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호소문]국민께 드리는 글-국민 여러분만 믿습니다. 미래를 주십시오. 희망을 주십시오.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4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선거운동 마지막 14일째를 맞이하며 -

이제 내일입니다.
이제 하루가 지나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미래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과거로 후퇴할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지난 2주간 저는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니며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과분한 지지와 격려도 받았고 매서운 회초리도 맞았습니다.
일하는 국회, 새로운 정치를 통해 국민과 함께 새로운 시대로 나가겠다는 포부와 희망은 ‘신지역주의’라는 괴물 앞에서 점차 절망과 참담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제3의 정치혁명이 예비 된 천재일우의 기회를 저희들의 부덕함으로 놓치고 있습니다. 한없이 죄송하고 한없이 두렵습니다.
역사 앞에 큰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심판받지 않은 ‘어둠의 세력’이 또 다시 의회를 장악해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위에 군림하는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메어집니다.

검은 돈과 지역주의, 색깔론에 기생해 의회와 정치를 파괴해온 부정부패 냉전수구세력의 생명은 질겼습니다. 국민주권을 탄핵하고 대통령을 유폐시킨 그들은 무덤까지 쫓겨간 지역주의의 망령을 불러내 국민을 현혹시키고 거대야당으로 부활했습니다. 낡은 세력의 발악은 참으로 치밀했습니다. 분단의 역사가 낳은 가슴 아픈 개인사를 들춰냈고 독재정권에 시달린 국민의 아픔을 자극했습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참회 없는 눈물을 뿌리며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헌재판결에 합의하자는 비겁한 술수를 부리고 공허한 인물론, 정책선거를 주장하며 탄핵의 죄과를 비켜나갔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놓지 않겠습니다.
지난 수 십 년간 우리 역사에 닥친 위기의 중심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지만 국민들은 언제나 지혜로운 선택과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친일과 냉전, 고문과 탄압, 총칼로 협박하고 검은 돈과 기득권으로 옭아맨 불행한 역사를 그래도 조금씩 진전시켜 온 것은 국민들의 힘이었습니다.

2002년 12월 19일, ‘희망돼지’의 승리로 우리 정치는 드디어 지역주의를 물리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은 원칙과 신념을 지키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 왕따가 되기 십상인 현실, 돈과 학벌, 배경 없이는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는 암담한 현실이 ‘과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2004년 3월 12일, 불과 193명의 국회의원이 단 한 시간 만에 수십 년간 피와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민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냈기에 온 국민이 분노했습니다. 눈물과 분노 위에 타오른 촛불은 민주적 기본질서와 국민주권의 가치를 확고히 지키려는 다짐이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총선은 단순히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나라의 장래를 결정짓는 역사적 분수령입니다.

선거를 불과 하루 남겨둔 지금, 역사의 수레바퀴는 여전히 부정부패의 진흙탕, 지역주의의 함정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소망했던 미래는 보이지 않고, 불행한 과거, 암담한 현실이 ‘미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부족함이 컸음이, 믿음을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거듭 호소드립니다. 저희들에 대한 질책이 한나라당의 부활로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간판만 바꾸며 의회를 장악해온 냉전수구세력, 부정부패세력이 또 다시 1당이 된다면 희망은 없습니다. 미래는 없습니다.

국민여러분!
희망을 주십시오.
미래를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만 믿고 저희는 국회개혁의 청사진을 다시 꺼내놓습니다. 원내정책정당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일하는 국회, 투명한 국회를 만들어 국민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개혁이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정책으로, 삶의 변화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주십시오.
국민여러분만 믿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