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회견 정동영당의장 모두 말씀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023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어주십시오 !

존경하는 외신기자 여러분 ,
대단히 반갑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부패한 냉전세력들이 저지른 총칼 없는 쿠데타였습니다. 무책임한 권력의 대국민 자살테러였습니다.

더구나 이번 만행은 TV 화면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쿠데타였습니다. 막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한 표면적 이유는 대통령이 선거중립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정당가입을 허용하는 나라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선관위의 회신 그 어디에도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단지 선거과정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달라는 권고만 있었을 뿐입니다.

이렇듯 말도 안 되는 사소한 이유를 들어 대통령을 탄핵한 경우는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일입니다.

대한변호사 협회는 이미 탄핵이 가결되기 전부터 특정정당을 돕고 싶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탄핵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치학회와 대다수의 헌법학자들도 같은 견해를 나타냈으며, 수많은 시민단체들도 야3당의 명분 없는 탄핵발의를 규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3당이 공모해 탄핵안을 발의하고 무력으로 통과시킨 근본적인 이유는 단 하나, 다가 올 4.15 총선에서의 참패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번 3.12 의회 쿠데타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설자리가 없어진 냉전수구세력과, 열린우리당이라는 전국정당의 출현으로 그 의미가 없어진 지역주의 세력, 그리고 검은 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부정부패 세력이 저지른 반민주적 의회폭거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완전히 사라질 낡은 정치 세력들의 불장난으로 이토록 심각한 헌정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입니다. 그리고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언론들이 우려의 시선으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잘 진행되어 가던 6자회담은 예정대로 추진이 될지,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2004년 3월 15일 현재, 대한민국은 별 탈 없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고건 총리는 권한 대행 업무를 NSC, 즉 국가안전 보장회의로 시작했습니다. 고 대행 체제는 한시적 위기관리 정부로서 그 임무를 다 할 것으로 믿습니다.

현재 남북한 사이에는 그 어떤 이상 징후도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간의 철도는 예정대로 연결될 것이고, 6자회담 역시 원래 프로그램대로 착실히 진행될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 기관들도 탄핵안 처리 전의 심각한 우려와는 달리 한국의 국가신용도 조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혼란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입니다.

이처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라는 엄청난 국가위기에 직면했음에도 큰 혼란이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한줌도 안 되는 낡은 정치세력 맞은편에 현명한 절대 다수의 국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론이 분열되지 않고 통일되어 있기 때문에 혼란이 없는 것입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 국민은 슬기롭게 그 위기를 극복해 왔습니다.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위대한 우리 국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민의 대통령이며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 줄 것입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헌법과 법의 정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하며, 추악한 정치가 짓밟은 민의와 민주공화국을 헌법이 되살려 주길 기대합니다.

저와 우리당은 늘 그래왔듯이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국민을 믿고 경제안정과 민생 챙기기에 더욱 주력할 것입니다.

저는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각계 원로와 경제 단체의 대표자들, 그리고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재경 부총리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습니다. 아무런 흔들림 없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아울러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 안정을 위한 국가 경제 지도자회의’를 제안했습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대표들은 물론 각계 원로들과 학계, 그리고 각 정파의 대표자들이 모여 민생안정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지혜를 모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외신 기자 여러분,

대한민국은 1등 국민을 가진 나라입니다. 단지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후진 정치가 더욱 가파른 국가 발전을 방해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치는 완전히 바뀔 것입니다. 더 이상 경제의 발목을 잡고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잘 살게 하는 정치,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치로 탈바꿈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엔 지금 소중한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숭고한 촛불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어주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