웠다. 그때 예수님이 ‘믿음이 적은 자야, 왜 나를 깨우느냐’라고 질타하셨다. 예수님이 같이 계신데, 예수님이 깨어나서 풍랑을 잠재울 힘이 있다면, 주무시고 계셔도 능히 배는 안전할 것이라는 그런 의미다. 왜 배가 빠지는 것을 걱정하느냐는 것이다. 안심하지 못하니 믿음이 없다는 의미이다. 앞으로 주무실 때는 “예수님 주무시죠? 저도 자겠습니다” 라고 해라.

▲ 문희상 의장
저는 믿음이 부족해서....

▲ 정진석 대주교
태어나서 지금까지 고비 많이 겪으셨죠? 그 고비를 내 힘으로 겪어낸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내가 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를 있게 해 주신 것은 하느님이 나를 지켜줬기 때문이다. 이를 믿어라.

▲ 김영춘 의원
잠들기 전의 기도말씀 좀 해주시라.

▲ 정진석 대주교
“하느님 뜻을 받아 오늘 하루도 성실히 살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러겠습니다. 계속 저를 사랑해 주세요”라고 해라. 조건은 하나, 누가 보더라도 떳떳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자가 되면 좀 어렵기는 하다. 일반인이라면 묵인되는 결점도, 의도적이지 않은 결점인 것인데... 결점은 죄가 아니지 않나? 그런 것도 일반 국민은 지도자들에 대해선 용납을 안 한다. 지도자들이 좀더 거룩하게, 좀더 희생하고 살기를 바란다. 인기관리가 어렵다는 것은 다시 표현하면 지도자들의 희생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성경을 하나 더 예로 들겠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키면서 애굽을 떠나자고 해서 백성을 데리고 나오는데는 성공했는데, 풀 한포기 없는 시나이 반도로 나가게 됐다. 지상엔 물이 하나도 없는 광야로, 비가 오긴 하는데 전부 지하로 빠지는 곳이다. 그게 어느 구석에 가면 오아시스로 나오는데 아주 드물다. 탈출하는 데에는 맘을 모았는데 백성들이 물이 없으니 물을 달라고 아우성을 하는 것이다.
모세가 당황했다. 그래서 하느님께 물을 달라 요청했고, 하느님이 지팡이를 바위에 대고 두드리면 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씀했다. 물이 바위에서 나오는 것은 자연현상인데 하느님이 그 곳을 일러주신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백성들의 아우성이 듣기 싫어서, ‘고약한 백성들에게 물이 과연 나오겠느냐’ 하면서 바위를 지팡이로 두번 두드렸다. 한번 두드리라고 했는데... 그러자 하느님은 하느님의 권위를 지도자로서 훼손했다며 가나안에 백성은 들어가도 모세 너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다. 모세가 안 믿은 것은 아니지만 백성에 대해 인내하지 못한 것이다. 지도자는 끝까지 참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니까 입가진 사람들은 다 한마디씩 하는 것이다. 원만하신 풍체를 가지셨다. 웬간한 말은 들으셔도 흘리시라.

명동일대를 개발했으면 한다. 문화공간으로 국민을 위해 기여를 하고자 한다. 초등학교는 반포로 나간다. 여자고등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는 나가고 싶어한다. 학교를 이전하고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개발하려는 것이다. 명동 전체가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되면 좋겠다. 유럽의 주교자 성당들은 다 문화의 중심이다. 종교는 국민복지와 문화로 협조하는 것이 본분이다. 국민이 밥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치가 하고, 우리 종교인들이 국민 감성과 정서를 추스르는데 힘을 보태면 정치하는 분들도 덜 힘들지 않을까 한다. 국민 전체도 ‘그게 종교가 할 일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 김영춘 의원
통일동산 사업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추진되나?

▲ 정진석 대주교
우리가 해방 60주년이 됐는데 남북이 분단된 결과, 서로 도덕적으로 인도적으로 못할 짓을 했다. 얼마나 6.25 때 서로 많이 죽이고 이산가족이 양산됐나? ‘뉘우치고 용서받자, 속죄하고 회개하고 그 다음에 서로 화해하자’ 이래야 민족이 단결할 수 있다. 문산에 통일동산 만들자는 것도 그곳에 청소년 교육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하나원이 부족하다고 하니 그도 보충하고 국제적 세미나장도 만들고, 그 안에 조그만 성당도 지으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 거리에 샤끄레 성당이 있다. 이 성당이 만들어진 유래가 1870년 보불전쟁 당시 카톨릭 국가인 프랑스와 프러시아가 서로 싸우다가 서로 많은 형제들을 죽인 것을 참회하면서 이를 보석해야 한다고 해서 만들었다. 이 성당에서는 100년 이상 보석하는, 죄를 뉘우치는 성채조배를 24시간 교대로 한다. 지금 독일과 프랑스간에 화해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모두 이런 것들이 밑거름이 됐다. 그곳에 교육의 장과 함께 기도하는 집, 보석하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성당을 짓자는 것이다.
오늘 신앙으로서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 여러분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하는 것은 우리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하느님이 이 자리까지 오게하시면서 수행능력도 주신 것이니 받들기만 하면 된다. 잠시라도 내 뜻이 들어가 딴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매일 저녁 하느님께 “오늘 열심히 살았습니다”하면서 잠깐씩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면 그 다음날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 문희상 의장
절절히 가슴에 와 닿는다.

▲ 전병헌 대변인
오늘 의장께서 큰 힘을 얻으셨다.

▲ 정진석 대주교
꼭 성공하셔야 한다.


2005년 5월 2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