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진상규명이 어떻게 정쟁의 수단이 될 수 있단 말인가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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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모든 것을 국회에서, 의회중심으로 풀어나가자고 먼저 제안한 건 한나라당이었다. 지난 5월 3일 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간에 맺어진 ‘5.3협약’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한나라당이 가장 집착했던 부분이 바로 ‘의회중심주의’였다.

그런 한나라당이 국회 안에 과거사 진상규명특위를 구성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며 대통령을 공격하더니 국회 안에 특위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자는데 이토록 완강히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여옥 대변인은 국회가 정쟁의 터전으로 변할 우려가 있고, 상생이 아닌 상쟁을 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라고 했다. 민족정기 바로세우기가 어떻게 정쟁의 수단이 될 수가 있나? 그 말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극렬 반대하며 투쟁하겠다는 것이다. 친일행위를 보호하고 군사독재를 옹호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당론인지 묻고 싶다.

고구려 역사 왜곡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리빈 중국대사에게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는 유행가 가사까지 들먹이며 분노했던 게 바로 사흘 전 일이다. 우리의 역사를, 그것도 불과 몇 십 년 전의 역사도 바로 세우지 못하고서 어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를 바로잡아 달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박근혜 대표가 인용한 노래제목처럼 한나라당은 지금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거부하고 있다. 자꾸 그러면 국민들이 떠난다. 그때 가서 ‘이렇게 쉽게 네가 날 떠날 줄은 몰랐어’라고 노래해 봐야 아무 소용없다. 과거사 진상규명은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진실’과 ‘정의’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화해’하기 위함이다. 한나라당의 동참을 촉구한다.


2004년 8월 16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김 갑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