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인 의원 당의장 경선 출마회견문]임종인 의원 당의장 경선 출마회견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25
  • 게시일 : 2003-11-11 00:00:00
개혁은 계산으로 하지 말고 올곧게 해야 한다

작년 연말 우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한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의 연내처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국민들과 당원들은 추위를 무릅쓰고 국회 밖에서 농성과 단식을 했고, 저를 포함한 개혁성향 의원들은 11일 동안 시멘트 바닥에서 잠자며 국회 안에서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이에 책임을 지고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당의장이 사퇴했습니다.

그런데 해가 바뀌고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서 우리당의 기조는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당을 뒤덮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과 당원과 저같은 평의원은 어리둥절하기만 합니다. 어떤 목표를 이루는 데, 실용주의는 너무나 당연한 방법론이지, 특별히 강조할 이념이 아닙니다. 변화와 개혁이 2004년 12월31일까지만 하고, 2005년 1월 1일부터는 하지 않아야 할 일입니까?

4.15총선 민의는 변화와 개혁입니다

우리당은 4.15총선에서 보여준 민의를 따라야 합니다. 4.15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역사적인, 혁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를 잊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정부수립이래 처음으로 독립운동세력, 평화통일세력, 민주인권세력이 국회의 과반수 다수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헌정사상의 의회 지배 세력이 처음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47석에 불과하던 열린우리당을 152석 과반수여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 뜻은 무엇입니까? 바로 변화와 개혁입니다. 썩은 정치를 개혁하라는 것, 우리 사회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해달라는 것,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것은 바로 잡고, 서민과 약자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경제살리기는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이고,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개혁입법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밥과 반찬을 배불리 먹는다 하더라도 더러운 공기와 물을 마시며 잘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당은 개혁과 민생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개혁을 올곧게 하겠습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이 이상한 실용주의노선을 주장하는 것은 지도부의 의사와 당원과 국민의 뜻이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도부 즉 상임중앙위원의 구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상임중앙위원 5명 중 과반은 개혁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혁은 계산이나 정치적입지을 위해서 주장해서는 안 되고 국민의 뜻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진정하게 이루어야 합니다.

저는 작년 4월말 설악산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의 노선이 실용주의라는 주장을 반박하고, 변화와 개혁이 총선민의라고 주장한 후 의원총회 등에서 일관되게, 줄기차게 우리당은 총선민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제가 말을 해도 당지도부는 저의 뜻을 반영하지 않았고, 지금과 같은 이상한 국면에 와있습니다. 저는 상임중앙위원 출마라는 제가 독배를 마시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독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국민과 당원과 역사만을 두려워하겠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고 하셨고, “한 사람이 길목을 잘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이 우리 시대의 역사적 책무를 다하여 국민과 당원의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05년 2월 24일
국회의원 임 종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