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사과에 즈음하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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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오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유신시절 아버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미덕이다. 뒤늦은 사과지만 환영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유신시절 부당한 권력에 의해 고통을 겪은 수많은 분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혁당 사건을 비롯해 숱한 용공조작 사건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려 사법살인을 당한 분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 장준하 선생과 최종길 교수 등 독재정권에 항거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수많은 분들을 기억해야 한다.

더불어 말로만 하는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참회를 위해 박근혜 대표가 아버지와 함께, 또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당한 자산들을 모두 내놓는 실천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오늘의 사과가 그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반성과 참회는 계산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정략적이면 더더욱 안 된다. 지난 식민시절 저지른 잘못에 대해 일본이 가끔 하는 사과가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얼마 전 폴란드의 ‘바르샤바 봉기’ 60주기에 참석해 진심으로 무릎을 꿇었던 슈뢰더 총리의 모습을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주 일요일은 광복 59주년이다.




2004년 8월 12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김 갑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