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한나라당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53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요즘 박근혜 대표의 행보를 보면 ‘박정희 향수’를 이용해 특정지역의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개탄스런 일이다. 박근혜 대표는 이제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할 위치에 서있다. 박근혜 대표는 이제 자신의 위상에 맞게 독립된 정신으로 행동해주기 바란다.

박 대표는 예전에 아버지에 대해 말하면서 ‘민주주의 발전에 부담을 주었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때의 발언을 듣고 박 대표가 ‘독립된 정치인’으로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당시 발언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면, 폭력적 인권탄압이었던 ‘실미도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실미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문제를 17대 국회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나의 말에 대답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시대착오적인 색깔론도 중지해야 한다. 내 친형들의 ‘월북’문제를 놓고 시비를 거는 것을 묵고(黙考)할 수 없다. 전국적으로 살포되고 있는 나의 가족사에 대한 흑색선전물에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가족사의 아픔이 있었기에 나는 시대와 민족의 아픔에 대해서도 눈감지 않고 살아왔다. 형제들을 보고 싶고 사랑한다.

한나라당이 나에 대해 ‘공격할 것이 많다’고 한 것이 고작 연좌제적 색깔론이었다는 것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박근혜 대표에 대한 나의 문제제기는 ‘공적인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고, 한나라당이 나에게 한 문제제기는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다. 한나라당이 아직도 공사를 구분할 줄 모른다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2004. 4. 5.
열린우리당 공동선대위원장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