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대표의 관훈클럽 대통령 탄핵 발언 관련]조순형대표의 관훈클럽 대통령 탄핵 발언 관련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219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조순형 대표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나는 오늘 조순형 민주당 대표께서 관훈토론회에 나가 ‘국민의 이해를 얻으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내 눈에는 강고한 지역주의를 무너뜨리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대구출마선언을 할 때의 큰 정치인 ‘조순형’은 일순간 사라지고, 수구세력과 연합하여 反노무현전선에 ‘올인’하는 조대표의 안타까운 殘影만이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나는 조순형 대표와 함께 97년 김대중 대통령을 당선시켜 역사상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던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그날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통일민주 대장정’을 벌여온 모든 평화민주세력의 승리를 확인하는 날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희망’의 날이었습니다. 그날 조순형 대표와 함께 부둥켜안았던 그 ‘동지애’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구세력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정권재창출을 이룩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한단계 발전시키고,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순형 대표는 그 누구보다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서 선거를 진두지휘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조순형 대표의 모습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게 보입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2당의 대표라는 중책을 맡으시고,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때문에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을 지켜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에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도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습니다.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민주당 스스로 자초한 것입니다. 나는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해서는 안되고, 우리당과 함께 개혁공조를 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에도 맞는 것이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올바른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시는 것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것입니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발상은 조순형 대표가 그동안 걸어왔던 ‘자랑스런 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참여정부’가 성공해야, ‘국민의 정부’의 성과도 더욱 빛이 날 수 있습니다. ‘참여정부’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수도 있다는 말을 철회해 주시길 정중히 요청합니다. 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나는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우리당과 함께 개혁경쟁을 하기 바랍니다.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는 수구세력의 국회권력을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당과 정체성을 되찾은 민주당이 함께 ‘개혁국회’를 만들어 나라의 안정을 기하고, 지속적인 개혁추진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04. 2. 24.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