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국회 준비위원회 모두 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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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김원기 최고 상임고문

총선 이후 공식회의에 처음 나왔다. 모두들 수고했고 축하한다. 후세는 반세기 헌정사를 17대 총선 이전의 정치와 이후의 정치로 크게 구분하리라 확신한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전의 국회는 4․19 직후 잠시를 제외하면 민주국가라는 체면치레를 위해 있었던 것이지, 실제로 헌법에 보장된 입법부로서의 권리가 행사된 적도 없었고,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시스템으로 갖춘 적도 없었다. 국민들로부터는 모든 예산을 낭비하면서 몹쓸 일은 다하는 것으로 지탄받아왔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려면 국회가 국민적 문제점과 갈등을 수렴하고 용해하는 정치의 본산이 되어야 한다. 17대 국회야말로 그것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오늘부터 준비위원회에서 제반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소명감을 가지고 어떤 자세와 시스템으로 해야 소명을 다 할 수 있을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국회가 그동안 제 역할을 못했던 것은 큰 권력에 눌려서 못한 것도 있지만 국회 자체가 헌법에 규정된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제 국회와 당이 그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회 전체 예산이 약 2500억원이다. 정읍시가 전체 자치단체 중 중간규모 정도 되는데 예산이 약 4000억원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하는 일 없이 모든 돈은 국회가 다 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것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만큼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반성해야 한다. 이제는 정말로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선거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여야간에 싸우지 말라, 경제를 좀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지도부와 지도부의 대화도 필요하지만 의원 개개인도 각자 헌법기관이므로 여야 구분없이 활발히 대화하고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자세와 분위기를 과반수 여당인 우리가 이끌고 가야 한다.

□ 정동영 당의장

일하는 국회라는 측면에서 17대 국회가 제헌국회이다. 이 자리에 17대 국회의 실질적 지도부가 다 계신다. 국민들은 17대 국회 지도부에 대단히 큰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다.

어제 당에서 신당 창당과정과 총선에 이르기까지의 역정을 낱낱이 기록으로 남기는 백서를 충실하게 작성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백서준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신당 창당과정 자체가 역사였고 4․15도 선거가 아니라 역사였다.

올해 연말, 일하는 국회로서의 제헌국회에 대한 성적이 매겨질 텐데, 그때 우리가 A학점을 받을 수 있다면 열린우리당은 영속적인 정당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세력으로 확실히 뿌리를 내릴 것이고, 국회도 지금까지의 국회가 권력형 의원의 성격을 가졌다면, 봉사형 의원으로, 일하는 국회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하는 국회 준비위원회의 소명이 막중하다.

□ 김근태 원내대표

많은 국민들이 이제부터는 정말 잘해야 한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으며 제발 싸우지 말고 경제를 살려달라는 비원의 절실함을 느낀다. 그것만이 아니라 이제 당신들이 잘 하지 않으면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강력한 요구가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우리가 잘하지 못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발목잡기라는 얘기가 성립하지 않는다. 정말 긴장해야 한다. 우리는 4․15 총선을 통해 의회권력을 교체했다. 국민들이 의회주도세력을 바꿔줬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절대 아니다.

의정활동을 이미 해온 우리들을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 긴장해야 한다. 우리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한번도 과반수당, 1당이 되어 본 적이 없다. 여당으로서 과반수 여당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경험이 축적되어있지 않다.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108명의 당선자가 의정활동 경험이 없다. 정당활동 경험도 길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은 강점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통합을 해낼 것인지, 그러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어떻게 존중될 수 있을 것인지,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과 더불어 생산을 위한 개혁, 유능한 17대 국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잠이 오지 않는다.

총선이 끝나면 좀 여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다시 긴장하고 서로 격려해야 할 시점이다. 오늘 대략적인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 후 실무준비를 통해 월요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되 우리의 정체성과 방향이 잘 제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4년 4월 2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