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대표단 예방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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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년 8월 26일(목) 14:00
▷ 장 소 : 중앙당 당의장실
▷ 참 석 : 이부영 당의장, 정장선 비서실장, 최규성 사무처장,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대표, 김창현 사무총장 등

◈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대표
신기남 의장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개인사도 그렇고 조직이나 운동이라는 것이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시기에 의장을 맡게 되셨다.

◈ 이부영 당의장
워낙 힘든 시기에 별안간 의장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고, 여러 가지로 민주노동당과 공통의 인식을 가진 부분이 많은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혁입법과 법 개정 등에 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많은 논의되기를 바란다. 개혁입법이나 법 개정과 관련해서 정부수립이후 지금만큼 유리한 조건을 맞이한 적이 없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아침에 천정배 원내대표와 만났는데, 최대한 민주노동당과 얘기를 하고 있으며, 서로 협력을 구할 것이 있으면 구하겠다고 말했다.

◈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대표
우리는 초년생이라서 잘 모르는데, 원내정치를 많이 하신 분들은 17대 국회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번 정기국회가 절호의 계기라고들 한다. 2006년 지방선거가 있고, 그다음은 대선으로 가는 길목인데, 올해를 넘기고 내년을 넘기면 선거와 이후의 집권가도에서 정치적 행보가 달리 이뤄질 수밖에 없고, 하여튼 바빠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누적됐던 개혁현안, 민생현안을 원내에서 입법화 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번 정기국회가 중요한 시기이다.
오전에 열린우리당 의총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냐, 개정이냐 논란이 있었는데, 당론 결정을 못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런데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것은 반인권 악법으로서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건의도 있었고, 이 시대 국민들이 그렇게 바라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민주국가의 수치이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이 여당으로서 당론 결정을 하면서 형법 어떻고, 대체입법 어떻고 하는데,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확고하게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

◈ 이부영 당의장
국가보안법에 대해 당내 두 가지 기류가 있는데, 나 자신도 다섯 번 옥살이 한 것 중에 네 번이 국가보안법이었다. 그렇게 겪어 와서 그 법의 독한 면을 다 맛본 셈이다. 그런데 내가 서있는 위치가 있고 해서 내 개인생각을 쉽게 얘기해서는 안 되는 입장이다. 아마 우리당에서도 이런 논란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고, 민주노동당이 일찌감치 폐지 쪽으로 입장을 정하고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폐지 쪽으로 여론이 확산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이 있어야 국가안보가 지켜진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있다. 여당으로서는 양쪽 측면을 모두 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마 천영세 대표 말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대표
국가보안법 문제를 더 이상 이러저러한 구실과 명분을 더해서 미적거리는 것은 현재의 시대정신과 이 시대 정치권에 요구되고 있는 민족사적인 책무나 국민들의 바람과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당의 대표로서 여러 가지 어려운 위치겠지만, 하셔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 최규성 사무처장
최근까지, 우리당의 82명이 서명을 했고, 이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저희당 의원수로는 대세형성이 된 것 같다. 이부분이 의총을 거치면서 당론으로 갈 것이다. 그렇게 당론으로 확정되면 다른 의원도 참여하게 되고, 민주당과 민노당과 힘을 합하면 국회 내에서 대세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실제로 국가보안법 폐지는 앞서 이부영 의장이 말씀하신 ‘지금처럼 개혁하기 좋은 시기가 없다’라는 말과 맥락이 닿아있다. 사실상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국가보안법은 시대대세이기 때문에 없어질 것이라는 낙관이다. 국가보안법이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 해 온데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어서이다. 국보법 문제에 있어서 열린우리당 지도부에서 의원들의 자발적인 서명활동을 자제요청 한 적도 있었고, 새로 바뀐 법무장관도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도 한 적이 있었다. 저희는 열린우리당의 폐지분위기를 고맙게 보면서도 흔쾌히 보고 있지 못하다. 저러다가 부분개정이나 대체입법으로 가지 않겠느냐하는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부영 의장께서 여당이니까 이런저런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는 입장을 벗어나서,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

◈ 이부영 당의장
오늘 조간과 석간 기사를 보니, 국정원에서 과거사 규명에 대한 13건을 선정했다. 참으로 금석지감이 있는 일이다. 국정원에서 자신들이 잘못 처리했다고 의심 받는 사항을 스스로 13건을 발표했다. 매우 이례적이면서, 국정원 같이 그동안 이전 정권 아래의 어두운 그늘을 안고 있는 기관이 스스로 고백을 한 것이다. 13건 말고도 의구심 드는 사건이 많다. 예를 들면 1974~1975년 동아일보 백지광고사태 등, 그런 일들도 언론문제이기 때문에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대의 의구심이 드는 사건이다. 몇 가지 더 문제제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국가기관이 스스로 고백하는 심정으로 이런 문제를 내놓으면, 다른 기관들도 뒤를 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대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스스로 지난날의 어두웠던 부분을 들춰낸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의문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얼마 전에 있었던,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국정원에 자료요청해도 제대로 나오는 것 없고, 담당자는 조사에 응하지 않고 했다. 그러나 지금 지난날 사건까지 선정을 해서 나오고 있는데, 명확하게 규명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특히 여당에서 주도해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부영 의장의 취임 일성이 과거사 규명에 대한 강력한 입장표명이어서 저희는 고무적이다. 한쪽에서는 이것을 국민들의 갈등과 분열, 혼란조장 아니냐, 심지어는 경제살리기가 화급한 과제인데, 이것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을 하는데, 이는 시쳇말로 딴지거는 것이라고 본다. 전혀 상충되는 것이 아니고, 국력소모가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지난날의 굴절되고 왜곡된 역사를 규명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후손들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고, 과거 규명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개혁이고 뭐고 전진 할 수 없다.
민노당의 창당 근거가 그런데 있다고 본다. 우리도 대책기구를 만들었는데, 이름도 퇴행적인 과거사 규명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정립을 위한 대책위원회’라고 이름 지었다. 이 사업은 이번 정권하에서 꼭 되어야 한다거나, 더 좁게는 정기국회 안에 되어야 한다든지, 다음 선거 전에 되어야 한다든지 이렇게 볼 것은 아니라고 본다. 졸속으로 단기간에 대응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역사를 바로잡는 과업인 만큼 더 길게, 그러나 늦추지 말고 가야한다. 이것이 정쟁으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다 보니 중요성이 일반국민들에게 희석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저희들은 오히려 이것을 국회 안에 두면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으니까, 국회밖에 둬서 제대로 조사하고, 규명하고, 책임질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예산도 뒷받침 되어야한다. 반드시 법률로서 독립적인 국가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위도 친일반민족행위는 물론이고, 이승만 정권, 유신 정권, 5․6공까지도 규명해야 한다. 박정희 유신정권의 베트남 파병도 짚어야 한다. 당시의 한미동맹관계는 어떠했고, 왜 우리의 젊은이들이 피를 흘려야 했는지 규명해야한다. 범위, 기간, 규명주체 까지도 각계각층의 대표성을 갖는 분들로 해 하나의 민족사적인 과업을 이루는 것으로 해서, 과거 반민특위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여튼 민주노동당에서도 아주 중심적인 과제 중의 하나로 틀어쥐고서 가려고 한다.

◈ 서영교 부대변인 브리핑
이부영 의장께서 민주노동당이 과거사 진상규명 관련해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민노당이 적극적 입장표명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된다. 올바른 역사 만들기를 함께 해 나가자”고 했다.
이어 ‘노사정 대타협 위원회’의 논의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제안을 했고 이에 천영세 의원대표는 과거 노사정 위원회 관련해서 “우리당과 노동계에서는 이전 정권의 노사정 위원회 경험을 볼 때 충분히 논의하고 공통된 결론을 도출해 내기보다는 국면 전환용이 아니냐고 보는 견해가 있다.”며 대통령이 강조하셨듯이 대기업 문제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문제, 하청업체 문제,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부영 의장은 “과거상황을 볼 때 그런 문제제기를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민노당이 원내에 진출을 했으니 논의테이블에 적극 참여해 문제가 있다면 따지고, 정부와 여야가 함께 집중적으로 논의를 한다면 다른 결과를 얻지 않겠느냐? 민노당이 있기 때문에 이번 위원회는 주체가 달라졌다고 볼 수 있으며, 테이블에서 올바른 방향이 이루어지도록 논의하자며 방치하고 문제제기를 안하는 것이 더 문제다”고 했다.
이어 천영세 의원대표는 국회에 들어 와보니 교섭단체의 특권과 소수정당의 소외가 심하다는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대해 정장선 의원은 교섭단체 부문을 논의를 해보겠다고 답하면서 ‘신행정수도건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신행정수도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신행정수도건설을 적극적으로 도와 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노동당 측에서는 신행정수도건설의 반대가 기본 입장이 아니라고 했다. 이번 추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신행정수도건설에 대해 반대입장이 아닌데, 다만 후보지선정을 밀어 붙이듯 결정한 것과 신행정수도 건설이 대선의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며, 진지하게 논의해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부영 의장은 신행정수도건설특위에서 정리해 민주노동당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가적 대사에 대한 중요 논의 대상인 민주노동당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으며, 대화해서 이해를 돕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을 대화파트너로 인정하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서로가 역사를 올바르게 끌어가겠다는 믿음이 있다면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세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부영 의장은 본인이 의장으로 있는 한 서로 상의하고 논의 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이 우리당을 비판하고 여야정치권을 비판하는데, 건전한 비판은 약이 된다고 했다.


2004년 8월 2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