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기자간담회 주요내용]광주지역 기자간담회 주요내용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0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 1. 30(금) 13:00
 장 소 : 광주 프린스호텔

 정동영 당의장 모두발언
새 지도부 구성이후 처음으로 망월동 묘역에 참배했다. 자주 왔었지만 개인적으로 북받치는 심정을 가눌 수 없었다. 저는 80년 5월 당시 부끄러운 기자였다. 도청을 오가며 취재했지만 한마디도 진실을 알릴 수 없었던 부끄럽게 살아남은 자였다. 늘 수치심과 함께 속죄해야 한다는 의식으로 살아왔다. 방명록에 광주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겠다고 썼지만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요새 진흙탕에 뒹굴고 있는 기성 정치권이 우리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같이 진흙탕에서 뒹굴자는 것이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진흙탕에서 나와 몸을 깨끗이 씻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몸을 깨끗이 씻고 속죄하면 우리 국민은 다시 평가해 줄 것이다.

우리는 전당대회 다음날 남대문 시장을 갔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피폐한 삶의 목소리, 택시기사들의 절규를 들었다. 대체 정치가 뭔가? 쪽방동네 독거노인의 외롭고 추운 방에서 정치는 너무 멀리 있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선거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정말 정치를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하고 느꼈다.

마장동 우시장에는 4천여 개가 넘는 가게 가운데 매일 두세 군데씩 부도나고 있었다. 석달째라고 했다. 작년 명절에는 갈비가 100짝 나가던 가게에서 올해는 3짝 팔았다고 했다. 우리가 우시장을 골라서 간 것이 아니다. 노란 점퍼 군단이 여기저기 출몰하는데 “왜 우리가 죽어가고 있는데 여기에는 오지 않느냐”고 해서 갔다. 새로 선출되는 전국의 중앙위원들과 함께 애국선열들께 참배하고 독산동 우시장을 다시 갈 생각이다.

정치권이 이런 것을 두고 ‘쇼, 이벤트’라고 하는 것은 낡은 사고이다. 명절에 설거지하는 것을 엽기적인 이벤트라고 말하는 야당 대표처럼 구태의연하고 낡은 사고가 어디 있는가. 새로운 정치는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 민생현장에 있다. 현장정치, 민생정치, 경제정치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한다.

 일문일답
■ 문 : 민주당에서 경선 당시 참여자 모두 경선자금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답 : 경선 제도 자체는 좋은 것이다. 경선 출마자 모두를 죄악시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그 과정에서 검은 돈을 받은 것이 문제일 뿐이다.

■ 문 : 경선 당시 자료를 공개할 용의가 있는가?
■ 답 : 저도 경선 자금과 관련해 혼이 많이 났다. 매도 많이 맞았고 열 번도 넘게 사과했다.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이다. 법적으로는 매듭지어진 일이지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 문 : 그렇다면 공개를 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 답 : 법률적으로 매듭지어진 일이다.

■ 문 : 한화갑 전 대표의 구속방침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
■ 답 : 안타까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존경하는 분으로 따뜻한 분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탈리아가 마니폴리테 운동을 통해 3천명의 정치인이 검거되고 1천4백명이 감옥에 갔다. 마피아와 결탁한 정경유착의 표본으로 알려졌던 검은 이탈리아 정치가 다시 태어났다. G9 국가의 일원으로 이제 이탈리아 정치는 선진정치로 대접받고 있다. 최근 우리가 겪는 진통이 정치가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문 : 박태영 전남도지사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 답 : 금시초문이다. 다만 박태영 지사가 전남발전을 위해 야당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민주당은 야당의 길을 가고 있고 잘못된 개혁노선을 가고 있다. 박태영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낸 1등 공신 중 한 분이다. 박 지사가 열린우리당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전남도민의 이익을 위해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 문 : 김홍일 의원의 목포 지역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를 낼 계획인가?
■ 답 : 김홍일 의원의 탈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중립이라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밝힌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포에 후보를 내는 문제는 시스템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공직심사위원회, 재심위원회, 비례대표선정위원회, 비례대표순위결정위원회 등 아주 정교한 공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50%의 신망받는 외부인사들이 참여하고, 그들이 실질적으로 위원회를 주도해 원칙과 기준을 정해 공천작업을 진행 중이다. 목포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 문 : 광주, 전남 지역에서 몇 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 답 : 아직은 민주당이 강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광주, 전남의 개혁적인 유권자들은 지역주의를 넘어서고 싶어 한다. 그동안 피 흘리며 싸워왔다. 누가 이 지역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가?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제1당이 되고, 과반수 당이 되면 한국정치에서 지역주의는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광주, 전남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국민회의, 민주당 시절처럼 싹쓸이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의석을 광주, 전남 유권자들이 우리당에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 문 : 관건 선거 논란에 대해...
■ 답 (김정길 상임중앙위원) :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두고 관건선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과거처럼 안기부나, 검찰, 경찰이 직접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 관건선거인데 현재 그런 것은 없다. 우리는 관건선거를 통해 총선에 이길 생각이 없다. 지난 번 청와대 만찬에서도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선거는 우리가 하겠다고 요청했고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였다. 관권선거는 우리도 노무현 대통령도 원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입당과 관건선거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 문 : 많은 정치인들이 옥중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어떤가?
■ 답 : 열린우리당의 시스템은 부정비리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나 억울한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기본권리도 지켜져야 한다.

 정동영 당의장 마무리 발언
이제 민주당은 ‘배신’이라는 용어를 쓸 자격이 없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즉각 파기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무슨 당인가? 광주학살의 후예들이 모인 당 아닌가? ‘정치개악 3당 연대’도 부족해 이제 민주당이 앞장서 저급한 폭로정치의 선두에 서고 한나라당과 공조해 청문회를 하려는 것에 대해 광주시민, 전남도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과 정치개혁으로 공조하고 싶다. 햇볕정책에 대해 공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정치개혁과 햇볕정책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그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즉각 한나라당과의 저급한 폭로정치 공조를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오늘부터 한나라당의 2중대로 각인되고 말 것이다.

2004년 1월 3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