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지역 대학 총학장과의 조찬 간담회 정동영 당의장 인사말 ]대구, 경북지역 대학 총학장과의 조찬 간담회 정동영 당의장 인사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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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한자리에서 대학 총 ․ 학장님들을 서른 한 분이나 뵙게 된 것은 평생 처음있는 일이다. 대구 경북에 대학이 47개 있다는 말을 들었다. 역시 대구와 경북이 선비의 고장, 인재의 요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작년 8월에 유니버시아드 대회(U대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U대회 한 달 전까지 국민들이 너무 냉랭하고 관심이 없어서 명색이 여당인데 도울 길이 없는가 싶어 보건대학 남성희 학장과 대구사랑 모임을 만들어 U대회 홍보를 하느라 거의 한달을 대구에서 살았다. 북한 응원단 300명과 남쪽의 청년 학생들이 합동으로 두류 공원에서 공연을 했는데 무려 8만여명의 대구 시민이 몰려서 절반은 입장도 못하고 돌아간 일이 있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라는 대구의 한복판에서 남북 청년 학생이 어울려 축제 마당을 성공적으로 끝낸 게 지금도 인상적이고 감사하다.

얼마 전에 황우석 교수와 문신용 박사 두 분이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사이언스지에 실리고 미국에서 기자회견도 했다. 며칠간 전 세계 뉴스는 황 박사 팀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을 톱뉴스로 다뤘다. 그날 대한민국 전 언론의 1면 톱은 삼성이 한나라당에 추가로 채권 170억원을 전달한 것이었다. 그날 하루가 아니라 대한민국은 1년 365일 내내 세계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낡은 정치의 분탕질 속에서 날이 새고 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8년이란 세월을 잃어버렸다.

1월11일 열린우리당이 개혁지도부를 구성하고 다음날 새벽에 남대문 시장으로 갔다. 택시기사 식당에 갔고 그 다음은 쪽방동네 독거노인, FTA과수농가와 영종도를 통해 중국 칭따오에 갔다. 1인당 GNP는 4,000불에 이르렀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고 공장하기 좋고 인재를 길러내는 땅이 서울에서 1시간 10분 비행거리에 있었다. 한국의 정치로 인해 대학이 멍들고 있을 때 세계는 변하고 있다. 면접시험 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지방대생 고민을 듣기 위해 충남대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얘기 나누고 고민을 함께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만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고등학교 때 우리보다 공부 못했던 친구들이 의대 가서 한달에 2,000만원 번다는데 그냥 카이스트에 다니는 것이 자신들의 장래에 좋은 것인지 우리에게 물었다. 막히고, 가렵고 아픈 곳이 사방 천지에 있다. 여의도 정치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자신의 이해 관계 때문에 서청원의원 석방동의안을 부끄럼없이 통과시키고 있다. 한 손으로는 검은 정치자금을 주무르고 입으로는 나라의 미래와 깨끗한 정치를 구호처럼 외치는 위선과 배신의 정치가 판을 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 정쟁의 정치가 아닌, 지역대학이 어렵고 답답하고 막혀있으면 문제를 껴안고 같이 공감하고 고민할 때 길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다. 재래시장이 고통받을 때 닭고기, 소고기가 안 팔릴 때 같이 해결하려고 몸부림치는 게 정치다. 질곡같은 지역장벽에 막혀있던 40년 구정치를 뛰어넘기 위해 대구 경북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영근, 김부겸의원을 비롯해 다섯 분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많은 의원들이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으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 이유는 정치를 바꾸는데 작은 정치목숨을 던져보자는 뜻이었다. 윤덕홍 부총리, 박찬석 전 총장, 이강철 특보, 박기환 시장 등 이제는 대구 경북에서도 지역 대학의 문제, 지역 민생의 문제에 대해 여당의 일원으로서 같이 뒹굴고 씨름할 수 있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갖고 대구 경북 시민들께 도움을 호소하겠다. 귀한 시간을 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2004년 2월 18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