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의원총회 김근태 원내대표 모두 발언]제26차 의원총회 김근태 원내대표 모두 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01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제26차 의원총회 김근태 원내대표 모두 발언

선거가 임박해 있지만 정치개혁, 예산안, 대선자금 진상규명 등의 문제가 정점에 이르러 있기 때문에 이번 주에 한번 더 의원총회를 열어야 할 것 같다. 준비하셔서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해주시기 바란다. 정치개혁과 관련된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신기남 의원이 보고하고 우리의 입장과 방침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먼저 조류독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과 국회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충북 음성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이 천안을 거쳐 전남 나주, 경북 경주 등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이 대단히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가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지만 감염경로 등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국립보건원과 국립수의과학연구원 등 관계기관의 이견으로 초기대응에 실패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당장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고 수출이 타격을 받는 등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당에서는 농해수위에만 맡기지 말고 인체감염 여부와 관련해 보건복지위 등 유관 상임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당정협의를 해달라. 그리고 피해지역을 방문하는 등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지난 의총에서 이우재 의원이 제안한 대로 수의사 병역의무를 공익근무로 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계기를 만들어 달라.

정치개혁이 거꾸로 가고 있다. 정치권에도 조류독감과 같은 악성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자신의 기득권을 고수하고자 하는 입장을 채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국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정치개혁이 완전히 거꾸로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관위의 선거범죄 관련 자료제출 요구권과 금품향응제공 관련 동행 요구권 및 출석 요구권, 증거물품 수거권 등을 삭제하는 등 사실상 선거를 감시하는 선관위를 무력화하고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야3당 마음대로 정치인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선거를 자행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희망을 짓밟는 야3당의 정치적 폭거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치개혁법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야3당은 지난주부터 표결처리를 강행하겠다고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당에 대한 협박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협박이다. 지난 군사독재시절에도 선거관계법에 관한한 표결처리를 강행한 적이 없다. 한마디로 상식밖이다. 정치관계법 협상은 게임의 룰을 정하는 일이다. 게임의 룰은 공정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합의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축구를 하는데 한팀은 11명이 뛰고 한팀은 9명이 뛴다면 그 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수의 우위로 밀어붙여서 자신들이 말하는 대로 표결처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것을 저지하겠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수밖에 없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 여러분들이 함께 논의해달라.

정치개혁의 핵심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치개혁 논의는 부끄럽지만 정치권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에 떠밀린 측면이 크다. 그런데 국민의 기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정치권이 자기 눈높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면 국민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오늘 4당 원내대표 회담을 연다. 충분히 협의하고 협상할 생각이다. 그러나 오늘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표결처리가 아니라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합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점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에게 환기시키고자 한다.

오늘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은 이런 취지에서 우리당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정성과 국민의 눈높이를 원칙으로 삼는 정치개혁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 마지막으로 마음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내년 총선거는 변화와 쇄신의 분수령이다. 국민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정치개혁을 통해 서로 승복하고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정치풍토를 만들어가야 한다. 적극적으로 논의해 달라.

2003년 12월 22일
열린우리당 공보실