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17대 국회의원당선자 워크샵 강연요지]17대 국회의 역사적 임무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22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여러분이 역사이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우리 한국에서 50년 역사가 흘렀다. 그 질곡과 고통, 투쟁의 결과로 이 자리에 서 계신 것이다. 역사의 맥락에서 여러분은 역사 그 자체이다. 50년의 투쟁, 인고, 고통을 겪으며 서 계신 것이다. 헌정사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우리 정치사가 새로 쓰여 지는 것이다. 자랑스럽고 어깨가 무겁다.

1. 4.15 총선의 의미

오늘로써 한국 헌정사에서 진정한 정권교체를 완성했다. 그 동안 정권교체가 우리의 비원이었다.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뜻에서 피땀 흘리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했으나, 사실 하지 못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살아온 과정으로 보면, 그 분은 기득권 세력에 투항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자민련과 연합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합 없이 독립적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데 성공했지만, 국회 권력, 국회 독재에 의해 절반밖에 하지 못했다. 진정한 의미의 권력 교체는 4.15를 통해 완성되었다. 따라서 한국 정치는 새로 시작되었다. 우리 역사의 함축으로서 나타난 4.15는 앞으로 많은 연구의 테마가 될 것이다.
4.15 총선에서 결과가 시사하는 가장 상징적 의미는 과반수 확보, 민노당 원내진출이다. 한국에 있어서 계급정당, 사회주의 정당, 좌파정당이 제도권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인가는 불가능에 가까운 기대였다. 그러나 이뤄졌다. 이는 민노당이 제도권정당화 되었다는 자체보다 그 의미,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한국사회가 그 동안 주류를 이뤄왔던 냉전세력, 독재세력이 한국을 지배해 왔다. 그 세력에 의해 질서가 왜곡되고 변질되었다. 이 역사가 우리에 의해 바뀌고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은 감동 그 자체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세력으로서의 수평적 정권교체의 완결이자 주류 정치세력의 변화이자 정치적 냉전체제의 해체에 의미를 둔다. 따라서 17대 국회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형식적 수준을 넘어 실질적 수준으로 발전하는 전환점을 통과했다.

2. 17대 국회의 역사적 임무
17대 국회는 냉전적 지배구조의 퇴조로, “정치적 해방공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된 “정치적자율의 공간”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
이러한 상황은 국민의 요구를 대변하고 조직하고 지도하는 새로운 정치적 리더쉽의 형성이 중심적 과제로 대두하게 됨을 뜻함
이를 잘 준비하고 질서 있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갑신정변과 한일합방, 8.15해방공간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사실에서 보듯이, 민주개혁세력의 무능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퇴행을 초래하게 될 것임(위기는 기회이지만, 기회는 위기이기도 함)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17대 국회에서 정치가 감당해야할 과제를 총론적으로 언급하겠음

1) 정치개혁의 과제
그동안의 한국정치의 특징을 정치학자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음
정치적 대표체제의 협애성, 대중적 기반을 갖지 않는 정당조직, 보수 독점적 엘리트 과두체제, 냉전 기득세력의 강한 헤게모니, 이로부터 야기된 엘리트구성의 일차적 특성인 지연, 학연 등에 의한 정치적 경쟁구도 등
이로 인해 정당 간 정치경쟁은 사회적 내용을 갖지 못한 채 소모적 정쟁과 감정 섞인 설전이 여론시장의 중심이슈로 되어왔고
3.12탄핵에서 극단적으로 표출되었듯이 구조적 역사적으로 대표성을 심각하게 결여한 국회가 민의를 철저히 외면한 채 독단적 행동을 통해 사실 이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적 담론이 얼마나 허구적 담론이었는가를 역설적으로 입증한 것임
실제로 대통령이 제왕적일 때가 아니라, 대통령이 너무나 허약할 때 이를 더 허약하게 만드는 보수적 야당과 거대언론이라는 담론동맹이 생산한 위력적인 무기였던 것임(최장집 민주화이후의 민주주의)
오늘 우리사회가 대면하고 해결해야할 산적한 문제들, 예를 들면 실업과 고용문제, 사회정의와 복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정치제도 개선의 문제, 탈냉전과 평화에 입각한 남북관계의 발전, 중앙집중화의 완화 등이 정당들 간의 정책경쟁을 통하여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정치구조와 환경으로 시급히 정비되어야함
따라서 정치개혁의 핵심은 그동안 논의되었던 공천방식, 돈 안드는 선거, 지구당 폐지 등 정당내부개혁과 더불어 정당체제의 개혁 즉 사회의 이익과 갈등이 폭넓게 대표될 수 있는 경쟁적인 정당체제의 틀과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어야 함
이렇게 할 때 한국의 민주주의가 그동안 직면해 왔던, 대중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민주주의적 원칙과 대중참여를 정치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현실간의 조화되기 어려운 갈등으로부터 비로소 벗어날 수 있을 것임

2) 경제성장과 균형발전의 과제
최근 겪고 있는 경제침체의 틈새를 뚫고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정치와 물량적 발전모델을 성공적으로 창출한 박정희 정부에 대한 향수를 이번 총선에서도 목도함(이른바 박근혜 효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경제적 가치에 종속시키는 담론의 위력 앞에 취약한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없이 무력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함
계급구조화의 심화, 소득 불균형 등 오늘의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유능한 민주주의 국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임

-참여정부는 경제사회정책 아젠다로 균형발전사회를 제시하고
- 성장 동력 확충을 통한 경제 활성화, 사회갈등 조정을 통한 사회 안정화, 개방과 개혁을 통한 Global Standard화를 균형발전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제로 채택하고 있음
- 기존의 불균형발전 패러다임은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유효성을 이미 상실했으며, 한국 경제사회의 다양화, 복합화로 과거와 같은 양적성장 위주의 국정운영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임
- 오늘날 한국 경제사회 문제의 핵심은 균형발전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데 있고, 현재의 경기침체나 사회갈등도 대체로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음
- 따라서, 균형발전 사회의 비전을 통하여 합리적인 기대수준의 형성과 국민적 합의기반 확충에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임

3)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과제

- 4.15총선을 통하여 우리는 남북간의 화해협력정책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획득하였음
- 북핵문제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현재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국회는 참으로 중요한 기능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임
- 나아가 우리사회 내부의 냉전적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민족문제에 대한 남남갈등을 해소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 또한 국회일 수밖에 없음
- 그러나 자칫 의욕과잉과 성과주의에 빠지게 될 경우 소모적 정쟁과 사회적 갈등이 재현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
- 민족문제에 대한 당리당략적 접근을 경계하고 초당적 추진을 원칙으로 하되,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신중하고 진지한 노력이 정책을 실현함에 있어 관건적 요건일 것임
- 최근 구성된 남북 국회회담 추진단의 활약과 노력을 기대함

3.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 한국의 다양한 정치세력을 어떻게 규정하고 분류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분석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음
- 그러나, 그동안 사용되어왔던 “제도권과 비 제도권” 혹은 “진보와 보수” 등의 이분법적 식별은 다원화되고 복합적인 한국의 정치세력을 구분하는 수단으로써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함
- 따라서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문제는 해방 후 한국정치사를 관통해 왔던 세 가지 종류의 균열(첫째, 민주주의 혹은 민주화를 둘러싼 균열, 둘째, 경제발전 혹은 근대화를 둘러싼 균열, 셋째, 민족통일을 둘러싼 균열)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규정해 보고자 함

1)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 통칭 민주화세력이라 일컬어질 만큼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가 비교적 총체적이며 민주주의의 가치도 수단적이기 보다는 본질적인 차원에서 접근함
- 전반적으로 대의민주주의자들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으나 참여민주주의에 대해서도 탄력적이고 개방적임
- 권위주의의 해체나 부분적인 자유화가 아닌 전면적인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그에 따른 인권의 보장과 사회 전체의 민주화를 추구함
※ 따라서 민주주의를 수단적으로 인식하는 수구적 보수주의와 구별되며, 사회민주주의 혹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사회화 지지론자들과도 차이가 있음
2) 근대화에 대한 태도
- 노자관계와 관련해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입장을 견지하려고 하며
-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사회조합주의적제도 및 기제를 광범위하게 개발하고 활용함
- 시장의 작동이 정부의 역할에 의해 보완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권위주의적 시장구조의 개혁을 지향함
- 또한 사회복지주의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지향
※ 당내 이념적 스펙트럼이 가장 큰 분야이며, 향후 많은 토론을 통하여 구체적 정책노선이 확립되어야 할 것임

3) 통일문제에 대한 태도
- 국민의 정부에서 설정된 대북화해협력정책 혹은 평화번영정책을 근간으로 한 한반도의 평화협력체제의 구축을 지향함

※ 대체적으로 위에 열거한 정책노선과 태도는 열린우리당과 그 지지자들이 갖는 보편적 경향성이라 할 수 있을 것임
이는 민족, 민주, 평화세력으로 포괄되며, 중산층과 서민을 정치적 지지기반으로 하는 개혁적 중도주의노선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