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원내대표 기자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2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년 12월 26일(일) 16:20
▷ 장 소 : 국회 원내대표실

◈ 간담회 내용

지난 나흘간 4인대표회담을 했다. 사실 아무런 진전이 없다. 우리가 제안한 개혁법안들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기존에서 한발작도 움직이거나 타협할 여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내일이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어떨지 막연한 기대를 해볼 수는 있겠으나, 그것조차도 현재까지의 한나라당 두 대표의 태도에 비춰보면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로서는 그동안 야당을 존중하고 대화와 합리적 타협을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저 같은 경우에는 많은 오해와 당원이나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오직 한국정치에 대화정치를 정착시키고 발전시켜가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이런 길을 일관되게 추구해 왔다. 그러나 4인대표회담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지금에 제 자신의 희망과 기대는 매우 현실적인 것이 못되었구나라는 냉엄한 판단을 하게 된다.
오늘 사실상 거의 한 시간 여만에 더 이상 회담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각 법안에 이미 제기된 쟁점에 대해 조금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내일 10시부터 예정된 회담은 일단 취소했다. 지금 같은 상태라면 만나봤자 별 쓸모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다. 우리당은 결코 어느 경우에도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겠다. 야당이 언제든지 대화와, 토론, 합리적 타협의 길로 들어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 놓겠다. 현재로서는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는 전혀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상태이다.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당의 의원들과 시급히 사태를 새롭게 인식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 추가 발언 및 질의 응답

- 내일 회담은 취소된 것인가?
= 취소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단 내일까지 잡았기 때문에 할 수 있겠으나, 10시에 시작하기로 한 시작시간은 상호 취소를 하고, 내일 오전에 다시 각 당의 논의와 사정을 봐서 오전 중에 연락을 하기로 합의했다.

- 잠정 취소하고 내일 다시 잡는 건가?
= 내일 10시에 시작한다는 것을 취소한 것이다.

- 새로운 대책을 모색한다는 것은 연내처리를 위해 직권상정이나 3당과 연합해서 강행처리한다는 것도 포함해서인가?
= 우리는 최대한 한나라당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 타협을 시도해 본 것이다. 합의를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원내대표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최고책임자인 당 대표까지도 함께 직접 참여하는 회담까지 한 상태인데도 대화를 통한 타협의 가능성이 엷어져 있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 상황이 내일까지 진행된다면 우리로서는 합의를 통한 처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나머지는 국회법에 따라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 모든 노력을 다했다는 것은 우리당에서 회담 시작할 때 보다 양보된 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뜻인가?
= 우리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개혁법안에 관한 한 우리당이 안을 제안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대안을 내긴 했지만 우리당의 대한 대응방식으로서 내놓은 것인데 그동안 상임위나 소위의 협상을 통해 많은 부분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 합리화하고 양보를 했다.
예를 들어 언론관계법의 경우에도 당초 언론운동을 하는 분들은 소유지분제한을 강력하게 요구했는데 우리당은 소유지분제한을 포함시키지 않고 시장점유율에 따른 시장지배적사업자로 개념을 도입했다. 그 개념도 시장점유율을 계산함에 있어서도 분모에 해당하는 그 베이스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도 며칠 전에 우리당 문광위 위원들이 이른바 서울에서 발행되는 10개 이내 일간지에서 훨씬 완화하여 전국에서 발행되는 종합일간지를 다 합쳐 138개로 베이스를 늘임으로서 우리당 안 자체가 야당 입장을 많이 감안하여 타협한 것이다. 그것이 한 예이다. 그런데 우리가 제안자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대화를 통한 타협을 추구하기 위해 양보한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한나라당이 그에 대해 구체적인 반응을 보일 때이다. 사립학교법의 경우, 우리당의 사립학교법개정안의 핵심은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도입 자체를 인정하면서 예컨대 이사 수를 조정한다거나 그 자체를 인정 못한다면 그에 대체될 만한 타협안을 제시한다던가 그런 것은 기본적으로 한나라당이 제시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측에서 그에 대해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 내일까지 성과가 없으면 4대입법과 관련해서 그동안 조정되었던 부분도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나
= 4자회담에서 아무것도 조정된 것이 없다. 상임위차원은 지금 답변하기는 어렵다.

- 내일까지 안되면 합의처리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되면 합의처리 한다고 했는데 야당 측에서 이의제기가 있지 않겠는가?
=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원칙이란 표현을 넣기 위해 몇 시간이 소요됐다. 연내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합의했었다. 이런 회담의 결과를 봐서는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연내에 합의처리 할 만한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다. 4인대표회담의 합의 문건에 따른 법안처리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 이부영 의장도 같은 생각인가?
= 같은 생각이다.

- 국보법 관련해서는 접근된 것이 전혀 없나?
= 모든 주제에 대해 좁혀진 것이 없다.

- 상당히 어려워졌는데, 상황도 많고 예산안과 파병연장동의안이 있는데 구체적 방법도 논의될 것인가
= 내일 의총에서는 충분한 자유토론이 있을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우리당 의원들의 광범위하고 실질적 토론을 통해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 4인대표회담 연장은 안하나?
= 오히려 단축하고 싶다. 대화를 안한다는 뜻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타결 가능성이 전혀 안보이는데 연장한다면 오히려 국민을 더 실망시키는 일이 아니겠는가.
연내처리를 하려면 27일까지는 합의가 있어야만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양당간 27일까지 시한을 둔 이유는 그래야 27일, 28일, 29일, 30일에 상임위,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 극적 타결 방안은?
= 야당에서 성의 보이고 쟁점 법안에 대해 어느 정도 우리가 수용 가능한 타협안을 제시한다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 내일 이후 다시 열릴 가능성은 없나?
= 모든 가능성은 항상 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4인대표회담을 계속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 4인대표회담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일찍 끝났는데 끝날 당시 지금 상태로서는 이견차가 크다는 것을 직접 했나?
= 서로 이견차가 큰 것은 서로가 알고 있다.

- 여당의 입장 변화 가능성은 없는 건가?
= 기본적으로 개혁법안은 우리가 제시한 안이다. 한나라당도 이러저러한 대안을 냈지만 우리당 안에 대한 대응 방식으로 내놓은 것 아닌가. 우리가 과거사에 대해 진실과 화해를 위한법이라고 하니까 현대사법이라고 해서 학술기구 산하에 역사연구기구를 두자고 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진실화해기본법을 만든 취지에는 전혀 안 맞는 동문서답이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 역사 과정에서 과거 한국전쟁 전후 또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공권력 행사 등을 통해 실종, 죽음, 고문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에 대한 구제방법의 일환으로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 법의 목적인데 한나라당이 현대사 연구기관을 두자고 하는 것은 동문서답으로서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런 식의 허황된 제안을 이제는 안하고 있지만, 독립적인 국가기구로서 진실화해위원회 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찬성하는데 조사범위, 그 기관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방안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이 개혁법안을 제안해서 입법을 추진하는 취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 내일 하루 회담이 남았는데 오늘 발표하는 이유는 한나라당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라는 최후 통첩인가?
= 한나라당이 회담에 대해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은 어려울 것 같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언제든지 대화와 토론의 문호는 열어두고 있다.
(김영춘 수석)최후통첩이라는 표현은 쓰지 말아 달라.


2004년 12월 2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