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국가폭력과 인권유린에 희생된 실미도사건 영령들을 추모하며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208
  • 게시일 : 2003-11-11 00:00:00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갑시다
-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에 희생된 실미도사건 영령들을 추모하며 -


우리는 오늘 역사의 아픈 현장에 왔습니다. 이곳 실미도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오랜 기간 실미도의 진실은 묻혀 있었습니다.

얼마 전 영화로 만들어져 이제야 많은 사람들이 실미도의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듯합니다.

유명한 역사학자 E. H. Carr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습니다. 현재의 눈을 통해서 과거를 보는 것이 역사입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일어났던 수많은 ‘감춰진 진실’에 대해 이제는 말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아픈 과거’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실미도 사건은 박정희 정권 시대에 일어났습니다. 박정희 前대통령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면 功過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박정희 前대통령에게 경제성장이라는 功이 있다면,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이라는 過가 함께 있습니다.

박근혜 대표가 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 독립된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면, 아버지의 功과 過를 함께 평가하는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박근혜 대표는 아버지의 過에 대해서도 말해야 합니다.

우리당에는 ‘실미도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성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당은 17대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입니다. 희생된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실미도사건의 진상을 후대들이 알 수 있도록 역사유적지로 개발하는 것도 검토하겠습니다.

실미도사건 이외에도 군사독재시절에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에 의해 희생되고 조작된 사건이 많습니다. 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17대 국회에서 ‘의문사진상규명법’을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는 4.19혁명과 6월항쟁을 제도적으로 완성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은 보복하고 처벌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다시는 이 같은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대에 교훈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과거 잘못된 일들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 관용과 포용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진정한 ‘정치보복’은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치를 통해 가해자가 진정으로 반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어두운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시대착오는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이제 모두 손잡고 앞으로, 미래로 나아갑시다. 암울했던 과거, 독재로의 복귀를 노리는 ‘어둠의 세력’을 이번 총선에서 심판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희망의 새 사회를 건설합시다.



2004. 4. 4.
열린우리당 공동선대위원장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