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후 대책관련 정동영 당의장 기자회견]탄핵이후 대책관련 정동영 당의장 기자회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567
  • 게시일 : 2003-11-11 00:00:00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 국회를 못 지켰다. 헌법을 못 지켰다.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힘이 모자랐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동요하지 마시라. 곧 안정될 것이다. 오늘 이 사태는 총칼없는 쿠데타이다. 과거 총칼로 쿠데타한 세력이 20년만에 부활해 의회에서 숫자로 밀어붙인 쿠데타이다. 5공 쿠데타와 오늘 쿠데타가 무엇이 다른가.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지역주의 세력과 연합해 이 나라 헌정질서를 유린했다. 선관위가 선거중립의무를 준수해달라는 권고 하나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탄핵안을 불법적으로, 헌법을 파괴하며 강행했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이들이 박수치고 만세 불렀다. 반드시 업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의원들을 끌어내고, 사지를 번쩍 들어 밖에 내팽개치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투표권을 박탈했다. 법률적으로 낱낱이 그 불법의 죄상을 국민여러분께 보고하겠다. 지금으로선 온 국민이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주시한다. 저는 헌법재판관 여러분의 양심과 양식을 믿는다.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신속한 결정을 촉구한다. 국가비상사태를 지연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법리적으로 그리 복잡한 것도 아니다.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은 아니고 선거중립의무규정을 준수해달라는 권고를 했고 더구나 대통령이 두 번 세 번 약속한 사항이다. 빨리 판단해 달라.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처럼 치밀한 음모로 작전하듯 신 3당 야합으로 의회 쿠데타 일으킨 분들이 헌재를 상대로 무슨 일을 할까. 협박과 영향력 행사가 걱정이다. 그러나 헌재의 양심을 믿는다. 외국인들이 아직 동요하지 않는다. 국가 신인도도 헌재의 결정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조차 이것을 쿠데타로 보고 있고 헌재의 현명한 판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선은 분명해졌다. 쿠데타 감행 세력과 개혁세력의 대결이다. 그렇게 간단히 물러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수구냉전세력, 보수세력, 지역주의 기생세력, 부패세력이 그렇게 간단하게 청산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이 언젠가는 마지막 몸부림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이 온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운명을 재촉할 것이다.

탄핵정국의 뿌리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두려움에 있다.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란 절망감이 그들이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쿠데타를 감행하도록 만들었다. 내일 4당 대표회담 하자고 한다. 저는 판 깨지기 전에 호소했다. 어제 심야라도 대통령을 만나줄 것을 호소했다. 오늘 새벽 찾아가 호소했다. 거부하더니 오늘 이정도 사과를 어제 했더라면 탄핵 안 했을텐데 순서가 바뀌었다. 때가 늦었다. 국가명운이 그렇게 간단한가. 이들이 정치 지도자인가.

죄송하다. 국민여러분. 국민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행동해 달라. 쉽다. 전화 한통 해달라.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그분들에게 그분들의 행동이 얼마나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는지 낱낱이 얘기해달라. 편지, 이메일, 팩스, 전보. 국민 여러분이 한 통씩만 하면 이분들은 겁에 질려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고 자구책을 찾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하겠다. 오늘 그들은 만행을 저지르고 박장대소하면서 박수치면서 이겼다고 만세부르면서 민의의 전당을 떠났다. 우리는 내일부터 국민속으로 들어간다. 내일 폐공판장으로 당사를 옮겨 그곳에서부터 희망의 싹을 키워보겠다. 두 번 다시 죄짓지 않도록 힘을 키우겠다. 국민여러분 동요하지 마시라. 우리가 안정의 기둥이 되겠다.

오늘 우리는 를 구성했다. 이를 중심으로 국민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고 국정안정에 대한 믿음을 드리겠다. 책임있게 행동하겠다. 혼란이냐. 안정이냐. 국민 여러분들은 안정을 바란다. 우리가 안정의 든든한 축이 되겠다.

□ 일문일답

문 : 4당 대표회담에 참여할 것인가
답 : 읍소하고 호소할 때는 대화가 필요없다고 하더니, 판을 깨고나서 이제 만나자고 하는데 그 본뜻이 어디에 있는지 묻겠다. 세분이 만나기 바란다. 만나서 합당하기 바란다. 이 세세력을 상대로 맞서 싸우겠다.

문 : 앞으로 야당과의 관계는
답 : 쿠데타 세력이다. 쿠데타 세력과 국정안정세력으로 대비시켜 나가겠다. 우선 대통령 직을 다시 살려내겠다. 법적, 정치적 투쟁을 통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조속히 민심과 국정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고건 총리와 협력해 나가겠다.

문 : 앞으로 청와대와 고건총리 내각의 관계는
답 : 대통령은 궐위 상태가 아니다. 고 총리도 오늘 생긴 총리가 아니다. 하등의 변함이 있을 수 없다.

문 : 탄핵결의 이후 청와대와 연락은
답 : 앞으로 취하겠다.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를 전하겠다. 대통령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확고하게 나라의 중심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대통령을 보좌했던 내각이 더욱 더 분발해서 공정한 선거관리로 총선을 통해 쿠데타 세력을 심판하도록 선거의 룰을 지키고, 민생을 꼼꼼하게 잘 챙기는 것이 내각의 임무이다. 그런 일 잘 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

문 : 국민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장외투쟁을 의미하는가
답 : 내일 아침 비상시국대책위 첫 회의를 영등포 폐공판장 당사에서 연다. 우리가 어떻게 쿠데타세력을 응징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을지 오늘 논의된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각론을 마련하겠다. 그리고 국립묘지, 백범묘소에 가서 새 의지를 다지고 새로운 시대 희망의 근거가 되도록 스스로 반성하고 사죄하고 운동화끈을 조여매고 다시 시작하겠다.

문 : 비상시국대책위의 성격은. 당정협의는 지속되나
답 : 국가 비상사태에 당 차원에서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문 : 대통령의 입당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나
답 : 너무 빠른 질문이다. 지금은 주가가 폭락하고 외국인 보기에 창피하게 되버린 국가위신과 위상의 손상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책임있는 정치인라면 그 일에 몰두해야 할 시간이다.


2004년 3월 1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