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원내대표 광주지역 기자 회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08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광주기자 회견 모두말씀

민주주의를 사랑합니다! 광주를 사랑합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부끄러운 마음으로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 왔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신 광주영령들과 시민들에게 죄스런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3월 12일, 16대 국회는 한국 의정사에 씻지 못할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의회쿠데타’를 자행했습니다.

그날 야3당이 탄핵한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였습니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키워온 민주주의는 야3당의 폭거에 의해 무참하게 유린되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항거가 전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국회를 해산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탄핵한 16대 국회는 국민들에게 이미 ‘해산선고’를 받았습니다.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할 정치가 지탄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사과를 드립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탄핵안이 가결되던 날 우리는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민주주의 파괴세력의 ‘광기’가 난무하는 현장을 지켜보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삼켜야 했습니다. 울분을 삭혀야 했습니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돛단배가 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주셨습니다. 민주주의를 지켜주셨습니다. 거대한 민심의 바다가 해일이 되어 한․민․자 쿠데타 船團을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꺾인 민주주의 깃발을 움켜잡고, 이곳 광주에서 새로운 전진을 시작합니다. 수구세력의 50년 의회독재를 끝장내고, 새로운 민주개혁국회를 만들겠습니다. 더 이상 민주주의 파괴세력이 이 땅에 발 부칠 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80년 광주의 위대한 항쟁정신을 가슴에 되새기고자 합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현명한 결단을 해주신 광주시민들의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열린우리당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민생을 책임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흔들림 없는 햇볕정책의 계승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룩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희망을 전파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광주의 정신을 모욕한 세력들을 심판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위대한 선택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광주기자 회견 질의응답

이번 탄핵안이 가결된 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의원직을 총사퇴했으나 다시 철회했다. 또, 국민경선을 약속했지만 광주에서 절반 정도밖에 경선을 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 3월 12일 국회본회의장에서 3당 야합에 의한 쿠데타를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우리는 무력했고 좌절했다. 하지만 그날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했던 것은 격분해서는 아니었다. 그 때는 정말 16대 국회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퇴서를 제출했던 것이다.
약속을 철회해서 부끄럽다. 사죄드린다.
이유는 구구하게 설명드리지 않겠다. 국민들께서 아시는 그러한 이유로 사퇴를 철회하게 됐다.
광주에서 경선을 절반밖에 하지 않았다는 질문도 하셨다. 경선이 참 어렵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질적으로 경선을 한 정당은 열린우리당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지역은 후보자들간에 합의가 되지 않은 곳도 있고, 경선을 관리할 능력이 아직 충분히 길러지지 않아서 어려운 경우도 있어 생각보다 경선을 하는 게 어렵다.
그러나 완전하고 온전한 경선은 아니었지만, 상향식 공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 광주방송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 탄핵안 발의 당시에는 노 대통령이 사과하는게 옳다는 게 국민다수 여론이었다. 당시 대표님의 견해는 어떠했나?
=우리는 지금 탄핵이라는 비상한 상황에 있다. 대통령이라는 위상은 존재하는데 직무는 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는 없어야 할 상황이다. 헌재가 빨리 판결을 내리고 정쟁이 아닌 국민통합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만약 사과했다면 야당이 탄핵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칼을 겨눈 상태에서, 즉 탄핵안을 발의해놓고 사과하라는 것은 진정한 통합이 아니다. 굴복하라는 의미였다. 대통령의 굴복만이 아니라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또, 만약 사과한다면 탄핵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탄핵한다는 것은 사과하면 끝나는 작은 의미밖에 지니지 않는 사안을 가지고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2002년 12월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야당은 단 한번도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서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탄핵에 이른 것이다.
광주시민 여러분께 이렇게 말씀드린다.
만약 열린우리당에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역할할 수 있을 만큼의 지지를 주신다면 정쟁의 정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오늘 광주와 부산의 방문도 그런 다짐에서 시작된 것이다.

□ 연합뉴스
우리당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상대당에 대한 반사이익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과분하다. 반사이익이다. 광주, 전남북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의 지지에 대해 감사드린다.
한편으로 두려움이 생긴다. 의회 본회의장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는 것을 본 시민들은 지난 80년 5월의 광주를 회상하셨을 것이다. 우리는 많이 부족했고, 무력했지만 이땅, 국민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을 불쌍하게도 보셨을 것이다.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당에 보내는 채찍질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 하라는, 우리당은 쿠데타 세력과는 뭔가 다른 세력으로 보이니 잘하라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분하지만 국민들의 지지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잘하겠다고 다짐한다.

□ 전남매일
민주당과 우리당은 같은 뿌리이다. 3.12을 계기로 민주당은 추락하고 있고 우리당은 상승하고 있다. (총선 후 관계설정 등) 민주당에 대한 생각은?
=광주와 전남북도민들께서는 민주당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계실 것이다. 우리당과 민주당은 수평적 정권교체, 햇볕정책, 정권재창출 등 역사적 뿌리가 같다.
출발할 때는 작은 차이였다. 우리가 개혁공조, 개혁경쟁을 하지고 거듭 제안했지만 우리의 제의를 뿌리쳤다. 노대통령과 우리당에 대한 미움을 모든 판단의 전제로 삼으면서 군사 쿠데타세력인 한나라당과 공조라는 이름으로 야합했다. 한두번이 아니다. 측근비리 특검이나 정개특위 활동에서도 우리당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함께 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번 대통령 탄핵으로 민주당은 더 이상 가서는 안될 길을 갔다. 돌이킬 수 없는 먼길로 갔다. 시대정신을 버렸다. 정치개혁 햇볕정책이라는 시대정신을 마치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는 것처럼 거듭 부인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뼈를 깎는 자세로 거듭나야 광주시민들의 사랑도 되찾을 수 있고, 우리당과 정책공조 등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민주당은 너무 멀리 갔다. 80년 광주를 짓밟은 세력과 손잡은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

□ 시민의 소리
총선이 한달도 채 안남았다. 과거 초원복집 사건 등 총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사건이 있기도 했는데 가장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노력하겠다. 우리에 대해 국민들께서 거는 기대와 채찍질에 교만하지 않겠다. 교만할 수도 없다. 가진 게 없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서민과 함께 하겠다. 민생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을 비롯하여 광주, 대구, 부산에서 민주주의 수호와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마음을 모았던 국민들의 길을 따르겠다.
□ KBS
이번 총선이 정책대결이 아닌 정치성향에 의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당 정책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 등은 없는가?
=정책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민주주의 수호하는 정당이라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정책을 충실히 준비해놨다. 정책 대안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는 이때 정책은 무의미하다.
먼저 국민앞에 야당이 사과한다면 우리는 각 분야에 대한 정책 대결을 기꺼이 할 준비가 돼 있다.

□ 오마이 뉴스
민주당에서는 총선 보이콧 얘기도 나오고 3.12 이후 내각제 개헌 의혹 등도 제기했다. 지금도 그렇게 보고 있나?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 상황에서 국민이 총선보이콧이나 내각제 개헌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는지 야당의 지도부가 생각해야 한다. 총선 연기는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 전라도.com
다른 도시보다 광주에서 촛불집회 참여 인원이 적다 어떻게 보는가?
=광주시민의 착잡함을 이해한다. 우리당에 대한 이성적 기대와 판단은 긍정이나 뭔가 민주당에 대한 정서적 끈끈함이 있었다. 그러나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광주시민들께서 결단해주셨다. 그래도 뒤끝이 당기는 머뭇거림이 정서적으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사과하지 않고, 탄핵안을 철회하지 않은채 계속 총선 보이콧 등에 대한 얘기만 한다면 광주가 촛불집회의 중심에 서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다.

□ 도민일보
탄핵이후 우리당 지지도가 상승했다. 그러나 경제와 민생 수습대책이 없어 국민들은 섭섭함도 있다. 대책은?
=수습이 비교적 잘 되고 있다. 그래에는 2004년 경제성장률을 조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민간, 국책연구소에서 제기되고 있을 정도이다.
정치 불안이 경제불안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고건총리와 우리당이 노력한 결과라고 본다.
시장불안을 막아내겠다.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도 탄핵안 가결이 당장 우리 시장 신용 등급을 낮추는 방향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안을 철회하고 정책경쟁을 하게 되면 국민들께서는 정책을 통해 각 당을 판단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2003년 3월 2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