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제58차 의원총회 결과 김부겸 원내부대표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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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약 40분간의 공개회의에서 논점이 잡혔다. 그 사이에서 도대체 우리가 보여줄 진정성이 무엇인가, 국민들이 봤을 때 똑같은 거짓말쟁이 아니냐는 비난에 대해 어떻게 답하는 게 제일 정직한 태도냐라는 것이 오늘의 논점이었다. 논란이 있었다. 오늘 참석자 중 약 스무분 이상이 발언을 했다. 그 과정에서 더러 고성도 나왔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이것이 또 하나의 교만과 구태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 당에서 선거를 지휘하는 분들의 솔직한 고충도 있었다. 무슨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의원들도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공개된 회의에서 이해찬 의원은 “우리가 비록 어쩔 수 없이 의원직을 유지하더라도 우리의 기득권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우리가 사퇴를 철회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국민들에게 고백하고 현실적으로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임채정 의원은 “정치인의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지키는 게 국민들의 마지막 신뢰를 확보하는 길이므로 깨끗이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었다. 크게 이 줄기 내에서 의견이 나누어졌다. 개별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이부영 상임중앙위원
무슨 대안이 있는가. 현실적으로 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달리 대안이 없는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뿐이다. 선거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전술을 집행할 아무런 능력이 없으면서 너무 감정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 유재건 의원
논리적으로 임채정 의원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거라는 전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본다면 사퇴의사를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

- 정동영 당의장
돈 때문이라면 우리는 사퇴해야 한다. 대부분 정치신인인 우리당 후보들의 기호문제를 생각한다면 사퇴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우리당의 진정성 보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3월 12일 먼저 사퇴를 제안한 것은 나였다. 당시 수치스럽고 자폭하고 싶은 심정에서 유일한 항거수단이 사퇴였던 것 같다. 최근 대통령이 사실상 유고인 상태에서 우리가 국회마저 비운다면 국민들은 또다른 불안감을 갖게 될 것이다. 약속을 못 지킨데 대해 국민께 솔직히 사과하고 의원직 사퇴의사를 철회하는 것이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져야할 정치적 여당으로서 비난을 감수하고 사과하겠다. 대통령 탄핵까지 하는 두 야당이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 아닌가. 5월 29일까지 짧지만 긴 시간일 수도 있다.

- 김명자 선대위 공동위원장
대국민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는 명분상 어긋난다는 고민은 알겠다. 그러나 보다 큰 명분은 정치적 책임감이다.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민주주의는 우리가 지킬테니 국회는 여러분들이 지켜 또 다른 파행을 막아달라는 것 아닌가. 이 문제를 명분 대 실리의 문제로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오히려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결연한 의지로 나가야한다. 우리는 최근 국민의 과분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두 야당의 끊임없는 발목잡기 또한 현실이다. 이 문제가 소위 민생파 대 민주파의 갈등으로 비친다면 터무니없는 비약이고 상투적인 이분법에 불과하다. 3월 12일 우리들의 사퇴 결정의 당위성과 감성적 결정에 대해 사과드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진정 사과하고 정치인의 약속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것도 좋은 일이다.

- 장영달 의원
사퇴를 취소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개헌발의, 총선연기 등 어떤 정치적 음모도 가능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퇴하더라도 두 야당의 정치적 불장난이 불가능한 시점에서 내는 것이 옳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권이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다. 사퇴서를 던질 때는 이미 모든 국가의 운명을 국민에게 맡긴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정치인이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옳다.

- 송석찬 의원
두 야당은 자신들의 의석수가 2/3가 넘는 16대 국회에서 반드시 내각제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다. 우리는 의원직을 지켜 정치적 불장난을 막아야 한다.

- 안영근 의원
솔로몬의 재판은 끝났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탄핵무효와 철회 등 국민적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4월 15일 선거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2/3가 넘는 두 야당이 무슨 짓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선거에 유리하면 대통령도 탄핵하는 두 야당이 무슨 일을 할지 알 수 없다. 지금은 국회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박양수 조직위원장
지금의 정치적 열정이 가라앉게 되면 결국 다시 홍보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당 후보들의 기호 통일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사퇴해야 할 시점과 사퇴하지 말아야 할 시점이 있다. 우리 전국구 의원들이 사퇴할 때는 가능한 빨리 하는 것이 국민들의 신뢰를 쌓는 것이었다면 3월 12일 이후 국민들이 함께 싸울 때는 가능한 사퇴를 늦추는 것이 옳다. 지금 싸움 국면은 오히려 국민들이 앞장서 나가고 있고, 원내에서의 또 다른 불장난은 우리에게 막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고 사과하는 것이 옳다.

- 김태홍 의원
국민은 무섭다. 국민들은 지도자와 지도세력에게는 무한한 희생과 도덕성을 요구한다. 우리는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다만 우리당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결집해야 할 책임이 있는만큼 국고지원금 54억원, 세비, 시설 이용 등 우리들이 누리는 모든 기득권 포기해야 한다. 최소한 그래야 국민들에게 사퇴철회의 진정성을 말씀드릴 수 있다

- 김원기 최고상임고문
의원들 다수의 분위기가 사퇴 철회인 듯하다. 그러나 최소한 사과할 수 있는 명분은 가져야 하고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발언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고 자기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의원직은 유지하더라도 우리의 말에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국고보조금과 세비를 포기하는 최소한의 행동을 해야 한다.

- 천용택 의원
비상시기이다. 남북관계도 대단히 어려운 문제점이 놓여있다. 이라크 파병도 한미간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를 비우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책임있는 자세인가. 아니다. 5월말까지는 비록 우리 힘이 모자라더라도 책임을 지는 정치적 여당 노릇을 계속해야 한다.

- 정세균 정책위의장
여러 의원들의 고민은 알겠지만 혹시 이런 논의가 우리당 지지층의 얘기만 듣고 판단한 것 아닌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우리들의 관심은 이런 상황에서 부동하고 있는 분들이 바라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 그분들은 우리가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적어도 이해찬 의원이 얘기한 정도의 자기 희생이 따라야 한다.

- 임종석
의원직 사퇴의사를 철회한다면 구구한 변명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할 것이다. 오히려 우리들의 현실에 대해 솔직히 고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

- 김덕규 의원
그동안 사퇴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주말 지역구에서 여러분들을 만나봤더니 여론은 사퇴를 철회하고 제 역할을 다하라는 것이었다.

- 김영춘 의원
우리가 국고보조를 안 받겠다는 것은 정치적 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사직서를 쓴 것이 단순한 울분 표현은 아니었다. 우리는 스스로 16대 국회 사망선고를 한 것이고 우리 역할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는 의원들과 사퇴서를 제출하려는 생각도 있었으나 당의 분열을 우려해 포기했다. 상징적으로 당의 대표직에 있는 분들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을 고려해봄직 하다.

- 유시민 의원
사퇴하기로 하면 분명히 사과하고 사퇴 못하면 못한다고 사과하고 선언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비판에 대해 우리의 자세가 겸허하다면 이삼일이면 논란이 종결될 것이다. 이후 뼈를 깎는 반성과 정치행위를 통해 국민에게 진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 배기선 의원
최근 우리당 일부에서 국민들의 엄혹한 질책과 기대를 저버리고 김치국부터 먼저 마신다는 비난을 받을만한 발언과 행동이 나오고 있다. 지금 민심이 얼마나 요동치고 있는가. 죄인된 심정으로 이 쿠데타를 저지 못한데 대해 반성하고 쿠데타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늘 불침번을 선다는 각오로 이야기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논의 후 김근태 원내대표가 “의원직 사퇴의사를 철회하는 것이 다수의 뜻이라고 본다. 사퇴의사를 철회하면서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구구한 변명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2004년 3월 2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