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기자회견문 -김근태 선대위원장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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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강원도가 앞장서서 의회쿠데타세력을 심판해주십시오

의회쿠데타세력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신지역주의’와 ‘색깔론’이라는 불법무기를 양손에 들고서 추풍령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역사의 후퇴를 막아야 합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발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부산과 대구를 거쳐 이곳 강원도에 왔습니다. 부산과 대구에서 한나라당의 지역주의 선동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곳 지역주의 청정지대인 강원도에도 ‘과거 향수’에 의지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심판을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하든지 하지 않고 피해가려는 한나라당의 음모가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제 하순봉 한나라당 경남 선대위원장은 “호남과 충청, 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이 싹쓸이 한다. 영남은 한나라당에 지지를 보내달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표도 앞에서는 지역주의 선동 하지 않는다 합니다. 그러면서 실현도 가능하지 않고 급변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아 분명히 알고 있을 터인데도 여전히 가는 곳마다 강조하는 ‘거여견제’ 주장으로 지역주의를 사실상 부추기고 있습니다. 영남 싹쓸이를 은근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민 여러분!
또다시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면, 강원도 같이 지역주의가 없는 곳이 제일 큰 피해를 봅니다. 과거 극심한 지역주의에 강원도가 얻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역발전은 정체되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지역 차별 없이 전국적으로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강원도가 앞장서서 열린우리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입니다. 말 같지 않은 이유를 들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한 정당입니다. 부정비리에 연루된 서청원 의원 같은 사람을 합법적으로 ‘탈옥’시킨 정당입니다. 이런 정당에게 우리의 앞날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원내1당이 되어 국정안정과 민생경제를 챙기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차떼기 정당, 한나라당이 또다시 원내1당이 된다면, 또다시 정부 발목잡기로 국정은 불안해지고 민생경제는 파탄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저께 5당의 선대위원장이 TV토론하는 자리에서 야당이 ‘헌재의 결정에 무조건 승복한다’는 합의를 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탄핵문제는 마땅히 총선에서 국민심판의 핵심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헌재로 떠넘기겠다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 의회쿠데타인 탄핵문제가 심판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일종의 꼼수가 내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맞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반대했습니다.

이를 두고 법치주의를 흔든다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입니다. 합법적 과정을 거치면 다 되는 것입니까? 한나라당에 묻습니다.

박근혜 대표에게 묻습니다.
서청원 의원 석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국민의 70%가 반대한 의회쿠데타인 탄핵을 아직도 잘할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래서 아직도 웃고 있습니까? 박정희 정권의 3선개헌은 합법적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괜찮은 것입니까? 또 유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1930년대 독일 히틀러가 합법적 과정을 통해 권력을 쟁취했던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탄핵문제를 제외하고 오직 인물과 정책을 갖고 경쟁 하자는 것은 일종의 국면호도용 물타기에 불과합니다. 우선 그게 가능합니까? 또 만일 그렇게 된다면 거기에서는 희망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한․민․자 3당이 연합한 탄핵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심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마땅히 심판해야 합니다. 국민의 80%가 탄핵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표께서 이번 총선이 정말로 인물과 정책에 대한 선거가 되기를 원한다면 탄핵을 스스로 철회해야 합니다. 지금 결단하십시오. 그래야 한나라당이 거듭 태어난 것으로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 모두발언

어젯밤 강원도에 왔다. 언론을 통해 강원도민께 인사드린다. 절박한 상황 때문에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기자회견을 하며 홍상수감독의 강원도의 힘이랑 영화가 생각난다, 강원도민의 힘을 요청하고 기대한다.
보고에 의하면 한나라당의 제1당으로 질주하고 있다고 한다. 과반수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제1당으로 질주하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효과와 더불어 거대여당 견제론을 통해 대통령과 우리당이 일당독재를 할 가능성이 높아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핵심은 신지역주의다.
대구경북에서는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구 수성갑을의 김태일, 윤덕홍 후보는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박근혜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부산경남 지역으로 몰고 가고 추풍령을 넘어 수도권으로 넘어오려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국민 여러분 강원도민 여러분 차떼기 부패세력을 용서하면 안 된다. 3.12 쿠데타 만행과 폭거를 용납하실 생각인지 묻고 싶다.
엊그제 KBS 심야토론에서 한민자 3당과 민노당 선대위원장이 합세해 4대1로 나에게 요구했다. 헌재판결 승복을 합의하라는 것이었다. 시간에 쫓겨 사회자의 재촉으로 충분히 얘기하지 못했으나 제가 반대한 것은 승복을 합의하자는 것이다. 정치적 의도와 계산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반대한다. 헌재 판결을 각자 수용하면 된다. 헌재의 심리에 응하는 것은 수용하겠다는 태도이다. 그런데 굳이 토론회에서 합의 하자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이 합세해 80%넘는 의석을 가진 야당이 경호권을 발동해 통과시킨 탄핵에 대한 심판이 총선의 본질이다. 그런데 이를 심판받지 않겠다는 계산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가능하지도 않고 맞지도 않다. 노무현 정부 1년을 총선에서 심판하자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이므로 의회에서 다수를 점한 세력에 대한 심판도 해야 한다.
둘째, 헌재판결 승복에 합의하자는 것은 은연중 탄핵 통과가 정당한 것이고 대통령 파면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반대한다. 각자 헌재판결을 수용하면 된다.
박근혜 대표에게 묻는다. 박대표는 저의 발언이 반헌법적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면 지금도 3.12의회 쿠데타가 국민의 뜻에 맞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탄핵안에 대해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누차 얘기했는데 탄핵은 사법적 측면뿐 아니라 정치적 측면도 있다.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 정당했다면 이를 주장하며 총선에 임해야 한다. 궁색하니 헌재로 돌려 총선에서 쟁점이 안 되도록 하고 인물과 정책 경쟁을 하자고 한다. 인물과 정책 경쟁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를 복원시킨 후 해야 한다. 탄핵을 헌재로 밀고 국민의 눈을 가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복고풍 향수로 신지역주의를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반민주적 작태가 아닌가. 다시 박근혜 대표에게 묻는다. 3선 개헌이 합법적으로 진행된 정치적 폭거였는데 이를 지키고 옹호했어야 하는가. 그 뒤에는 폭력이 있었다. 3.12의회쿠데타 또한 경호권 발동이라는 폭력이 있었다. 유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외형적으로는 합법적 과정을 띄었다. 이게 정당한가. 그럼 국민은 어디로 가는가. 민주주의는 어디 뿌리내릴 수 있는가.

저는 우리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사죄드린다. 3.12쿠데타 이후 우리에게 온 것이 국민의 반사적 지지였다고 누차 강조했다. 저희가 잘못한 것은 질책해 달라. 그러나 한나라당의 차떼기 쿠데타는 응징해야 한다. 기득권 세력이 심판받지 못하고 1당이 된다면 우리의 역사는 희화화될 것이다. 우리 국민은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반쯤 ale고 반쯤 믿을 수 없을 것이다. 큰 잘못을 해도 결국 그때만 넘기면 다 괜찮은 것이라는 잘못된 교훈을 국민에게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보다는 한숨과 걱정스러움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다.




2004년 4월 1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