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연설 중 교육 관련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26
  • 게시일 : 2003-11-11 00:00:00
해석이 불가능한 야당 대표 연설

- 7.2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연설 중 교육 관련 -

오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많은 비중을 할애하여 교육문제에 대해 진단하고 나름대로 대책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교육문제에 대한 박근혜 대표의 연설은 그 진단에서부터 해결책까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매우 불분명할 뿐더러, 논리적 일관성도 결여하고 있다. 분명히 우리말로 말했는데,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어지러울 뿐이다.

박근혜 대표가 주장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교육개혁’의 필요성은 이미 모든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경쟁력을 논할 때 국민의 교육기본권 보장 및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전제가 빠진다면 위험하고 어설픈 안내자가 되기 쉽다.

박근혜 대표는 스위스 IMD 발표를 인용하여 우리의 교육경쟁력이 최하위라고 주장했으나, 이 기관의 조사방식이 해당 국가의 기업인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국가간 교육경쟁력 비교의 지표로 삼을 수 없음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오히려 OECD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의 수준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근혜 대표의 연설이 무지의 소산인지 당리당략에 따른 아전인수적 해석인지 궁금할 뿐이다.

근거가 불확실한 ‘획일적인 하향평준화’라는 진단 속에 ‘교육에 경쟁과 선택을 도입’하겠다면서 박근혜 대표는 이른바 ‘자립형 공립학교 제도’를 제안했다. 학교재정은 현 상태로 유지하되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는 기존의 자율학교와 무엇이 다른가! 결국 ‘자립형 공립학교’는 초중등 교육의 평준화를 해체하겠다는 의도로 읽힐 따름이다.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면, 학교의 구성원이자 교육의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자치기구 법제화와 학교운영의 심의기구 설치, 강화를 통한 학교자치의 실현이며 사립학교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는 것부터 한나라당이 앞장서길 바란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국민이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학교평가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학교평가제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하고, 이를 통해 저소득층 자녀의 학력향상에 노력하는 학교를 지원한다는 것도 논리적 타당성이 없고 혼란할 뿐이다. 저소득층 지원을 빌미로 공교육체제를 흔들겠다는 발상이 아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표는 국립대학을 포함해서 모든 대학에 자율을 주는 대신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지필고사와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대학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은 대학에게 맡겨져 있다. 결국 한나라당의 ‘자립형 공립고’ 및 ‘대학자율화’ 주장은 초중등교육의 평준화를 해체하고 교육을 시장에 무책임하게 넘기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박근혜 대표는 교육부문에 대한 대표연설을 다시 해서 애매하고 불분명한 부분을 정확하게 정리하고 교육계와 국민들의 혼란을 바로잡아 주시길 권고 드린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가 교육문제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는 것은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나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한다.


2004년 7월 2일
열린우리당 국회교육상임분과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