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기조연설문]관훈클럽 기조연설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8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 여러분,

저는 지난 1월 11일 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당의장에 당선되고 했던 수락연설에서 이 시대 최고의 인권과 복지는 훌륭한 일자리의 창출이며, 그것을 위해 책임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경제 지도자회의’를 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조금 더 지난 오늘 아침 청와대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 시민단체와 언론계는 물론 정부 관련부처 관계자와 각 정당 대표와 정책위 의장이 참석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가 열렸고, 저는 지금 그 자리에서 오는 길입니다. 야당 대표님들께서 참석하지 않은 게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오늘 회의는 대단히 의미 있는 자리였고 유익한 행사였습니다.

이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겠다는 각계각층의 의지가 하나로 모아진 만큼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길 기대하며, 우리당도 지속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할 것입니다.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고 있는 분들 못지않게 광우병이나 조류독감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독산동 우시장과 마장동 축산시장을 방문했을 때 텅텅 비어있던 시장의 모습에 참 답답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쇠고기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더불어 닭고기 소비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소식도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당 닭번개에 동참해 주셨던 전국의 당원 동지 여러분과 네티즌 여러분,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해 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향후 닭과 오리고기의 소비량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우리당의 닭번개는 계속 이어질 거란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당의장에 당선되고 첫 일정으로 남대문 시장엘 갔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재래시장 곳곳에 찾아가 생생한 민심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분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다 죽어가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이미 한번의 간담회를 가진 바 있지만 이를 더욱 확대해서 오는 23일 전국의 시장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전국 재래시장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이 또한 앞서 말씀드린 사례들처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자리에서 감히 말씀드리건대 저는 이런 게 바로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민생의 현장을 부지런히 찾아다녀 국민의 가려운 곳과 아픈 곳을 찾아내는 일, 그런 다음 발 빠르게 해결책을 찾아내서 협의하는 일, 그리고 가장 효율적으로 실행에 들어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 내는 일, 이것이 바로 국민이 원하고 우리가 원하는 참정치인 것입니다.

최근에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결과들은 바로 이와 같은 새로운 정치, 즉 민생정당과 현장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지런히 보여드린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와 우리당 지도부는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게 최고의 정치라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지속적인 현장방문과 대안마련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여러분들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신 것처럼 그동안 우리 국민의 삶이 여러모로 고단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 우리 정치가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깨끗하지 못한 정치는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정직하지 못한 정치는 국민을 잘 살게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곧 마감하게 되는 16대 국회는 실패한 국회였습니다. 저 또한 그 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제 더욱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 전진하는 것입니다. 4.15 총선으로 구성될 17대 국회는 기존의 정치와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합니다. 우리당은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당으로서 앞장서서 그 소임을 다 하고자 합니다.

우리 국민은 저질폭로와 비방, 멱살잡이, 욕설과 부정부패에 질려 있습니다. 무책임한 폭로 뒤에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이어지는 낡은 정치행태는 이제 과감히 뿌리 뽑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현역의원들만으로 구성된 국회 윤리위원회를 민간에 개방해 외부인사가 적극 참여하는 ‘국민 참여 윤리위원회’로 개편할 것을 제안합니다.

16대 국회가 개원한 이래 12명의 의원이 윤리위에 제소됐지만 징계절차가 완료된 의원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심지어 16대 임기 첫해인 2000년 11월에 제소된 사안도 3년 3개월째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윤리위원회의 구성이 당사자와 그의 동료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긴 감옥에 수감 중인 의원까지 합법을 가장해 탈옥시키는 국회가 어떻게 동료의원을 심판할 수 있겠습니까 ?

17대 국회가 구성되면 반드시 바꾸어 내겠습니다. 민변과 대한 변협,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대표들이 현역의원과 동수로 참여하고 위원장은 외부인사가 맡는 형태로 개편해 더 이상 신성한 민의의 전당에 흑색선전과 저질폭로가 난무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도둑이 검사를 불러내 심문하는 유례없는 청문회를 통해 정의롭지 못한 다수의 의회권력이 얼마나 추악해 질 수 있는 지를 확인한 것입니다. 이것 또한 바꿔야 합니다. 17대 국회에서 우리당이 1당이 되면 청문회 관계법을 적극 개정해서 수사 중인 사안이나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가 청문회를 개최할 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의회권력이 검찰의 독립성을 더욱 공고하게 지켜주기는커녕 오히려 압력을 행사해 검찰의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행태는 없어져야 합니다.

저는 최근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의원에 대해 의원직을 일시 정지하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도 이미 유사한 형태로 시행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구속 수감되어 유죄판결이 나면 결재권을 박탈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또한 반드시 관철시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의원직을 일단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의결권과 법안발의권, 그리고 발언권과 같은 기본권리를 일시 정지시켜 사실상 ‘식물의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해 두고자 합니다.

불법대선 자금 수사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파면 팔수록 엄청난 비리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한나라당이 불법으로 조성한 자금을 철새정치인들의 이적료로 각각 2억원씩 전달했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는 불법으로 조성한 자금을 또 다시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한 이중 범법행위로서 엄단되어야 합니다. 불법자금이 들어 온 곳에 대한 조사도 중요하지만 그 출처, 즉 사용처를 밝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검찰이 불법자금의 출구조사를 엄격하게 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4.15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당은 이번 선거를 가장 깨끗하게 치루고 훌륭한 정치신인들이 원내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3대공천원칙을 천명했습니다. ‘최다 청정후보 공천의 원칙’, ‘최다 여성후보 공천의 원칙’, 그리고 ‘최다 이공계, 과학기술계, 경제계 후보 공천의 원칙’을 반드시 관철 시켜 국회가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고 대변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를 공천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공천하느냐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당은 이미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드렸습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자가 선출되고 있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이를 더욱 확대해서 향후 진성당원이 다수 확보되면 18대 총선부터는 100% 경선을 통한 공천을 목표로 매진할 것이며 다른 당도 동참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최근에 저는 한 여배우의 누드파문으로 불거진 사건을 보며 참 서글픈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네덜란드에 있는 안네프랑크 박물관을 가면 일본인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는 이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방명록에 쓰고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들어갈 땐 관광 삼아 가지만 나올 땐 잔학한 반인권의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하고 나오게 되는 겁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홀로코스트 박물관도 20세기 초에 인류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를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새기게 합니다.

아시아 역사에 있어 20세기 초반에 가장 반인륜적인 범죄는 정신대 문제입니다. 이 같은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정대협을 중심으로 지난해 ‘명예와 인권의 전당 건립위원회’가 조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 민간차원에서만 모금운동이 진행되는 관계로 그 실적이 미미하다는 말씀을 듣고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먼저 우리당 의원들부터 명예와 인권의 전당 건립을 위한 후원금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당원동지들이 함께 참여해서 닭번개에 이은 또 하나의 당원운동으로 확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며,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 또한 최근의 이 같은 계기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정신대 문제를 비롯한 역사 바로 세우기에 관심을 가져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들께서는 친일진상 규명법 통과에 꼭 협조해 주실 것도 이 자리를 빌려 강력히 촉구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

우리당은 김구 선생의 ‘양심건국’ 정신을 되새겨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에는 비단 우리 정치권의 노력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들의 역할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경제적 성취 못지않게 사회정의가 완전하게 실현된 선진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합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