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당의장 창당 1주년 기자 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12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년 11월 10일(수) 14:00
▷ 장 소 : 국회 당의장실

◈ 이부영 당의장 모두발언
오늘 아침 새벽에 정순철씨라고 광주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고 광주 미국 문화원 방화사건에 관련되어 현재 한나라당의 박계동 의원과 삼천포에서 밀항하려고 했던 분인데 오늘 정순철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참 깨끗한 사람이었는데 세상을 떠나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좋은 친구들이 오래 오래 살아서 큰일을 해야 하는데 먼저 세상 떠나니 비통하다. 광주항쟁 때 목숨을 바쳐 일 했던 사람들, 여러 동지들 곁으로 떠난 정순철씨의 명복을 비는 마음이다.

내일이 우리당 창당 1주년이다. 참 감회가 새롭다. 저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나왔으면 했었는데 한나라당에서 나온 5사람이 나왔고 먼저 신당창당의 기치를 들고, 두어달 뒤에 민주당에서 나온 동지들, 그리고 개혁당과 시민단체 활동을 했던 분들이 함께 합류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소수의 원내의원으로 구성된 47명의 집권당이었는데, 그래도 그 뒤 온갖 난관을 뚫고, 17대 총선에서 152명이라는 원내 과반수 집권 여당을 탄생시켰다. 비록 저 자신이 17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제가 당선된 것만큼 기뻤다.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후 남북의 화해․교류․협력, 평화공전을 내세우는 정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는 것은 우리시대가 데당트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력교체라는 말을 쓰지만 저는 데탕드 시대를 명실공히 증명하는 그런 정치 세력이 대한민국 의회의 제1당 되었다는 것, 이것이 열린우리당 창당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들이 총선에서 공약했듯이 열린우리당은 냉전법제를 화해․교류․협력의 시대에 맞도록 고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17대 국회가 개막되면서 그 공약을 실천하고 있다. 세번째로는 지역주의 갈등으로 점철되었던 우리 정당사에 지역을 넘어선 국민통합세력으로 기록될 만큼 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열린우리당은 자기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큰 역사적 임무를 띈 정당이다. 물론 창당이 되어 오늘에 이르는 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북핵문제, 수출이나 이런 것은 잘되어서 올 연말이면 2600백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고를 달성하지만, 내수침체나 서민경제 어려움 등 경제적 어려움을 많은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다. 북핵문제의 북한 위협이 아직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나 체제로써의 북한의 경쟁력 자체는 이미 의미 없는 것이다. 국력이 30:1 정도 되고 군용기들이 훈련비행을 하지 못할 정도로 유류난을 격고 있는 것 등, 북한의 위협론이라는 것도 북핵이라는 것 때문에 실제 이상으로 과장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북한 위협론은 그대로 국민들 속에 남아 있다. 그러나 또 한편 경제 위기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실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가능성도 무척 높다, 세계 제1위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들을 다 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수출기업들의 호황이 서민경제 속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처럼 북핵 위기와 내수침체, 서민경제 어려움 이런 중첩된 악조건 속에서 우리당은 개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부분적으로 국민들 일부로부터 개혁에 대한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가 하려는 개혁이 우리 사회의 아직도 남아있는 독재나 권위주의 사회의 찌꺼기들을 설거지, 해소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명한 사회, 신뢰를 쌓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개혁입법의 작업이다.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국민들 이해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우리당이 하는 개혁작업의 큰 어려움이라 생각한다. 우리 자신이 여러가지 미숙한 점이 있어 국민들에게 넓은 이해를 얻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혹은 우리 자신이 주관적인 의지에 대단히 열중하다 보니까 객관적 조건 같은 것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들에게 맡겨진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당으로써의 역사적 임무, 이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여러분들이 지난 17대 총선 취재를 해봐서 알겠지만 이런 선거가 그전에 있었나? 돈을 가지고도 돈을 쓰지 못해 쩔쩔맬 정도로 청렴한 선거를 할 수밖에 없던 그런 선거가 이전에 있었나? 앞으로 이런 선거를 몇번 더 치르게 되면 우리는 정치권의 새로운 분위기랄까 즉 누구에게도 돈 때문에 떳떳하지 못해서 정책을 실시할 때 눈치를 보고, 청탁에 시달리는 등, 이런 일은 점차 없어지지 않겠느냐? 요즘 여러가지 불행한 일 때문에 정치인들이 영어의 생활을 하는 일들이 있는데 모두 지난 대선 이전이거나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지, 그 이후 정치적 부패로 발생한 의혹사건은 별로 없었다. 이것이 열린우리당 창당이 가져온 정치적 조건의 큰 변화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이것을 큰 자부심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정치권의 투명성, 청렴도를 높여가야 한다.

개혁입법의 발걸음을 어떻게 취해 갈 것이냐에 언론인 여러분들과 많은 국민들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산이 높으면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앝은 곳을 골라서 건너가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말에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고 했다. 우리는 집권여당으로 국민들 마음을 헤아려야한다고 본다. 가능하면 당내에서 이런 문제 관해 좀더 넓게 토론을 하겠다.

창당해서 1주년이 되도록 애써온 많은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치하를 드린다. 앞으로 당을 더욱 건실히, 튼튼하게 만드는데 동참해 주길 바란다. 당에서는 기간당원 모집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당의 지지도가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있기 때문에, 기간당원 모집하는데도 일을 하는 핵심당직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줄로 안다. 그래도, 그래도 남북의 화해 협력을 실천하면서 청렴한 정치를 하고, 서민경제를 다시 꽃 피우기 위해 애쓰는 정치세력이 어느 정당인가? 정말 그것을 위해 애쓰는 정당이 어느 정당인지 국민 여러분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고 지켜봐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한다. 비록 우리가 굉장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2창당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제가 의장을 하고 있는 내년 3월 중순 전당대회 때까지는 성과가 있는 그런 정당으로 꼭 변모시켜서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내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 의원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각 시도당 핵심 당직자들도 이제부터 심기일전해서 제2창당 작업에 매진하게 될 것이다.

◈ 질의응답
- 누울 자리를 보고 뻗어야 된다고 하셨는데, 당 소속 의원들과 의견수렴은 어떻게?
= 우리당 의원들이 다 양식 있는 분들이어서 누울 자리보고 발 뻗을 분들이다. 염려하지 말아라(웃음).

- 일부에서는 그래도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 맞게 좀 강력하게, 산이 높더라도 넘어가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나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더 대화하고 논의할 것이다.

- 돌아가면 4대입법을 연내에 다 처리 못하는 상황이 될텐데, 그렇다 하더라도 돌아가는 것인가?
= 그 안에 조건 만들어지면 다 할 수도 있다.

- 박근혜 대표 만나볼 생각은?
= 언제든지 못 만날 이유가 있겠나? 그런데 그쪽에서는 대통령을 만나려고 한다. 몇 번 대통령을 뵙자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평당원이라서......

-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우리당 4대 개혁 입법이 연내 합의 처리가 안되면 내년으로도 충분히 미룰 수 있다고 우리들이 해석해도 되겠나?
= 4대개혁 입법 얘기만 자꾸 하는데 그런건 아니지 않나? 우리당이 좀더 유연하고, 표용적이고 그런 입장을 보이면서 가야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볼 때도 우리가 가파르다던지, 여유가 없다던지 이렇게 보인 측면은 없는지 우리들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상대방이 우리를 반미․친북․좌파다 이렇게 자꾸 몰아세우니까 그것에 대한 반응을 보이면서 가파라 질 수 있었다고 본다. 이제 그런 색깔론도 더 이상 효과가 없지 않은가?, 상대방도 자제하는 모습,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면 우리당에서도 그들에게 제1당으로써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과반수가 넘을 만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면, 야당도 12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정치세력이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들이 우리를 친북․반미․좌파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들을 냉전수구세력이라고 폄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 단순하게 생각하면 친미 반북좌파세력이라는 색깔론 공세를 중단하는 것하고 4대 개혁입법의 합의처리를 뜻으로 제가 해석하고 싶은데....
= 이런 색깔론을 가지고 서로를 재단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밑바닥에 상대방을 서로 인정하고 관용한다는 것이다. 지금 국회에 등원한 이상 서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고, 이제부터는 색깔론 제기를 안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냉전세력과 비냉전 세력으로 싸웠다면 이제는 둘 다 데탕드 시대에 사는 정치세력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국회 안에서 그 논쟁, 색깔 논쟁을 벌이지 않는 것만 으로도 협상이나 타협이 유연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2004년 11월 1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