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시장 방문 정동영 당의장 인사말]팔달시장 방문 정동영 당의장 인사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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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대구에 와서 오늘처럼 박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이다.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따뜻하게 맞아주신 것은 재래시장 문제를 확실히 풀어내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의지와 진정성을 여러분들이 인정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지난 2월 6일 국회대표연설을 통해 “정치란 것이 별 것 아니다. 정치는 국민이 아파서 신음할 때, 비명 지를 때, 절규할 때 찾아가서 어루만지고 껴안고 같이 아파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 같이 노력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생경제를 껴안는 것이 정치다”라고 말씀드린 바 있고, 많은 분들이 여기에 공감했다.

1월 11일 열린우리당이 지도부를 구성한 후 바로 다음날 새벽에 찾아간 곳이 남대문 재래시장이었다. 그분들과 토론하면서 재래시장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야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수도권 재래시장 대표자 회의를 소집했다. 그 회의에 80명이 참석했다. 시장을 리모델링할 때 자부담율이 20%인데 그것을 부담할 여력이 없으므로, 반으로 탕감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그 자리에 같이 참석했던 산업자원부 장관께서 열린우리당이 예산처를 설득하는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밖에도 작은 몇 가지를 더 해결하기는 했지만 재래시장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15년 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 4,500개에 달하던 재래시장이 14년동안 3,300개가 망했다. 이제 1,200개가 남아있다. 이마저 시름시름 죽어가는 중이다. 그런데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치고 재래시장 없는 나라가 없다. 모두 관광명소로서 가장 값싸고 싱싱한 생필품을 조달하는 명물시장으로 동네마다 자리잡고 있다. 파리, 런던, 도쿄 모두 재래시장이 생생하게 살아있는데 왜 대한민국 재래시장만 죽어가도록 방치하고 있는가. 이것은 정치인들의 직무유기이다. 이것을 고치겠다는 것이 우리의 다짐이다.

2월 23일 다음주 월요일 오후 1시 반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래시장 문제에 대해 승부를 보려 한다. 지난 한 달간 준비했다. 대한민국 16개 시도의 1,200개 시장 전국대표자회의를 열린우리당이 소집했다. 팔달시장 대표도 아마 그날 참가하게 될 것이다. 1,200개 시장 중 연락처가 있고 대표자가 있는 시장은 700개밖에 안된다. 500개 시장은 번영회도 없고 연락처도 없다. 지구당을 통해 이름없는 재래시장에 찾아가 대표들을 모셨다. 한 1천여명의 대표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재래시장에서 장사하면 밥은 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부도나고 망하고 끼니도 못잇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수기를 소개하고 그 아픔을 같이 공유하는 시간도 있다.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전국재래시장 연합회가 결성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분들이 한 자리에 모인 역사가 없다. 여의도 국회에서 처음으로 1,200개 재래시장 대표자가 모여 연합회를 결성하는 것이다.

재래시장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답은 나와 있다. 그런데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지방자치단체 모두 생각이 다르고 칸막이가 있어 뚫지 못한 것이다. 현재의 재래시장육성법으로는 이걸 뚫을 수 없기 때문에 특별법이 필요하다. 재래시장 특별법의 내용을 그날 재래시장 대표들과 함께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4.15총선을 통해 우리가 1당이 되면 제2호 법률로 ‘재래시장 특별법’을 만들 것이다. 제1호 법률은 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불법자금 국고환수 특별법’을 약속한 적이 있다.

정치는 별 것 아니다. 재래시장 문제를 풀어내, 죽어가는 재래시장을 다시 살리는 방향으로 유턴시키면 이것이야말로 훌륭한 정치이다. 우리들이 노란 점퍼를 입고 광주 양동 시장, 부산 자갈치 시장, 대구 팔달시장, 성남 모란시장 등 전국 12개 시장을 돌았다. 시장바닥을 훑고 다니고 재래시장 문제를 어떻게든 풀려고 하는 것은 이 땅의 서민인 재래시장의 약자들이 살아나야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십수년 쌓인 재래시장의 문제를 단 한 번에 법률 하나로 풀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선거 전략이 아니다. 우리당은 17대 국회가 되면 권력과 이해관계를 두고 싸움하는 정치를 끝내고 재래시장 문제, 택시기사 문제, 지방대 학생들이 면접 볼 기회도 갖지 못하는 문제, 쪽방 독거노인들이 외롭게 사는 문제, 파리날리고 있는 전국의 축산물시장, 곰탕, 설렁탕집, 조류독감으로 고통받는 70만 양계농가의 문제를 어떻게 풀 지 고민하고 싸우는, 실제로 국민들이 원하는 문제와 싸우는 그런 국회를 만들어낼 의지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있다. 여기까지 온 저력이 있다. 우리가 희망을 갖고 뭉치면 낡은 정치와 절망을 쓸어내고 잘 할 수 있다. 머리를 맞대고 팔달시장의 미래를 그리자. 지금 힘들지만 힘내시라. 반드시 좋아질 것이다. 여러분의 희망을 담아 우리가 앞장서 싸우겠다.


2004년 2월 18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