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싸우지 않는 정치를 만들어 갑시다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92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대화와 통합의 정치를 위한 두 번째 제안-


국민여러분.

저는 상생과 화합,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탄핵소추안을 16대 국회 이내에 철회하기 위한 여야대표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려보자는 답변을 했습니다. 탄핵소추안이 정치가 아니라 법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탄핵소추안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입니다. 정치권이 이를 해결하고 정치권이 책임져야 할 사안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도 최종 결정때까지 직무집행정지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 헌법은 전두환독재시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탄핵소추안 가결과 함께 즉시 대통령 권한 정지를 하도록 했습니다.

이같은 제도는 시대상황의 산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상황의 산물인 법에 기대어 탄핵을 법치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길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 상생의 정치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가져오는 정치입니다.

전직총리들도 모두 모여 현 시국을 비상상태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비상시국상태를 빨리 끝내고 대통령 부재상태로 국가와 나라가 멍들어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 박근혜대표에게 재차 제안합니다. 투쟁과 반목과 갈등의 정치를 청산하고 대화와 통합의 정치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경제를 회생시키고 새시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탄핵소추안을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여야대표가 합의하면 대통령도 탄핵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3자회동 수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어제 청와대에서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표와 만나 탄핵정국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기 위한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기로 정치적으로 결정한다면 대통령에게 사과도 건의할 생각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상생의 정치, 새로운 정치, 정쟁의 종식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제발 더 이상 정치권이 싸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총선이 끝난 후에는 누가 승리하고 패배하든지간에 그 후유증 때문에 탄핵정국을 해소하기가 여의지 않습니다. 4.15총선 이전에 여야 대표가 만나 대타협을 도출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표가 여야대표회담을 끝내 거부하는 것은 결국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나라를 파탄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됩니다. 박근혜 대표가 자존심 때문에, 당내 일부 강경파 때문에 16대 국회를 탄핵국회로, 193명의 의원을 역사의 죄인으로 남기고 마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박근혜대표가 취임이후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를 제안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은 한나라당이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에 대해서 아직도 명백하게 사과하고 진상을 고백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부패로 얼룩진 16대 국회의 더러운 유제와 잔흔을 17대 국회로 넘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여야대표회담을 통해서 대선불법자금에 대해 국민 앞에 고백하고 검찰수사에 협조한다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할 수 있는 방안도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17대 국회 개원이후에도 불법대선자금수사가 계속된다면 국민의 실망은 커지고 기업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경제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야가 16대국회 이전에 모든 과거의 악습과 부패, 혼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고백의 방안을 찾고 용서와 화해의 방안을 모색한다면 새로운 시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싸우지 않는 정치를 만들어 갑시다. 박근혜 대표의 용기있는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04년 4월 6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